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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뉴노멀과 뉴애브노멀
[71호] 2016년 03월 01일 (화) 정의길 economyinsight@hani.co.kr

정의길 <한겨레> 선임기자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9년 세계 최대 채권회사 핌코의 최고경영자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세계경제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정상 상태)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저성장·저수요·고실업이 항상화되며 이를 뉴노멀이라고 규정했다. 경제불황의 전형적 상태가 이제는 정상 상태라는 것이다.

   
▲ REUTERS

경제불황 상태가 정상 상태라면, 그에 대응하는 비정상 상태, 즉 ‘뉴애브노멀’(New Abnormal)은 무엇인가?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을 ‘뉴애브노멀’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과거처럼 호황과 불황이 교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불황이 항상화되는 속에서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비정상이 수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2016년 들어 세계경제가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증시의 폭락과 위안화 추락에 이어 일본 증시의 폭락, 그리고 석유 등 원자재 가격 추락 등으로 세계 자산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혼란을 치르고 있다. 2008년 이후 지속되는 뉴노멀에 이은 뉴애브노멀인가?

뉴애브노멀 개념을 제시한 루비니는 그렇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오피니언 웹사이트 <프로젝트 신디게이트>의 ‘세계경제의 뉴애브노멀’이란 기고에서 2016년 세계경제는 생산, 경제정책, 인플레이션, 주요 자산 가격 및 금융시장의 행태와 관련한 뉴애브노멀로 계속 특징지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의 잠재성장이 높은 부채 부담, 고령화 등으로 하락하고 △실제 성장도 부채 해소의 고통스런 과정에서 빈사 상태에 처해 있고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등 비통상적인 통화정책이 일상적 경제정책이 되고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들의 돈풀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고 △석유 등 원자재 가격 붕괴가 5가지 뉴애브노멀이라는 것이다.

반면 뉴노멀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던 엘에리언은 약간 희망적인 얘기를 한다. 그는 <프로젝트 신디게이트>의 ‘뉴노멀의 종식?’이라는 기고에서 현재 상태가 뉴노멀이지만, 세계경제는 향후 3년 내에 도달하는 또 다른 기로로 향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이 올 때까지 와서 이제 수명이 다할 기로에 처했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몇 달 동안 정책 당국자들이 격렬해지는 금융 변동성에 직면하면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 실마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정책 당국자들이 더 포괄적인 대응을 한다면, 경제를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길로 올려놓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핵심은 불평등을 완화하는 포용적 성장책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한 것은 오랜 금융위기가 자아내는 현 상태를 타개하는 대안으로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각국 정치권에 커지는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와 반기성세력에 대한 불만이 이를 말해준다. 우려되는 것은 정책 당국자들이 여전히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돈풀기 같은 해법에만 의존할 경우라고 엘에리언은 진단했다.

루비니나 엘에리언이나 모두 공통점이 있다. 이제, 과거의 해법은 안 통한다는 것이다. 돈을 풀고, 세금을 깎아주는 등 공급 측면의 해법으론 현재 불황의 근본 원인인 수요 부족을 타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루비니는 이런 고통을 더 겪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엘에리언은 2016년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입장이다. 금융위기가 몰고 온 불황은 올해 과연 변곡점을 맞을 수 있을까.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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