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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책] 노동자에서 자영업자로 경제질서 바꾸는 공유경제
<공유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앨릭스 스테파니
[68호] 2015년 12월 01일 (화) 위대선 economyinsight@hani.co.kr


위대선
번역자
 

   
▲ <공유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앨릭스 스테파니 지음 | 위대선 옮김 | 한스미디어 펴냄 | 1만8천원

선진국은 모호한 개념이다. 막연히 ‘선진국일 것 같은 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할 뿐 객관적 기준 제시 없이 ‘선진국이란 모름지기’로 시작해 개인의 가치판단을 이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문제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정의가 없다는 데 있다.

공유경제도 선진국과 같다. 공동체, 아껴 쓰기, 선의, 자선 등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 ‘공유’ 때문에 사람들은 객관적 기준보다는 자기 가치관에 따라 공유경제를 구분하는 선을 긋는다. 그래서 공유경제의 규모는 조사기관에 따라 수십억달러에서 수백억달러까지 다양하게 추정된다. 심지어 공유경제의 대표 기업 에어비앤비나 우버가 과연 ‘공유’라는 좋은 단어에 어울리는지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세계 최대의 주차 공간 공유 사이트 저스트파크(Justpark) 최고경영자(CEO)답게 명칭과 정의에 매달리기보다는 ‘공유경제로 통하는 추세’와 참가자의 행태에 집중하는 실용적 태도를 취한다. 저자는 △사용 빈도가 낮은 자산에 △인터넷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 △공동체가 △이러한 자산을 소유할 필요성을 감소시켜 △가치를 창출한다면 공유경제라고 정의한다.

제목에서 보듯 공유경제를 ‘비즈니스’관점에서 보는 저자에게 이러한 논의는 중요하지 않다. 시작이야 어쨌든 공유경제는 이제 공유와 별 관계가 없어진, 정제된 자본주의다. 이 책은 공유경제 관계자를 크게 넷으로 나눠 다룬다.

첫째는 이기적 공유자, 개인이다. 소비자는 무엇보다 비용 절감 같은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고 공유경제에 참여한다. 기존 경제에 참여하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 공유경제가 기존 경제와 다른 점은 공급자가 빈 방, 자동차뿐 아니라 여유 시간, 경험, 전문성까지 제공하는 ‘개인’이라는 데 있다. 공급자가 기업에서 (공유경제 기업을 매개 수단으로 이용하는) 개인으로 바뀌면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일까? 답은 관점에 따라 다르다.

이 책은 공유경제가 활발해지자 ‘공유하기 위한 구매’ 모델이 출현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자동차나 아파트를 여러 대 구입해 자신이 이용하지 않고 대여하는 개인 사업자가 나타난 것이다.

기존 경제에서 공급자로 경쟁하던 기업은 이제 수많은 ‘장터(marketplace) 기업’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소규모 사업자로 대체된다. 그리고 개인은 2장 도입부에 나오는 브리트니처럼 피고용인에서 다시 자영업자로 변해간다.

둘째는 기업이다. 잠식하는 자가 있으면 잠식당하는 자도 있다. 이 책에서는 각각을 다루는 데 한장씩 할애했다. 공격자인 공유경제 기업 중 유명 회사의 창업 과정을 다룬 3장은 수많은 성공 기업의 취재 기사와 차이가 없다. ‘새로운 발상을 찾고, 큰 시장을 노리고, 대상 시장을 파악하라’는 등의 교훈은 기존 경영서적에도 단골처럼 등장한다.

결국 공유경제란 신체제라기보다 기존 체제 안의 새로운 조류라는 얘기다. 5장에서는 소비자인 기존 대기업의 대응을 다룬다. 대세를 읽는 기업이라면 규제 기관 로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규모로는 자신과 상대도 안 될 공유경제 기업과 협력하거나 공유경제 사업을 병행하며 적극적으로 경쟁한다. 외국계 자동차 제조사가 공유경제 분야에서 가장 활성화된 ‘차량 공유’에 의해 위협받으면서도 오히려, 아니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유경제에 참여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셋째는 투자자다. 투자자 중 첫번째 집단은 공유경제 기업을 새롭게 떠오르는 투자 대상으로 보는 기존 금융사다. 일생일대의 투자 유치 기회를 맞아 가슴이 두근대는 저자의 심정이 생생하게 드러나는 도입부를 지나 4장을 읽다보면 공유경제가 벌써 이렇게 커졌나 하고 놀라게 된다. 기존 금융사를 제외한 다른 집단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이용해 학자금이나 생활비까지 빌려주는 개인이다. 2장, 3장과 범주가 겹치는 부분이지만 가장 보수적인 금융 분야에서 기존 기업들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서술할 만하다고 저자는 판단했다. “미국이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에 통상금지령을 선포”했을 정도라면 그럴 만하다.

넷째는 정부다. 6장에서는 ‘안정’을 내세워 기득권을 지키려는 기존 기업과 ‘편리’를 내세워 기득권을 공격하는 공유경제 기업 사이에서 벌어지는 시장 밖 분쟁, 그리고 그 사이에 낀 규제 당국을 다룬다. 저자는 공공의 안전이 문제된다면 기업의 자기 규제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진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유경제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저자도 잘 안다. 소유할 필요가 줄면 낭비가 줄어들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경제정책의 금과옥조인 국내총생산(GDP)은 악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GDP증가가 더 이상 행복을 창출하지 않는다면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제러미 리프킨이 말한 대로 기반시설이 자리잡고 한계비용이 0에 가까워지면 소비자는 이익을 보겠지만, 그 소비자의 직업이 노동자에서 소규모 기업가로 변해가면 공급자로서 삶의 안정성이 떨어질 가능성은 크다. 그러나 옳고 그름을 떠나 추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준비해야 할 사람은 공유경제에 관심이 있든 없든 이 새로운 자본주의를 살게 될 사람, 바로 우리 모두다.

daesun.w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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