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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격지수’ 아파트 추락 경고
[Special Report]'하우스 푸어' 시대
[5호] 2010년 09월 01일 (수) 박희진 economyinsight@hani.co.kr

박희진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센터
 
주택은 사회생활을 위한 근거지로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재화다. 특히 주택 소유 욕구가 강하고 주택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주택은 다른 재화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2006년 통계청의 가계자산 조사와 한국은행의 가계신용 동향을 보면, 가계 총자산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5.4%고, 전체 가계대출에서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2.7%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주택이 큰 관심을 끌면서도 중요한 재화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런 이유로 경제 상황을 판단하고 예측하는 데 주택시장은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지난 7월 경기도 용인의 한 미분양 아파트 단지
 

주택가격지수는 다양한 영역에 중요한 정보 
주택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통계와 지수들이 생산돼 발표되고 있다. 이 중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지표는 주택가격의 변동 상황을 알려주는 ‘주택가격지수’다. 주택가격지수를 기본으로 거래량과 수급상황 지표를 참고할 때 주택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주택가격지수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경제 부문의 영향이 반영됐고, 개인·금융기관·건설회사, 그리고 정책결정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을 구입할 때 지역·시기·규모를 결정하는 데 주택가격지수가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팔거나 교체할 때도 주택가격지수를 참고한다. 투자자와 금융기관에서도 주택가격지수는 투자수익률을 계산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다른 금융상품과 수익성 및 위험률을 비교하는 데 활용된다. 최근에는 주택가격지수와 연동된 파생금융상품과 보험상품을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주택가격지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은 주택이 가계대출의 중요한 담보물이기 때문에 주택가격지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편, 정책당국자는 주택시장 개입 시기와 강도를 결정할 때 주택가격지수를 중요한 자료로 사용한다. 한 예로 투기과열지구와 주택거래신고지역을 지정할 때와 지정된 지역을 해제할 때 주택가격지수가 활용된다. 이렇듯 다양한 부문에서 활용되는 주택가격지수를 이해하려면 두 가지 사항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첫째, 주택가격지수 산정에 이용된 ‘가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주택가격은 크게 시세(호가)와 실거래가격, 그리고 감정평가 가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세는 현재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고 평가되는 가격으로,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실거래가격은 주택 거래시 거래 당사자가 직접 신고한 실제 거래가격이다. 문제는 주택거래량과 수급량이 절대적이 아니듯, 어느 한 가격이 주택가격을 정확히 대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세가격은 여러 부문에서 가격지표로 회자되고 있음에도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실거래가격’ 역시 주택 거래가 극단적으로 적거나 일부 주택시장에 편중돼 나타날 때에는 시장 상황을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주택시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시세가격과 실거래가격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복매매 모형에 의한 지수 작성 
둘째, 무엇을 주택가격의 변화로 볼 것이냐는 점이다. 주택은 일반 재화와 달리 여러 특성이 결합된 상품이다. 주택을 구입한다는 것은 주택 자체의 물리적인 특성과 주변 지역의 특성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서비스까지도 구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성격으로 인해 주택가격의 변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주택 자체의 특성이나 주변 지역의 특성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주택가격이 변화한 경우다. 예를 들어 가계의 소득 증가, 이자율 하락, 해당 지역의 인구 증가 등 거시경제 변화에 따른 것이다. 두 번째는 주택 자체가 변해 가격이 변화한 경우다. 주택의 내구성 변화, 일상적인 유지·관리, 그리고 자본적 지출에 의한 가격 변화 등으로 볼 수 있다. 즉 주택을 리모델링한 경우 주택의 질이 향상돼 주택가격이 오를 수 있는데, 이는 자본적 지출에 의한 가격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주변 지역의 환경이 변해 주택가격이 변화한 경우다. 주변 지역이 대규모로 개발되거나 지하철역이 생기면서 주택가격이 오른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이 세 가지 주택가격 변화 중 어떤 것을 가격 변화로 볼 것이냐는 가격지수의 목적과 연관된다. 먼저,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사람들과 주택정책결정자들의 입장에서 보자. 이들은 주택가격지수를 통해 주택 구입 부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이런 목적에서는 주택 특성에 의한 가격 변화는 주택가격지수에 포함되지 않고 거시경제 변화에 따른 주택가격 변화만 포함돼야 할 것이다. 반면 부동산 투자자나 금융시장 참여자에게는 주택가격의 변화 원인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투자 대상이 되는 주택의 가격이 얼마나 변했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주택가격지수인 국민은행에서 발표하는 주택가격지수(이하 KB주택가격지수)와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하는 아파트실거래가격지수(이하 실거래가격지수)를 앞의 두 가지 사항에서 살펴보자.
KB주택가격지수는 주택가격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표본주택을 선정해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월 표본주택 가격을 조사한다. 공인중개사는 실제 거래가 발생한 경우 실거래가격을 조사하고,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주변 매매 사례를 고려해 거래 가능 금액을 표본주택의 가격으로 결정한다. 공인중개사가 평가하는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표본주택이 실제 거래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세가격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표본주택의 시세가격을 결정할 때 어떠한 원인에 의한 가격 변화인지 고려하지 않으며, 지수 작성 과정에서도 특정 원인에 의한 가격 변화는 제거되지 않으므로 KB주택가격지수는 모든 가격 변화를 지수에 반영하는 성격을 가진다.
국토해양부가 2009년 12월부터 발표하고 있는 실거래가격지수는 매월 아파트 거래 때 신고된 실거래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한다. 실거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던 근거는 정부가 2005년 7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데 있다. 이에 따라 2006년 1월1일부터 모든 부동산 거래시 지자체에 실제 거래가격을 60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규정해, 실거래가격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확보된 자료에서 법인 거래, 지분 거래 및 분양권·입주권 거래 등 개인 간의 정상적인 거래라고 판단할 수 없는 자료를 제외한 뒤 가격지수가 만들어진다. 실거래가격을 이용해 주택가격지수를 산정할 때 어려운 점은 매월 거래된 주택이 동질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이질적인 주택의 가격정보로부터 동질적인 주택의 가격정보를 추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수 작성 기간 중 두 번 이상 거래가 이뤄진 주택의 매매 가격을 이용해 지수를 작성하는 ‘반복매매 모형’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실거래에 기초한 지수 산정 방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Case-Shiller)의 주택가격지수, 프레디 맥(Freddie Mac) 주택가격지수 그리고 영국의 토지등록청 주택가격지수 등이 해당된다. 반복매매 모형은 거래가 두 번 이상 이뤄진 주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동일한 주택의 가격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한 주택이라도 시간에 따라 주택의 특성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가격 변화도 지수에 포함된다. 따라서 실거래가격지수는 주택 구입 부담의 변화를 보여주는 지수가 아니라 재고 아파트의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지수라고 할 수 있다. 
주택가격지수는 사용되는 자료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달리 해석돼야 한다. KB주택가격지수와 실거래가격지수는 시세자료와 실거래자료라는 자료의 성격이 다르고, 지수에서 나타나는 가격 변화의 의미도 다르다. 따라서 하나의 지수가 다른 지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됐을 때 주택시장의 흐름과 동향을 좀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2009년 하반기에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인해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논쟁이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를 서두르지 않으면 부동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국내 주택시장의 장기적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규제 강화 이후 거래량은 줄어들었지만 실질적인 주택가격의 하락은 크지 않으므로 규제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현재 주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이는 주택가격의 거품이 꺼지는 것으로, 장기적 측면에서는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주택시장의 흐름과 동향을 전망하기 앞서 현 주택시장의 상황을 다양한 측면에서 진단해야 한다.
   
 

아파트 거래량 급격히 감소 
이에 종래 KB주택가격지수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주택시장의 가격흐름을 실거래가격 측면에서 살펴보자. 자료는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홈페이지(www.kreic.co.kr)에서 얻을 수 있다. 거래자료는 2010년 7월 말까지 신고 완료된 것으로서, 부동산 거래 계약의 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고한 자료이다. 따라서 실제 지수가 작성되는 시점과 부동산 계약 체결일 사이에 2개월간의 시차가 발생한다. 즉, 7월에 신고 완료된 자료로는 5월 지수까지만 산출이 가능하다. 이렇듯 지수 공표가 늦어져 시의성에 따르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해양부는 익월 잠정지수까지 작성해 발표하고 있다. 잠정지수는 계약된 물건이 신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된 지수이다.
<그림>은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의 전년 말 대비(2009년 12월) 지역별 변동률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수도권은 2월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다 3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5월부터는 하락세가 급격하게 나타나 6월에는 전년 말 대비 서울과 경기도 지역은 4%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생활권역별로 보면, 6월에 도심권과 동북권이 5% 이상 하락했고, 동남권은 4%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국적으로는 상승세가 4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6월까지는 전년 말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의 실거래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이다. 특히 부산과 대전은 전년 말 대비 6월 상승률이 약 7.3%와 4.5%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과 서울 지역의 전년 말 대비 아파트 규모별(소형: 24평 이하, 중·소형: 24~32평, 중·대형: 32~50평, 대형: 50평 초과) 변동률을 보면, 대형 아파트가 수도권과 서울 지역에서 1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전년 말 대비 4.6% 하락했다. 대형 아파트가 하락세를 주도한 것이다. 다음으로 하락세가 큰 유형은 서울 지역은 소형 아파트, 인천과 경기도 지역은 중·대형 아파트로 나타났다. 
실거래가격지수를 통해 아파트가격 동향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말 이후 6월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4% 정도 하락했고 대형 아파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주목할 점은 아파트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 아파트 거래 현황을 보면 전년 말 대비 5월과 6월 거래량이 약 24%, 20% 감소했으며, 특히 수도권에서는 약 32%, 25% 감소했다. 거래량의 급속한 감소는 주택시장을 경직시킬 수 있고 또 다른 경제활동에 부정적 파급효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향후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참고]
이용만, "주택가격지수의 목적과 방법을 둘러싼 쟁점-실거래가격에 기초한 지수를 중심으로", 부동산학연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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