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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저유가 시대의 뉴노멀
유가 하락과 에너지 패권의 변화
[66호] 2015년 10월 01일 (목) 윤석천 economyinsight@hani.co.kr

원유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20세기를 지배한 석유 지정학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셰일가스의 등장은 에너지 패권의 변화를 가져왔다. 새로운 에너지원 덕택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에너지 시장은 더 이상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기존 산유국들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 지금의 저유가 상황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에너지 시장 구조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일지도 모른다.

윤석천 경제평론가

2014년 10월 한 신문에 실린 기사 내용이다. “미국 4대 석유 상장지수펀드(ETF)에 10월 들어 3억3400만달러(약 352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이는 지난 2012년 10월 이후 2년 내 최대 규모라고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중략) 데이비드 나디그 ETF닷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는 투자자들이 있다’며 ‘많은 투자자가 장기적으로 유가가 100달러에 이르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느닷없이 이 기사를 인용하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가치와 가격을 어떻게 혼동하는지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특정 자산 가격이 폭락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면 곧 반등할 것이라고 맹목적으로 믿는다. 과거 비쌌던 가격을 기준으로 현재의 가격을 판단한다. 다시 말해 기준점이 과거의 높았던 가격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는 합리적 추론에 반한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가격이 폭락해 현재의 낮은 가격이 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유 없는 가격 하락은 없다고 봐도 좋다. 그것이 폭락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현재의 가격이 특정 자산의 실제 가치라 믿는 게 합리적이지 과거의 가격을 그 실제 가치로 판단하는 건 비합리적이다.

많은 사람들은 석유 가격이 곧 반등할 것이라고 믿는다. 현재의 가격 수준이 불과 몇년 전에 비해 과도하게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비싼 석유 가격의 기억이 현재를 지배한다. 그런데 정말 현재의 석유 가격은 과도하게 낮은 걸까? 대체 왜 석유 가격은 이처럼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우리의 미래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

석유는 20세기를 지배한 실질적 주인이었다. 석유를 장악한 세력이 세계를 움직였다. 빈국이던 국가들이 ‘검은 황금’으로 부자가 되었다. 석유 카르텔 조직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글로벌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주요 패권 세력으로 부상했다. 미국은 오일 에너지를 장악하면서 세계의 패권국이 된 반면 옛 소련은 장악과 배분에 실패해 와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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