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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공공의 적’으로 전락한 전직 IMF 총재
로드리고 라토 전 스페인 경제장관
[62호] 2015년 06월 01일 (월) 클라우스 헤킹 economyinsight@hani.co.kr

방키아은행 비리로 탈세·횡령·돈세탁 등 혐의… 유력한 총리 후보에서 부패의 상징으로

스페인 경제장관을 지낸 로드리고 라토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탈세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최근 스페인 경찰에 체포됐다. 세무조사관들은 마드리드에 있는 그의 집을 수색했다. 부실 은행을 상장시켜 개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혀놓고 자신은 은행 돈을 개인 용도로 멋대로 빼내 썼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게 빼돌린 돈을 컴퓨터 오류로 처리했다. 경제위기로 국민이 고통받는 가운데 터진 이 사건은 라토를 국민의 ‘공적 1호’로 만들었다. 한때 강력한 총리 후보였던 그는 부패와 탐욕의 화신이 되고 말았다.


클라우스 헤킹 Claus Hecking <차이트> 기자

그가 나타났다. 면도를 하지 않은 노신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그의 집 문턱을 넘어 밖으로 나왔다. 당혹한 표정으로 로드리고 라토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십개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바라보았다. 경찰과 세무조사관들이 라토 전 총재의 주위를 둘러쌌다. 일부 조사관들은 마치 테러리스트를 체포하는 것처럼 얼굴을 마스크로 가렸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도둑놈!”이라고 외쳤다. 라토의 눈앞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옆에서는 수사관들이 그를 연행하기 위해 사람들을 밀치고 있었다. 66살의 라토가 검은색 리무진에 다가가자 한 수사관이 그의 뒤에서 목덜미를 잡았다. 그는 라토를 내리누르며 리무진 뒷자리로 밀어넣었다. 마치 강력범죄자를 다루는 듯했다.

찰칵, 찰칵, 찰칵. 이 사진은 다음날 거의 모든 언론 매체의 1면을 장식했다. 라토가 풀려나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한때 스페인을 대표하는 정치가이자 기업가였던 그는 법원 판결도 나오기 전에 국가의 공적이 되어버렸다.

부정부패, 족벌주의, 탐욕 그리고 무능력. 수년간 스페인 국민의 분노를 산 정치·경제 분야 엘리트 계층의 부도덕이 갑자기 과거 경제장관이자 부실로 큰 물의를 빚었던 방키아은행의 전 회장인 로드리고 라토 한명에게 집중되는 것처럼 보인다. 2015년 4월17일 그가 탈세와 돈세탁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것은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는 스페인을 뒤흔든 일련의 사건 중 최악이었다. 스페인의 집권 여당인 보수 국민당(PP)의 창립자 중 한명인 라토는 이미 오래전부터 몇몇 부정부패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를 둘러싼 소동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의 현 정부에 유리할 수도 있다. 부정부패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처벌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2015년 총선에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슬로건으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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