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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다가오는 시한폭탄, 채권시장의 거품
유동성 역설과 채권시장의 발작
[62호] 2015년 06월 01일 (월) 윤석천 economyinsight@hani.co.kr

글로벌 채권시장에 위기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자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일제히 기준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비상 대책을 쏟아냈다. 그 덕분에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유례없는 저금리로 수십년 만기의 채권을 대거 발행했다. 이제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신흥국 등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유동성이 증발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 가격 폭락으로 채권시장이 한순간에 붕괴될 수도 있다.

윤석천 경제평론가

‘발작’이란 병이나 증상이 갑자기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시장에서도 발생한다. 추세를 형성하며 순조롭게 진행하던 시장이 방향을 잃고 갑자기 흔들리는 경우다. 2013년 이른바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하자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증시가 급락했다. 마치 발작하듯 말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금융시장은 이런 발작 증상을 자주 일으킨다.

이런 일은 왜 발생하는 걸까? ‘유동성 역설’(Liquidity Paradox) 때문이다. 이 용어는 전체 시스템에선 돈이 남아도는데 특정 하부 시스템에선 돈이 모자라는 현상을 통칭한다.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늘리는데도 금융시장에선 돈이 말라붙을 때도 이 용어를 쓴다.

유동성 역설은 금융시장 발작 증상의 주범이다. 이런 현상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유는 돈이 한쪽 방향으로만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공급한 초저금리의 유동성은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나라의 금융상품 등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투자)를 불러왔다. 투자자들은 달러와 엔을 빌려 거의 같은 시기에 비슷한 거래로 몰려들었다. 이는 지난 몇년 동안 지속됐다.

그 결과 글로벌 채권 및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강세를 보였다. 무리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을 따라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양떼 효과’(Herding Effect)는 시장의 추세를 강화하며 변동성을 극도로 낮춘다. 하지만 시장을 급격한 조정으로 내모는 주범이기도 하다. 시장의 유동성은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가 풍부할 때 보장된다. 일방적인 세력만 존재하면 시장의 유동성은 급락할 수밖에 없다. 모두 사다가 일순간 팔아대기 시작하면 시장은 매수자가 거의 없는 진공 상태가 된다. 유동성이 일시에 증발하는 것이다. 이때 시장은 급격히 방향을 틀며 깊은 하락을 보이게 된다. 발작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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