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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혁신 또 혁신… 중국 스마트폰의 진화
중국 스마트폰 공급망 대해부
[72호] 2016년 04월 01일 (금) 친민 economyinsight@hani.co.kr

출하량 1억 대 돌파하며 휴대전화 공급업체 대호황…
짝퉁 대신 명품으로 승부

중국 휴대전화 공급망은 생산과 제조를 지나 혁신으로 나아가고 있다. 힘겨운 고도화 과정은 이미 시작됐다. 중국 휴대전화 공급업체에는 지금이 가장 좋은 시절이자 동시에 가장 나쁜 시절이다. 2011년 이후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 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휴대전화 공급업체는 전에 없는 호재를 만났다. 그러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뒤 최근 휴대전화 부품 공장의 파산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민 覃敏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 휴대전화 협력업체에 지금은 가장 좋은 시절이자 나쁜 시절이다. 2011년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 대를 돌파한 뒤 시장은 해마다 배 이상 성장했고 부품과 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들도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출하량이 4억2300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부터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산자이’(山寨·짝퉁) 업체들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호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겨울에 접어든 베이징의 차가운 날씨처럼 휴대전화 협력업체들도 한기를 느끼고 있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지’로 알려진 둥관과 선전에서 휴대전화 협력업체의 파산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기종을 출시하던 ‘물량 공세’ 전략을 버리고 제품 라인을 정비했고 그 안에 들어가지 못한 제품의 협력업체들도 함께 버려졌다.

   
▲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가 2016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샤오미의 스마트폰 ‘Mi5’를 소개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 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휴대전화 공급업체는 전에 없는 호재를 만났다. REUTERS

“자연의 법칙이다.” 쑨원핑 선전시 휴대전화산업협회 회장은 “생산시설이 낙후되고 경영이 부진한 업체는 사라지고 기술을 개선하고 시장 수요에 적응한 업체는 살아남는다. 게다가 획기적인 기술로 무장한 신생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 휴대전화 공급망을 구성하는 협력업체들은 위축이 아니라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프로세서와 메모리, 디스플레이 패널은 휴대전화의 핵심 부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휴대전화 공급망이 지난 10여 년 동안 모방을 통해 성장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일본이나 한국 업체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그래도 패널을 자체 생산할 수 있고 스프레드트럼(展訊·Spreadtrum)과 하이실리콘(海思·Hisilicon) 등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퀄컴이나 미디어텍(聯發科·Media Teck)을 추격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메모리는 이미 추격 단계에 접어들었다. 구징 윈잉구과학기술유한공사(雲英谷科技有限公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말했다. “중국의 모바일 프로세서는 머지않아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고 메모리는 자체 기반을 갖고 있다.”

20년 넘게 휴대전화를 만들어온 진룽전자(金龍電子有限公司·Dragon)의 정화룽 중화 지역 총경리는 “중국 휴대전화 공급망은 생산과 제조를 거쳐 이제 창조 단계로 향하고 있고 험난한 구조 전환과 고도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중국 휴대전화 공급업체만 1만 개 넘어

2015년 10월8일 선전시에 있는 푸창전자기술유한공사(富昌電子技術有限公司)의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가 자금난으로 조업 중단을 선언했다. 같은 날 둥관에 있는 징츠합성수지과학기술유한공사(京馳塑膠科技有限公司)도 직원 수백 명의 임금과 협력업체의 납품대금을 체불한 채 채무 청산 공고를 발표했다.

“중급 이상 고급 사양의 휴대전화는 대부분 금속 몸체를 사용하는데 푸창과 징츠는 플라스틱 몸체를 생산했다. 특히 푸창은 기업공개(IPO)를 위해 플라스틱 몸체의 생산설비를 확장했는데 시장 수요가 바뀌자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한 관계자는 업계 구도가 재편되기 시작했다며 2016년 상반기까지 더 많은 협력업체가 문 닫을 것으로 예상했다.

   
▲ 중국의 렌즈테크놀로지는 레노버를 비롯해 샤오미,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렌즈테크놀로지의 액정을 장착한 레노버 스마트폰. REUTERS

20여 년 휴대전화 업계를 지켜온 쑨원핑 회장에게 업체들의 흥망성쇠는 익숙한 일이었다. “중국에는 수만 개의 휴대전화 협력업체가 있다. 수시로 문 닫는 업체가 생겨나고 또 새로운 업체가 문을 연다. 하지만 전체 통계를 보면 중국 휴대전화 공급망을 구성하는 협력업체 수는 증가하고 있다.” 쑨원핑 회장은 휴대전화 공장을 경영하거나 공급망 금융회사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2007년 말 화웨이·ZTE·지오니(金立·Gionee)·레노버·쿨패드 등 57개 휴대전화 업체가 설립한 선전시 휴대전화산업협회 초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협회 통계에 따르면 공업정보화부에 신고된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약 860개, 신고하지 않은 업체는 1500개가 넘는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부품이나 원자재를 제공하는 협력업체 가운데 직원 500명 이상, 상대적으로 성숙한 업체만 해도 5천 곳 이상이다. 직원 200~300명 규모의 공장까지 합산하면 휴대전화 공급망을 구성하는 협력업체는 1만 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의 경쟁이 치열해 앞으로 3~5년 사이에 다수의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사라지고 2~3개 업체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측했다. 현실이 그만큼 가혹하지 않다고 해도 휴대전화 업계의 브랜드 집중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질 것이다.

쑨원핑 회장은 이렇게 전망했다. “제조업체가 집중되면 협력업체도 따라서 집중된다. 상위 10위권 이내 제조업체가 시장점유율을 70~80% 가져가고 그 뒤에 있는 100여 개 업체가 나머지 20%를 나눠 가질 것이다. 휴대전화 공급망은 역할 분담이 명확해서 시장에 적응하고 독특한 강점을 가진 소형 업체들만 살아남아 점차 대형 업체로 성장할 것이다.”

일부 유연하게 대처한 협력업체는 성과를 거뒀다. 유리 가공으로 유명한 렌즈테크놀로지(藍思科技·Lens Technology)의 펑멍우 이사는 “2015년 수주 물량이 급증해 추가 근무를 계속하면서 공장을 최대한 가동해 빈 생산라인을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배터리 업체 선워다(欣旺達·Sunwoda)의 샹하이뱌오 부사장은 “중국 제조업에서 휴대전화만큼 호황인 업종이 없다. 업계 규모가 계속 커지고 시장에 적응한 협력업체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불황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고 수주 물량이 계속 늘고 있다.”

두 회사가 발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5년 상반기 렌즈테크놀로지의 매출은 86억6천만위안(약 1조5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 늘었고, 순이익은 6억85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8% 늘었다. 그 가운데 휴대전화용 커버글라스 매출이 동기 대비 24.9%, 카메라와 지문 인식 부품을 보호하는 커버글라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관련 제품의 매출은 동기 대비 331.9%나 증가했다. 선워다의 매출은 26억9천만위안(약 4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는데 그중 휴대전화용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의 매출은 125.3% 증가했다.

렌즈테크놀로지와 선워다는 이미 1차 협력업체로 입지를 굳혀 화웨이와 샤오미, 애플의 협력업체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2003년 렌즈테크놀로지 창업자는 저우췬페이 모토롤라 임원의 전화를 받았다. 모토롤라의 대표 기종인 RazrV3의 커버글라스를 만들어달라는 전화였다. 모토롤라의 주문을 받은 뒤 외국 기업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지금의 렌즈테크놀로지를 등록했다. 외국인이 검색하고 기억하기 쉽도록 회사 이름을 ‘렌즈’(Lens)로 지었다.

모토롤라는 여러 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유명 연예인이나 한 나라의 정상이 모토롤라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유리가 깨져 얼굴을 다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저우췬페이는 연구진을 이끌고 실험실에 틀어박혀 밤샘 작업 끝에 신제품을 개발했다. 1m 높이에서 쇠구슬로 내리쳐도 깨지지 않고 그보다 더 강한 충격을 받으면 깨지지만 유연화 처리로 사람이 다치지 않는 유리였다. 저우췬페이는 하나씩 한계를 돌파했고 결국 모토롤라의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했다.

애플, 샤오미에 납품하는 렌즈테크놀로지

   
▲ 2015년 10월 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에서 회사 관계자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에게 스마트폰 ‘메이트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REUTERS

휴대전화가 플라스틱 커버를 사용하던 시기에 유리 재질을 사용했던 모토롤라 RazrV3는 가격이 4천위안(약 72만원)으로 고가였지만 1년 만에 1억3천 대가 팔렸다. 렌즈테크놀로지는 이로써 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고 노키아와 삼성, HTC로부터 주문이 밀려들었다. 2010년에는 더욱 투명하고 마모에 강한 사파이어 글라스가 렌즈테크놀로지 실험실로 들어왔고, 그 다음해 애플의 카메라와 홈버튼에 도입된 뒤 원가를 내리고 양산에 성공했다. 펑멍우 이사는 “고객사에 언제 사파이어 글라스가 대량으로 필요할지 시기를 확정할 수 없어 언제든지 대량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렌즈테크놀로지가 정밀 세라믹과 커브 디스플레이 기술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쪽 면만 곡선인 2.5D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로 삼성과 화웨이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고 양쪽 면이 곡선인 3D 기술은 양산에 성공했다. 2015년 상반기에만 연구·개발에 5억6천만위안을 투자해 전년 동기 대비 37.9% 늘었다. 특허 48건을 등록했고 94건을 신규 출원했다. 앞에서 언급한 업계 관계자는 “1차 협력업체들은 고객사나 부품 납품업체, 기술이나 제품 모두 보호막을 구축해 승자독식 구도가 굳어졌다. 혁명적 기술이 등장해 특정 부품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지금의 구도를 바꾸기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신생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려면 신기술 개발에 매달려야 했다. 3년 전 설립한 윈잉구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해 휴대전화 공급망 진입에 성공했다. 35살인 창업자 구징 CTO는 칭화대학 졸업 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2010년 귀국했다. 그때 마침 스마트폰이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그는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을 예감했다. 결국 자신의 연구 분야인 카메라 영상처리 기술을 휴대전화에 접목했고 대학 선배 린옌과 동기 마전창을 설득해 회사를 만들었다. “그때는 4원색 기술이 혁신적이었다. 4원색 기술로 더욱 선명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어 창업 초기부터 이 기술에 주력했다.” 하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하고 내부 불화가 생기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2012년 상반기에 4원색 기술 사업이 중단됐고 구징 CTO는 ‘인생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구징 CTO는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했다. 그는 다양한 패널 제조업체와 접촉해 업계 수요를 파악했다. 기존 생산라인과 3원색 기술을 사용해 패널의 해상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다. 중국의 액정 패널 생산라인은 대부분 2005~2006년에 지어졌고 설비 원가는 10억위안(약 18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액정 패널은 세대 교체가 빠르고 고객사가 요구하는 규격이 까다로워서 일본이나 한국의 패널 제조업체가 독점한 상태였다.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해 고해상도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업계 전체에 가치 있는 일이었다. 2012년 11월 윈잉구는 첫 번째 그래픽처리칩(GPU)를 출시했고 저렴한 비용으로 고화질(HD) 디스플레이 효과를 구현해 패널 제조업체가 한 세대 높은 제품보다 5~10달러 이상 원가를 낮출 수 있도록 기여했다.

첫 번째 고객사의 문을 뚫고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2013년 처음으로 그래픽처리칩 10만 개를 수주했고 이를 계기로 1차 자금 조달에 성공해 버텍스벤처스(Vertex Ventures)와 CITIC캐피털의 투자를 받아냈다. 두 벤처캐피털이 각각 1천억위안(약 18조원)을 투자했고 윈잉구는 이 자금을 이용해 양산에 성공했다. 그 뒤 6개월 만에 BOE를 공략했고 조율을 통해 대만의 칩 제조사 몇 곳과 기술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을 제공하는 대신 판매금액의 일정 부분을 받는 방식으로 칩 생산을 대만 협력업체에 맡기고 윈잉구는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대만 칩 제조업체는 샤프에 윈잉구 제품을 소개했고 샤프는 윈잉구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레인보(Rainbow)-RGB를 응용한 패널을 다시 소니에 팔았다. 그 뒤 삼성과 JDI 등 제조업체가 윈잉구와 협력 방안을 연구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패널 제조업체가 우리와 협력하고 있고 2015년부터 이익을 실현했다.” 구징 CTO는 계속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30여 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 특허권 보호 신청을 완료했다.

윈잉구의 사례는 생태계를 연결하고 유통채널을 확보하면 신규 업체도 급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다만 중국의 휴대전화 공급망은 이미 체계가 굳어진 상태라 신규 업체들은 전통 분야에서 경쟁하기 힘들고 새로운 기술과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하드웨어에선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

   
▲ 최근 중국의 대표적 휴대전화 제조지인 선전에선 휴대전화 협력업체의 파산 소식이 끊임없이 들리고 있다. 선전에서 제작된 애플워치 모조품. REUTERS

중국의 휴대전화 공급망 협력업체는 대부분 신중하고 조용했다. 샤오미와 화웨이가 성장하며 시장의 열기가 고조된 상황에서도 협력업체는 부각되지 않았다.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협력업체들은 어떤 수준일까?

쑨원핑 회장은 “선전을 중심으로 한 주장강 삼각주 지역은 세계적으로 가장 완벽한 휴대전화 공급망이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세계 휴대전화의 86%가 이곳 중국에서 생산되고 애플과 삼성을 포함한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부품을 제공하는 협력업체도 대부분 중국에 자리잡고 있다.

유명 전자업계 애널리스트 쑨창쉬는 하드웨어만 보면 중국 휴대전화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애플이나 삼성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브랜드 의식이 강해지고 품질에 주력하면서 제조 공법을 현저하게 개선했고, 애플이나 삼성 등 국제적 브랜드의 협력업체로 선정된 중국 업체가 늘었으며, 이들은 국제 협력 과정에서 자사의 능력을 개선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휴대전화 업계는 질적 도약에 성공했다. 정화룽 총경리는 지난 시절을 회상했다. “2000년 무렵만 해도 모토롤라와 에릭손, 노키아 등 외국 브랜드 천하였다. 당시 중국 제조업체들은 주로 지멘스 등 외국 제조업체로부터 휴대전화 메인보드를 수입한 뒤 본체와 배터리 등 부품을 조립해 완제품을 만들었다.”

쑨원핑 역시 2003년 전까지 국산 휴대전화는 부품 공급망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초의 국산 휴대전화 ‘BIRD’(波導)는 완제품을 수입해 상표만 붙인 제품으로 금형과 사출성형, 접착까지 한국에서 주문해 처리했다. 2003~2004년 중국의 휴대전화 공급망은 규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이 2004년 프로세서 턴키(Turnkey) 솔루션을 제안해 휴대전화 제조 과정이 단순해졌다. 중국의 수많은 짝퉁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이를 계기로 도약했고 해외 제조업체들도 점차 중국으로 공급망을 이전했다. 그 속에서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이 잇달아 휴대전화 업계에 뛰어들었다. 선전에서 녹음기나 라디오, MP3, MP4를 생산하던 업체들은 한국의 사출성형 기술을 받아들여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원저우 상인들이 배터리와 스피커, 데이터 케이블, 카메라 분야에 진출했다. 중국에도 휴대전화 디자인하우스가 등장해 한국이나 일본에서 디자인 솔루션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다.

2008년을 전후해 중국의 휴대전화 공급망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08년 선전시 휴대전화산업협회는 수십 개 기업을 설득해 공업정보화부에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 자본금 기준을 2억위안에서 2천만위안으로 내리도록 제안했고 이것은 받아들여졌다. 이로 인해 짝퉁 휴대전화 업체들이 고유 브랜드를 만들었고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산업 가치사슬을 형성했다.

2015년 장쉐정(40)도 대열에 합류했다. ST반도체(意法半導體)와 ZTE 등 여러 업체에서 근무했던 장쉐정은 2006년 10만위안을 마련해 휴대전화 디자인하우스 윙테크(聞泰通訊·WingTech)를 창업했다. 40여 명의 핵심 연구진을 구성해 휴대전화 메인보드를 자체 개발했고 완벽한 스마트폰 솔루션을 제공했다. 2008년 윙테크는 몇몇 회사와 공동으로 1천만위안을 출자해 토지를 매입한 뒤 휴대전화 제조공장도 설립했다. 덩안밍 윙테크 사장비서는 “현재 부품의 80% 이상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지만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 핵심 부품은 여전히 해외에서 수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휴대전화 공급망은 이제 모방과 학습 단계를 넘어 ‘자체 생존’ 단계로 성장하고 있다. 정화룽 총경리는 대략적인 휴대전화 제조원가를 계산했다. 금속 몸체가 보통 10~30달러, 프로세서가 10~15달러, 패널이 15~20달러, 카메라가 10~15달러 수준이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돈이 모두 외국 업체의 호주머니로 들어갔지만 지금은 스프레드트럼과 하이실리콘, RDA가 만든 프로세서와 BOE나 TIANMA(天馬)가 생산한 패널을 사용할 수 있다. 금속 몸체와 카메라를 만들 수 있는 중국 업체는 더 많다.

   
▲ 샤오미는 애플의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과 손잡고 인도 현지에서 스마트폰 조립·생산 계획을 실현했다. 한 남성이 중국 우한의 폭스콘 공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REUTERS

정화룽 총경리는 “휴대전화 한 대의 원가가 100달러라고 하면 적어도 70달러는 중국에서 가져간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메모리와 프로세서 등 핵심 기술이 부족한 상태지만 중국 업체들은 낙관적이다. 구징 CTO는 “10년 전만 해도 패널을 만들지 못했지만 지금은 외국 대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5년 전만 해도 프로세서를 만들지 못했지만 지금은 스프레드트럼과 하이실리콘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5년이 지나면 중국의 프로세서 제조업체가 퀄컴이나 미디어텍과 어깨를 견줄 것으로 믿는다. 아직까지 공백 상태인 메모리 분야도 분명 희망이 있다.”

쑨원핑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시스템에서 일본과 한국, 대만, 중국, 미국이 각자 강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 대만은 프로세서 분야에서 강점이 있고 패널 분야에서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약세다. 하지만 배터리와 데이터 케이블, 합성수지, 충전기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50만위안이 소요되는 합성수지 사출성형을 중국 업체는 10만위안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지금은 고객사가 주문만 하면 중국에 있는 수십 개 ODM(제조자 개발·생산 방식) 업체가 스마트폰 솔루션을 설계한 뒤 국내 공급망을 동원해 생산과 포장을 마치고 고객사가 지정한 창고로 배송한다. 2010년 샤오미는 ODM 업체 여러 곳을 조사한 뒤 윙테크에 연구·개발과 생산을 위탁했고 지금까지 5천만 대 이상 스마트폰을 출고했다. 메이쭈(MEIZU·魅族)와 화웨이의 ‘아너(榮耀·Honor)4X’, 레노버의 ‘레모’(Lemo)도 같은 방식으로 윙테크와 협력했다.

중국 스마트폰 공급망은 해외 수출도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1년 모토롤라는 중저급 스마트폰을 윙테크를 통해 개발·생산했고 소요 비용이 모토롤라가 자체 생산한 것보다 절반 이상 저렴했다고 말했다. 그 뒤 HTC와 에이서(Acer), 알카텔(Alcatel)도 윙테크와 손잡았다. 최근 인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은 대부분 중국 ODM 공장에서 제조한 제품이다. 인도의 3대 현지 휴대전화 제조업체 마이크로맥스(Micromax)·인텍스(Intex)·라바(Lava) 제품 역시 롱치어(龍旗·Longcheer)와 쿨패드(酷派·Coolpad), 윙테크 손에서 나온다. 윙테크는 마이크로맥스 한 업체에만 납품하는데 제품은 물론 고객 데이터 분석과 서버 업데이트, 소프트웨어 개발 등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덩안밍 사장비서는 윙테크 공장의 업무량이 부하 상태라 2016년 생산 일정까지 가득 찼다고 말했다.

2007년 첫 아이폰을 출시한 뒤 지금까지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에서 애플은 확고한 지위를 유지해왔다. 디자인과 제조 공법, 제품 품질, 자체 운영체제 iOS는 수억 명의 소비자에게 인정받았고 거액의 이익을 가져왔다. 2015년 6월 3분기 애플의 순매출과 순이익, 아이폰 판매량은 30% 이상 늘었다. 아이폰이 전체 매출의 60%를 창출했고 3분기에는 동기 대비 59% 급증했다.

애플의 달콤함과 리스크

전세계 업체들이 애플의 휴대전화 공급망을 뚫고 들어가길 바란다. 애플이란 거대한 파이를 공유할 수 있고 시장에서 입소문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쑨원핑 회장은 “2015년 애플 스마트폰 부품의 절반 이상을 중국 협력업체에서 공급했는데 주로 몸체와 안테나, 배터리, 커버글라스, 데이터 케이블, 마이크 분야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무렵만 해도 애플은 일본과 대만을 부품 공급 기지로 선택했고 중국 국내 업체 가운데 렌즈테크놀로지가 유일하게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애플은 2006년 아이폰1을 출시하기 전부터 렌즈테크놀로지와 접촉해 커버글라스 납품을 저울질했다고 한다. 2007년 렌즈테크놀로지는 애플의 협력업체 인증을 통과했다.

2015년 3월 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차스닥(創業板·CHASDAQ)에 상장한 렌즈테크놀로지는 애플에 과도하게 의존적인 매출 구조로 인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12~2014년 애플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각각 67억7600만위안, 64억100만위안, 82억700만위안으로 전체 매출에서 각각 60.7%, 47.9%, 56.6%를 차지했다.

   
▲ 2016년 2월 사람들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삼성 갤럭시 노트5 광고판 앞에 서 있다. 삼성은 노트3, 노트4 기종을 중국 톈진 공장에서 생산했지만 2015년 8월 출시된 노트5 생산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REUTERS

일부 국내 업체들도 간접적으로 애플에 제품을 납품했다. 선워다는 3년 전부터 애플과 거래하기 시작했지만 그 전부터 외국 리튬이온배터리 제조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품을 제공하고 있었다.

쑨원핑 회장은 애플의 공급망이 2012 ~2013년부터 중국 본토로 이전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3년 허난성 정저우 공항산업단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47개 애플 협력업체가 입주해 있었다고 한다. 2014년 6월 애플은 2014년도 공급망 협력업체 명부를 발표했고 793개 업체가 애플의 1차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대부분 미국·프랑스·멕시코·브라질·일본 기업이었다. 크레디스위스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내 업체는 349개사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39개, 미국과 대만 지역 업체가 각각 60개, 42개였다. 쑨원핑 회장은 “자재와 공법 등 다양한 요소의 차이로 인해 애플 공급망과 국내 휴대전화 공급망은 30% 정도 중첩된다”고 말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은 협력업체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생산 프로세스와 공법, 품질 등 기술적 측면은 물론 기업문화와 경영 수준, 직원들의 급여와 복리후생,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포함한다. 게다가 고정된 시간에 일회적으로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 공장을 자주 찾아와 점검한다. 중국 협력업체들은 애플과 협력하면서 자신의 종합적인 능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한 애플 협력업체 관계자는 “애플은 협력업체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자원을 투입해 협력업체와 함께 개발하거나 협력사의 연구·개발 비용을 보상해준다”고 말했다. 물론 애플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 위험하다는 경고도 끊이지 않았다. 애플은 절대적인 발언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 애플이 변심할 경우 직면할 리스크에 대비해 무분별하게 생산설비를 확장하거나 신기술에 투자하는 일은 금물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잇달아 인도에 공장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오니의 인도사업부 책임자는 2015년 8월 말 향후 3년 동안 1500만달러를 투자해 인도 현지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자금은 폭스콘과 협력해 휴대전화를 생산하고 인도 현지 업체와 함께 공장을 설립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쿨패드 내부 관계자 역시 쿨패드가 인도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고 2년 이내 인도에 연구·개발팀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5년 7~8월에도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 비보(Vivo)가 인도에 휴대전화 조립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2016년 말이면 해당 공장의 매달 생산 능력이 100만 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미는 폭스콘과 손잡고 인도 현지에서 스마트폰을 조립·생산하려는 계획을 실현했다. 레노버도 모토롤라의 과거 인도 협력 파트너였던 플렉스(Flex)를 찾아 휴대전화 생산 분야에서 심도 깊은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화웨이 역시 인도에 휴대전화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해외 이전의 위협

중국 시장에 주력하던 폭스콘과 삼성도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폭스콘은 2015년 8월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정부와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5년 동안 50억달러를 투자해 해당 지역에 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 인도의 다른 지역에서 제조공장을 설립해 갈수록 증가하는 인도의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은 베트남에 투자를 확대해 베트남 동북부 타이응우옌성에 휴대전화 공장 2곳을 설립했다. 중국 톈진에 위치한 삼성 휴대전화 공장 관계자들은 톈진 공장의 생산 물량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삼성 노트(Note)3과 노트4 등 고급 사양의 기종을 모두 톈진 공장에서 생산했지만 2015년 8월 출시된 노트5는 생산공장을 베트남과 광둥성 후이저우로 이전했다고 한다.

중국의 토지 임대료와 인건비가 상승하고 외국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제공하던 정책적 특혜가 감소해 중국 휴대전화 공급망에서 경쟁력의 강점이 사라지고 있다.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도 이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중국 휴대전화 공급망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인도가 ‘제2의 중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반면 베트남은 그다지 경계하지 않았다. 베트남은 시장 규모가 작아서 인건비와 토지 비용이 저렴해도 대형 제조업체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12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거대한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2014년 현재 인도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6억1천만 명인 데 비해 스마트폰 가입자는 1억1500만 명에 불과했다. 휴대전화가 없거나 피처폰을 사용하는 인도인들은 제조업체를 유혹하고 있다.

인도 정부의 정책적 혜택 속에서 인도의 휴대전화 산업은 과거 중국이 걸어왔던 길을 걷고 있다. 쿨패드의 내부 관계자는 2015년 2월 인도 정부가 새로운 세수 정책을 발표해 휴대전화 수입관세를 기존 6%에서 12.5%로 인상한 반면 현지 휴대전화에 부과하던 소비세(CENVAT)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인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세금을 12% 적게 낸다는 뜻이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인도 진출을 추진하게 된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인도에 진출해 공장을 설립하면 처음에는 조립라인만 가져가겠지만 점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를 데려가고 그다음에는 연구·개발과 디자인 인력을 데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 업체들은 중국 업체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핵심 경쟁력을 축적해 결국 ‘메이드 인 차이나’가 ‘메이드 인 인디아’로 바뀔 것이다.

“인도는 휴대전화 공급망의 이전을 바라겠지만 단기간 내에는 불가능하다.” 쑨원핑 회장은 인도의 생산직 노동자들은 매월 600~700위안의 낮은 임금을 요구하지만 작업 효율이 낮아서 중국 직원 1명이 인도 직원 5명의 업무량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가 중국의 주장강 삼각주 지역처럼 숙련된 기능공을 육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지금 논의되는 휴대전화 공급망 이전은 표면적인 것이고 대다수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은 최종 공정 또는 포장만 인도에서 진행할 것이다. 단기간 내에 전체 공급망을 인도나 동남아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정화룽 총경리 역시 “인도와 동남아 지역 휴대전화 제조업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인도의 휴대전화 공급망이 중국을 추월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먼저 관련 생태계와 기술이 누적돼야 휴대전화를 생산할 수 있고 보통 하나의 산업단지 내에 생산시설과 협력업체가 집중돼야 한다. 또한 제조업은 충분한 물과 전기 공급이 전제 조건인데 인도는 아직까지 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구축하지 못했다. 그 밖에도 인도의 토지는 사유제고 부동산 소유권을 보호받기 때문에 인도에서 공장을 신축하려면 복잡한 이익 갈등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 財新週刊 2015년 43호
中國手機供應鏈出淸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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