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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값싼 그리스 약으로 돈 버는 제약사들
그리스에서 의약품이 역수출되는 이유는?
[66호] 2015년 10월 01일 (목) 펠릭스 로르베크 economyinsight@hani.co.kr

경제난 국가에 약품 공급 꺼리는 글로벌 제약회사들…
국가별 가격차 이용해 수익 올리기도


경제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의 의사들은 의약품을 점점 더 구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그런데 그리스의 병원 응급실에 있어야 할 약이 독일로 역수입돼 팔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스에서 독일로 판매되는 의약품의 물량은 5년 만에 4배나 늘 었다. 반면 그리스로 수입되는 의약품은 크게 줄었다. 그리스에서 의약품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국가별로 서로 다른 의료보험과 의약 품 가격 체계 때문이다.


펠릭스 로르베크 Felix Rohrbeck <차이트> 기자

이 기사는 그리스의 종합병원에서 시 작된다. 나는 아테네에서 가장 큰 병원인 에반겔리모스 병원 응급실에서 고통으로 몸을 웅크리고 있는 환자를 보았다. 하지 만 아무도 그를 진찰하지 않았다. 응급실 문 앞에는 딱 봐도 과로로 쓰러질 듯한 의 사들이 잠시 짬을 내어 담배를 피우고 있 었다. 그들은 나에게 의료 인력이 모자랄 뿐 아니라 의약품도 점점 더 구하기 어렵 다고 호소했다. 의약품 부족은 이미 언론 을 통해 널리 알려진 문제다. 진통제뿐 아 니라 항암제, 천식 치료제, 간질 발작 치 료제가 모두 부족하다.

독일로 돌아온 나는 그리스에서 약을 사서 독일 약국에 파는 회사들이 있다 는 방송 보도를 들었다. 독일 공영방송사 는 “그리스에서 독일로 수입되는 약은 경제위기가 시작되던 2009년에 비 해 2014년 4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를 믿기 어려웠다. 독일인이 그리스의 약을 가져온다고? 독일 환자들이 돈을 좀 아끼려고 그리스 환자를 고통스럽게 한단 말인가. 그리스 환자에게 쓰려는 약이 독일로 향한다고? 어떤 경제적 메커니즘이 숨어 있을까. 사람들은 왜 이런 일을 막지 않는 것일까?

나는 약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제약회사에서 시작해 그리스로 배달되고 독일 약국으로 수입되는 과정을 말이다. 약이 어떻게 유통되는지, 이 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고 손해를 보는 사람은 누구인지 이해하려고 했다.

약의 최종 도착지인 약국에서부터 취재를 시작했다. 독일 함부르크 중앙역 부근에는 스벤 빌노브(51)가 운영하는 엥엘 약국이 있다. 이 약국은 다른 약국들과 내부 구조가 비슷하다. 입구 옆엔 상처에 붙이는 밴드가 진열돼 있고, 목이 아플 때 먹는 사탕은 처방전을 접수하는 곳 바로 앞에 놓여 있다. 빌노브는 처방전 접수대에서 일하고 있다. 단정하게 빗어넘긴 회색 머리카락 중 몇몇이 반항하듯 살짝 위로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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