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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화웨이!
Editor’s Letter
[55호] 2014년 11월 01일 (토) 정남기 economyinsight@hani.co.kr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할인의 천국이다. 단말기를 구입할 때부터 보조금 명목으로 할인을 받는다.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할인 폭이 40만~50만원에 달했다. 지금도 27만원 한도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통신요금도 마찬가지다. 3만원대부터 7만원대 이상까지 다양한 요금제가 있지만 LTE폰을 쓰려면 5만~6만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해놓고 일정한 약정을 걸면 할인해준다. 통신사가 베풀어주는 ‘은덕’ 때문에 그나마 요금을 조금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고객에게 그렇게 많은 혜택을 준다면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손해를 봐야 한다. 그러나 실제론 정반대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는 15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텔레콤도 8천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 스마트폰 한대당 수십만원씩 보조금을 주고 그 많은 이익을 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최근 국정감사에서 출고가격 91만원대인 삼성전자 ‘갤럭시U’의 제조원가가 21만9200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제품을 원가대로 팔 수는 없다. 마케팅비와 유통비가 더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각종 보조금이 공짜가 아니라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계기였다. 할인받은 가격이 제값이란 얘기다.

보조금을 받으면 제값 내고 사는 것이니 결국 마찬가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이 있다. 고가의 스마트폰을 할인받는 경우 비싼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그리고 많이 쓸수록 할인을 더 해준다. 단말기 할인을 미끼로 고객을 고가 요금제로 몰아가는 것이다.

이를 피해가기가 쉽지 않다. 알뜰폰을 쓰려고 해도 워낙 고가 단말기 위주로 시장이 고착돼 있어 원하는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하기 어렵다. 값싼 단말기와 요금제를 원하는 사람에게 가장 각박한 시장이 한국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의 국내 진출은 그런 의미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애국심 차원에서 볼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국내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들은 독과점 구조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과도한 요금제를 강요해왔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외국산 중저가 스마트폰의 도입이 불가피하다.

화웨이뿐 아니다. 중국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더 싸다. 단말기로 이익을 남기지 않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이익을 내려 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내년에 내놓을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의 제조원가는 50달러에 불과하다. 국내 스마트폰의 제조원가가 21만원이라면 이를 10만원대 초·중반으로 낮추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마케팅비 거품까지 걷어내면 30만원 안팎의 스마트폰 출시도 충분히 가능하다.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외의 많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경쟁의 무대에서 밀려났다. 시장의 변화를 신속하게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계속 기득권만 지키려 한다면 그나마 안정적인 수입원이던 국내 시장마저 빼앗기게 될지 모른다.

정남기 편집장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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