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곤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

개인적으로 인물에 관한 책을 좋아한 다. 정치가, 학자, 문인, 화가, 음악가 등 분야를 딱히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거창하게 서재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 만, 집 한쪽 벽면이 다양한 인물들의 자서 전과 평전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런 필 자의 취향을 두고 “특별한 이유가 있나”라 고 묻는다면 답은 간명하다. “재미있기 때 문”이다.

인물류의 책은 한 사람의 곡절 많은 생 애는 물론 그 사람의 생각, 삶의 변화무 쌍한 흔적을 담고 있다. 보통 사람의 생애 는 수많은 곡절로 점철돼 있는데, 하물며 평전이나 자서전을 펴낼 정도라면 거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기 십 상이다.

이런 취향은 필자가 어떤 분야를 공부 할 때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혁명의 역사 를 알고 싶을 때는 ‘인물로 본 혁명사’를 먼 저 읽는다. 경제학을 좀더 많이 알고 싶 을 때도 ‘인물로 본 경제사’를 보거나, 경 제학자들의 평전을 사서 읽은 뒤에야 이 론서를 본다. 한 나라의 정당사나 역사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복지와 복지국가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지닌 사람으로서 이를 공부할 때도 마찬 가지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분야에선 마땅한 책을 찾을 수 없었다. 숱한 서적이 있었지만 대체로 딱딱하고 따분한 스타일 의 역사서나 이론서 일색이었다. 복지국 가 역사에도 숱한 인물이 있었고, 인물과 인물들 간의 갈등과 대립이 있었다. 그 형 성과 발전사에도 헌걸찬 인물들의 위대 한 스토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