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00만대 규모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해 환율 리스크 줄이고 위기 대응력 강화

현대·기아자동차가 연 500만대 규모의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화 약세 등 대내외 변수에 따른 경영 리스크를 줄이고 지역별로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이미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20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중남미 등 취약 지역에 대한 현지 생산을 늘려 전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정남기 편집장

국내 자동차 업계에 2014년은 힘든 한해였다. 수입차의 국내시장 잠식으로 안방을 위협받은데다 원화 강세, 엔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마저 약화돼 좋은 실적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국내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의 견제를 받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엔화 약세 등 거시경제 변수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대응체제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외 경제 상황의 변화에 맞게 생산·유통·판매의 전 과정을 재정비해야 할 때다. 가장 우선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해외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한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이다. 현지 생산을 통해 환율 리스크를 줄이고 해당국과의 통상 마찰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원화 강세,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올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상반기에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영업이익이 지난 3분기부터 큰 폭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8% 줄었다. 기아차는 매출이 1.9% 줄고 영업이익은 18.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