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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슈] ‘한국판 디즈니랜드’ 이번엔 빛 볼까
첫 삽 뜬 ‘K컬처밸리’, 한류 랜드마크로 육성
[75호] 2016년 07월 01일 (금) 이현호 economyinsight@hani.co.kr

CJ가 1조4400억원 투자해 2019년 완공…
중국·일본과 테마파크 본격 경쟁 예고

‘한국판 디즈니랜드’가 이번엔 제대로 빛을 볼까. 한국의 디즈니랜드이자 유니버설스튜디오를 표방한 한류 콘텐츠 파크 ‘K컬처밸리’가 최근 첫 삽을 떴다. K컬처밸리는 CJ그룹이 1조4400억원을 투자하는 민관 합동 사업이다. 2019년까지 부지 30만m²에 한국의 문화, 역사 등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테마파크와 2천 석 규모의 공연장, 한옥 등 전통 숙박시설과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최근 개장한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 일본 디즈니랜드(도쿄)·유니버설스튜디오(오사카)와 글로벌 테마파크 경쟁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민간 주도로 추진된 테마파크 사업이 잇따라 무산돼 이번에도 ‘시작만 요란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현호 <서울경제> 산업부 기자
 
“디즈니랜드는 바로 여러분의 나라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이곳에서 과거의 즐거웠던 추억이 되살아날 것이며,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도전과 미래에 대한 약속을 향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이 전세계로 향하는 즐거움과 영감의 원천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K컬처밸리가 완공되면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 등과 테마파크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2016년 6월16일 정식 개장한 상하이 디즈니랜드. 연합뉴스
과거와 미래 그리고 환상의 나라를 주제로 내걸고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를 탄생시킨 월터 E. 디즈니가 한 개장 연설 중 일부다. 디즈니랜드는 1955년 7월17일 개장 이후 총입장객이 2억 명을 넘어섰고 연간 입장객은 1천만 명 이상으로, 어린이에게는 꿈과 모험과 미래를 안겨주고 어른들에게는 지난날의 향수와 동심의 세계를 선사하는 미국 관광산업의 핵심 중 하나다. 미국 내 인기를 기반으로 1983년 도쿄에, 1992년 파리에, 2005년 홍콩에 디즈니랜드가 세워져 맥도널드 햄버거 그리고 코카콜라와 함께 미국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첨병 구실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정부 주도로 한류(韓流)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국판 디즈니랜드 ‘K컬처밸리’(K-Culture Valley)를 조성해 ‘코아메리카’(코리아+아메리카 합성어) 경제의 상징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K컬처밸리는 한류 테마파크를 핵심으로 글로벌 한류 랜드마크를 목표로 한다. 정보기술(IT) 강국답게 첨단 IT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애니메이션과 영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한국판 ‘디즈니랜드+유니버설스튜디오’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정부는 이곳을 융·복합 문화 콘텐츠 산업 진흥을 목표로 추진 중인 문화창조융합벨트의 마지막 단계인 소비·구현 거점으로 형성할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5월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대화동·장항동 일원 킨텍스 인근 32만m²(9만8천평) 부지에 들어서는 K컬처밸리 기공식을 열었다. 공사는 CJ그룹 컨소시엄이 1조4400억원의 민간자본을 들여 진행한다. 부지는 경기도가 공급하고, 전체 공사는 2018~2019년 완료될 예정이다.

미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반드시 찾아가는 곳이 바로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다. 이곳에선 단순히 놀이기구를 타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가장 미국적인 캐릭터로 손꼽히는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이 권하는 음식을 먹고, 영화 <트랜스포머> 속 변신로봇과 ‘죠스’를 실제로 만나며 미국 문화를 느낀다. 제조업과 첨단 IT 산업이 할 수 없는 것을 디즈니랜드라는 관광산업이 해내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이제 제조업 위주의 경제 발전을 뛰어넘어 서비스업 기반의 거대 소비문화가 국가 경제 발전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한국 정부도 기존 놀이공원과 박물관의 개념에서 탈피해 한국의 디즈니랜드이자 유니버설스튜디오를 표방한 한류 콘텐츠 파크 K컬처밸리를 집중 육성하려는 것이다.

순수 한류 콘텐츠로 채워질 K컬처밸리는 개장 이후 5년간 총 8조74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5만6천 명의 고용 창출, 연간 500만 명의 관광객 유치 효과가 전망된다. 최보근 문체부 콘텐츠정책관은 “K컬처밸리는 문화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소비·구현 거점으로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완성을 의미한다”며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류를 알릴 핵심 랜드마크로서 연관산업, 지역경제와 시너지를 내는 동시에 문화 분야에서 국가 경제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간 500만 명 관광객 유치 기대

   
▲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5월20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K컬처밸리 기공식을 마친 뒤 홍보관에서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과 함께 모형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K컬처밸리는 축구장 46개 넓이(30만m²) 부지에 한류 콘텐츠를 최첨단 기술로 구현한 ‘테마파크’와 국내 최초·최대(2천 석 규모)의 글로벌 맞춤형 ‘융·복합 공연장’,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관련 쇼핑몰과 전통 숙박시설을 갖춘 ‘숙박과 상업시설’로 조성된다. 개장은 2017년 말 이후 공사가 끝나는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 중 핵심인 테마파크는 최첨단 기술과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6개의 한류 테마존으로 이뤄진다. 6개 테마존은 △5천 년 역사와 문화의 아이콘을 재조명한 ‘히스토리 존’ △1980년대 다양한 소재와 분위기를 구현한 ‘20C 레스트로 존’ △K팝·드라마·K무비·음식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다양한 형태로 체험할 수 있는 ‘그레이트 존’ △고객 참여형 이벤트와 쇼 등이 펼쳐지는 복합문화공간인 ‘페스티벌 존’ △선진 정보통신기술(ICT)로 미래 시대를 구현한 ‘K트로폴리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로 캐릭터와 스토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미스(Myth·신화) 존’이 설치된다.

아울러 한류 스타의 노래 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공연이 펼쳐질 융·복합 공연장은 2천 석 규모의 원형 형태로 지어진다. 또 400여 객실 규모의 호텔 등 숙박시설과 한류 체험형 쇼핑 공간 등 상업시설이 건립된다. 류광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실장은 “테마파크는 외국 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한다”며 “일본과 중국이 대규모 투자와 차별화된 콘텐츠 등을 통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K컬처밸리를 민관 문화생태계 구현 모델 구축 첫 사례로 정착시킬 생각이다. 단순히 세계적인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위주의 경제 발전을 뛰어넘어 중산층을 겨냥한 거대 소비경제로 본격 이행하는 경제 흐름의 상징으로 키우겠다는 게 속내다. 이에 따라 K컬처밸리는 정부가 2015년부터 융·복합 문화 콘텐츠 진흥을 목적으로 추진 중인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문화창조융합센터(기획), 문화창조벤처단지(제작·사업화), 문화창조아카데미(인력 양성), K컬처밸리, K익스피리언스, K팝 아레나 공연장(소비·구현)의 6개 거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 문화창조융합센터(2015년 2월)와 문화창조벤처단지(2015년 12월), 문화창조아카데미(2016년 3월)는 이미 문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K컬처밸리가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전통문화 중심의 문화복합 공간인 K익스피리언스는 2017년 서울 종로에서 1단계 공사가 완성되고, 한류 음악의 콘텐츠를 구현할 K팝 아레나 공연장은 2017년 서울 송파에 들어선다. 문화창조융합벨트의 6개 거점이 유기적으로 운영되면 2017년 말 이후에는 K컬처밸리가 한국판 디즈니랜드는 물론 한류 콘텐츠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중·일 테마파크에 맞불을 놓다

황희곤 한림국제대학원대학 교수는 “문화창조융합벨트가 만들어내는 융·복합 문화 콘텐츠는 각종 총회나 학술대회 같은 국제회의와 전시·박람회, 포상관광 등 마이스(MICE) 행사 개최지로서 한국의 매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동북아 3국간 테마파크, 더 나아가 관광산업 경쟁은 이미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2016년 6월 중국 상하이에 세계 세 번째 규모의 디즈니랜드가 개장하고, 일본의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대대적인 시설 투자를 하는 가운데 한국이 테마파크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총 55억달러(약 6조5400억원)가 투자된 상하이 디즈니랜드 프로젝트는 상하이시 정부의 작품이다. 상하이시는 2010년 관련 기업 3곳을 동원해 ‘상하이 선디그룹’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토지를 99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디즈니랜드까지 지하철도 연결했다. 이에 뒤질세라 도쿄 디즈니랜드도 2024년까지 약 5400억엔(약 5조83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테마관을 만들고 기존 시설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홍콩 디즈니랜드 역시 대규모 확장을 준비 중이다. 홍콩 정부는 디즈니사와 홍콩 디즈니랜드 2기 건설 계획을 논의 중인데, 2기 건설 면적은 60ha(60만m²)로 기존 홍콩 디즈니랜드와 비슷한 규모다. 2기 시설에는 테마파크를 비롯해 호텔·쇼핑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중·일 테마파크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한국이 10여 년 전부터 대규모 테마파크를 추진하긴 했으나, 땅값과 투자자 유치 등의 문제로 지지부진한 채 표류하며 10년간 허송세월을 보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K컬처밸리 역시 앞서 한 건설업체가 사업을 추진했지만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중단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CJ컨소시엄을 중심으로 한 민간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세계적 테마파크 유치’라는 숙원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한류 콘텐츠를 앞세워 차별화된 글로벌 테마파크 육성에 나서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얘기한다.

이충기 경희대 교수(호텔관광학)는 “상하이·도쿄 두 거대도시의 테마파크와 경쟁하려면 우리는 도시 간 협력을 통한 차별화, 특성화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단순히 서울 관광 뒤 옵션으로 잠시 들르는 테마파크가 되지 않도록, 이미 경쟁력이 증명된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K컬처밸리에 가면 특별한 것이 있다고 느낄 만한 한국판 디즈니랜드를 제대로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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