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신은영

전세계 자산 상위 10%가 자산 총합 87% 소유

중국 중산층 인구가 세계 최대인 1억876만4천 명에 이르러 처음으로 미국을 넘어섰다.

스위스 금융그룹 크레디스위스는 ‘2015년 세계 자산 보고서’에서 이런 내용 등을 발표했다. 크레디스위스는 중산층 기준을 자산(금융과 비금융 자산의 총합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5만~50만달러(약 6천만~6억원)를 보유한 성인으로 정의하고 조사·분석했다. 한국과 스페인은 수집 자료의 한계 때문에 금융자산을 기준으로 했다.

보고서를 보면, 2015년 기준 세계 중산층 수는 6억6361만3천 명으로 2000년(5억2391만3천 명)과 견줘 1억3970만 명(26.7%) 증가했다. 전세계 성인 중 중산층 비중은 13.9%로 나타났다. 중국은 1억876만4천 명으로 미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중산층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이는 전세계 중산층의 16.4%에 해당하며, 중남미 지역(2억6210만 명)보다도 많은 수치다.

미국은 9185만6천 명, 일본은 6205만1천 명으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736만7천 명으로 전체 10위에 올랐다. 12억 명의 인구 대국 인도는 중산층이 2367만3천 명으로 8위에 그쳤다.

2015년 기준 전세계 중산층이 소유한 자산은 총 80조7060억달러로 2000년(44조3990억달러)에 비해 36조3070억달러 증가했다. 전세계 중산층이 소유한 자산은 전세계 자산의 32.3%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 중산층이 소유한 자산은 7조3420억달러로 1위 미국(16조8450억달러)과 2위 일본(9조7240억달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중산층의 소유 자산은 1조6820억달러로 11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상위 1%에 속하는 자산가들이 차지하는 부가 전세계 총자산의 50.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자산 규모 상위 10%로 범위를 넓힐 경우 여기 속한 사람들이 차지하는 자산은 전세계 자산의 87.7%였다.

2015년 전세계 자산 가치의 총합은 250조1450억달러로 2014년보다 4.7%(12조4200억달러) 감소했다. 달러화 강세로 유럽과 일본, 중남미 등지에서 자산의 달러 표시 가치가 하락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보고서에는 “중산층은 정치와 경제 발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다. 2000년 이후 전세계 중산층의 규모와 자산이 빠르게 증가하다가 2007년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으며 증가세가 가라앉았다. 이후 불평등이 가속화하면서 세계 전 지역에서 부의 쏠림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고 쓰였다.

김정필 부편집장
fermat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