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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경제학자 3인의 위기 탈출 ‘레시피’
세계경제, 암흑의 터널에서 벗어날까?
[73호] 2016년 05월 04일 (수) 마르크 시어리츠 economyinsight@hani.co.kr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기댄 경기 회복에 회의적…
수천조원 풀려도 금고에서 ‘쿨쿨’


각국 발권은행이 시중에 점점 더 많은 화폐를 유통시키고 있음에도 세계경제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은 어떤 처방이 도움이 되고 어떤 처방이 상황을 악화시키는지를 두고 논쟁한다. 이에 경제학자 3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케네스 로고프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과도한 부채가 원인이기 때문에 부채를 줄이고 탄력성 있는 경기가 자연스럽게 회복되기를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역사상 고성장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로버트 고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교수는 무엇을 해도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과잉 저축이 원인이므로 국가가 부채를 감수하고 투자를 위한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르크 시어리츠 Mark Schieritz <차이트> 기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스텐드에서 헬리콥터 한 대가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른다. 유럽중앙은행(ECB) 새 청사 위를 한 바퀴 돌아 도심 방향으로 날아가는 헬기 안에는 지폐가 가득 담긴 자루가 실려 있다. 이 돈다발은 마인강 유역의 대도시 프랑크푸르트 거리와 광장에 뿌려질 예정이다. 잠시 뒤 전국 방방곡곡에서 다수의 헬기들이 이륙해 독일 전역에 ‘돈비’를 내린다.

어처구니없는 소리처럼 들리나? 이는 반백 년 전 미국 노벨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이 자신의 유명한 논문에 최초로 기술한 내용이다. 또한 오늘날 경제학자들이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진지하게 실행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시나리오다.

이것은 헬리콥터에서 뿌린 돈으로 사람들이 상점의 물건을 구입하는 등 소비가 늘어나면 세계경제가 살아난다는 소리다. 이런 방법을 거론하며 고민하는 것을 보면 경제 전문가들이 날개 없이 추락하는 세계경제에 얼마나 속수무책인지 보여준다. 각국 발권은행들이 화폐가치를 지금처럼 하락시킨 전례가 거의 없었음에도, 경제학자들은 최근 잇달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에선 일자리 200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 출신의 ECB 총재인 마리오 드라기는 2016년 3월 ECB 수뇌부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스스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세간의 비판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됐다.

그뿐만 아니다. 스웨덴과 덴마크, 일본, 심지어 견실한 스위스마저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은 시장에 더 많은 돈을 공급하기 위해 최근 6년 동안 5조달러(약 5770조원) 이상의 주식과 채권, 기타 유가증권을 구입했다. 현재 독일, 덴마크, 일본의 국채 대부분은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국가에 ‘내가 저금한 돈을 쓰세요’라고 바치면서 동시에 돈을 맡긴 것에 대한 요금도 내고 있다는 뜻이다.

‘모든 것에는 가격이 존재한다’는 것이 자본주의의 중요한 특징이지만, 요즘 사람들이 시중에서 만지는 돈에는 이런 특징이 적용되지 않는다. 여기저기에서 돈이 흘러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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