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경영 복귀 사실상 불가능… 지주회사 전환 유력하지만 국민정서, 계열분리 등 변수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영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세 경영 체제로 전환해야 하지만 걸림돌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자녀들의 지분율이 매우 낮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상장으로 수조원의 현금을 마련한다 해도 상속세 부담이 그에 맞먹는다. 기발한 방법으로 상속세 없이 경영권 승계에 성공할 경우 비판적 여론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지도 걱정거리일 수밖에 없다.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1. “이건희 회장 조금씩 차도가 있음. 손과 발을 움직이고, 문안인사를 드리면 반응도 보이고, 하루에 8~9시간 눈을 뜨고 있음. 말씀을 드리면 눈을 맞추기도 함.” 지난 6월18일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병세에 관한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일종의 선문답 같은 얘기가 오간 뒤, 삼성 출입기자들 사이에 “이 회장의 ‘눈빛경영 시대’가 시작된 것이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2. 지난 6월3일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추진 발표 이후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설이 빠르게 확산됐다. 수혜가 예상되는 계열사들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불과 며칠 뒤 삼성의 부정적 입장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최근 삼성이 직면한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삼성은 지난 5월10일 이건희 회장이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이 회장의 건강 회복 여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3세들의 승계 구도, 향후 그룹 소유지배구조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복합적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