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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디지털 시대에 더 빛나는 필기구의 명품
만년필의 자존심 독일 몽블랑
[65호] 2015년 09월 01일 (화) 마르쿠스 로베터 economyinsight@hani.co.kr

금·상아·석영 등으로 만드는 전통 수공업 제품… “수백만원짜리 찾는 고객 오히려 많아졌다”

만년필의 대명사 ‘몽블랑’은 프랑스 회사가 아니라 독일 회사다. 필기구, 가죽제품, 시계, 장신구, 향수 등 각종 명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함부르크 소재 독일 기업이다. 특히 만년필은 기본 제품 가격이 750유로(약 100만원)일 정도로 고가지만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 가치가 더 빛나고 있다. 쓸모가 없어진 아날로그 물건은 오로지 ‘즐기는’ 물건으로만 여겨지기 때문이다. 몽블랑 고객들은 만년필 한자루에 수백만원의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마르쿠스 로베터 Marcus Rohwetter <차이트> 기자

몽블랑 직원들은 수시로 발밑의 나무 바닥을 청소한다. 참나무를 빈틈없이 잇대어 만든 팔레트 바닥이 전부 드러나도록 기계와 탁자를 모두 작업장 밖으로 내놓는다. 주중에는 여기서 날마다 만년필용 금촉이 제조된다. 직원들이 만년필 촉의 표면을 매끄럽게 갈고 글자를 새긴 뒤 구부리고 자르면 아주 작은 금 입자가 공기 중에 분주히 떠돈다. 이 가루는 결국 바닥에 가라앉는다. 가루들은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면서) 바닥에서 수거한다. 진공청소기의 쓰레기봉투와 에어컨 안의 관 속에서 이 황금 입자를 발견한 것은 바로 얼마 전이라고 작업장 관리자는 말한다.

제롬 람베르트(45) 몽블랑 사장에게는 나쁘지 않은 일이다. 람베르트는 지금 기분이 좋다. 짐작건대 바닥에 떨어지는 이 ‘보물’ 때문인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프랑스 동부 브장송 출신인 람베르트에게 만년필 제조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지는 황금 가루는 그야말로 반가운 부가 수입이 아닐 수 없다. 이 수입은 몽블랑 공장이 있는 함부르크의 회계장부에 기재된 다음 스위스의 리치몬드그룹으로 보고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명품의 세계를 한번 들여다보자. 몽블랑은 마치 ‘마이스터 에더’(독일 전래동화 <개구쟁이 요술소년 푸무클>에 나오는 바이에른 지방의 목수. 자기 직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강하다. -편집자)를 방불케 하는 투철한 전통 수공업 생산 방식을 고수하는 회사다. 그 한가운데서 람베르트가 사업을 관장한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정열을 건설해나가는 작업”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의 임무는 저 나무 바닥에서 몽블랑의 수입원을 찾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는 일까지 포함한다는 얘기다. 그 고객은 시대의 유행에서 완전히 벗어난 제품, 즉 만년필을 사는 데 막대한 금액을 지출할 마음과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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