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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미국이 패스트푸드에 질렸다
‘산업화의 상징’ 패스트푸드 기업의 몰락
[70호] 2016년 02월 01일 (월) 하이케 부흐터 economyinsight@hani.co.kr

빠른 식사보다 건강한 음식 찾는 식생활 변화…
맥도널드·코카콜라 등 매출 곤두박질


24시간 근무를 가능하게 해준 디지털 시대 탓에 미국인들은 점점 바빠지고 있다. 밥 먹는 시간은 더욱 줄어들었다. 예전 같으면 ‘빅맥’ 세트로 한 끼를 때웠겠지만, 음식만큼은 건강하게 먹으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짧은 시간에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율배반적 상황은 미국의 전통 패스트푸드 기업의 설 자리를 비좁게 만들고 있다. 시리얼과 햄버거, 콜라는 ‘산업화의 구닥다리 음식’이란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그 자리를 에너지바와 그리스식 요구르트, 멕시칸 부리토 등 건강한 식사 대용품이 대체하고 있다. 사실 이런 음식들도 열량이나 건강 측면에서 오십보백보다. 단지 ‘건강’이라는 이미지를 그럴듯하게 덧씌운 결과일 뿐이다.


하이케 부흐터 Heike Buchter <차이트> 뉴욕특파원

미국 미시간주 남부 도시인 배틀크리크에서 가장 큰 기업이 어디인지는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도시의 문화회관은 ‘켈로그회관’이라 불리고, 지역 은행은 ‘켈로그크레디트유니언’이다. ‘켈로그경기장’ ‘켈로그커뮤니티칼리지’ ‘켈로그재단’도 있다. 도심에서는 벽돌색 상자를 엄청난 높이로 쌓아올린 것처럼 보이는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건물은 콘플레이크 제조사의 본사다. “켈로그에서 직간접적으로 일하거나 사원의 가족이 아닌 사람은 아마 이 도시에서 없을 것이다.” 배틀크리크 관광안내소에서 일하는 섀런 필립스가 말했다. 관광안내소에는 켈로그를 모티브로 한 열쇠, 퍼즐, 포스터 등이 쌓여 있었다.

배틀크리크 시민들과 이야기해보면 이 도시에 떠도는 우울한 분위기를 금방 느낄 수 있다. 이 분위기는 콘플레이크 제조 시설에서 풍겨나와 도시 골목골목을 채우는 옥수수 반죽이나 당밀 냄새처럼 온 도시에 퍼져 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목청을 한껏 자랑하는 ‘수탉’과 호랑이 ‘토니’가 그려진 포장을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만든 켈로그이지만 몇 년 전부터 회사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용 시리얼의 매출액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켈로그의 주력 사업 분야는 10%의 손실을 봤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에지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켈로그의 몇몇 상품의 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20%에 달했다.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경기침체 시기에도 이보다 나았다고 켈로그 직원 존 애덤은 말했다. 애덤은 실명으로 기사에 나오는 것을 꺼렸는데, 회사와의 관계가 틀어질까 조심하는 것 같았다. 켈로그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한다. 경영진은 ‘프로젝트 K’라고 불리는 장기 긴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긴축을 위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줄이려는 것이다. 캐나다에 있는 공장은 이미 문을 닫았다. 켈로그는 <차이트>가 보낸 인터뷰 요청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1906년 창업한 켈로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국의 전통 기업들이 매출 하락에 맞서 싸우고 있다. 코카콜라는 얼마 전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상쇄하기 위해 콜라 가격을 올렸다. 하인즈 케첩은 투자가인 워런 버핏과 ‘3G캐피털’(브라질의 사모펀드 -편집자)에 인수됐고, 2015년 초부터 매출 하락으로 허덕이던 ‘크래프트푸드’(Kraft Foods·필라델피아 크림치즈와 오스카마이어 소시지 생산 업체 -편집자)와 강제로 합병됐다. 새로운 회사 소유주는 경영진을 내보내고 직원의 10%를 줄이려 한다. 패스트푸드계의 거인인 맥도널드는 2015년 새로 개점한 곳보다 문 닫는 지점이 더 많았다. 이는 70년 가까운 맥도널드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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