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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에 휘둘리는 개헌 ‘물건너가나’
윤희웅의 선거와 경제 ●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 개헌
[46호] 2014년 02월 01일 (토) 윤희웅 economyinsight@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개헌 추진 논의가 힘을 잃고 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국민의 여망이 크고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비주류도 적극적이어서 불씨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개헌은 국민의 삶과 사회의 틀을 규정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따지는 정략적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정치권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헌법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카를 뢰벤슈타인은 헌법이 정치적 현실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규범적 헌법, 명목적 헌법, 장식적 헌법으로 분류했다. 규범적 헌법은 헌법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 보장을 최고의 이념으로 하면서 실제 최고 규범으로서 기능하는 경우를 말한다. 명목적 헌법은 헌법이 있지만 그 내용을 실현할 여건이 미비해 실제적 규범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장식적 헌법은 헌법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 보장이 아니라 권력의 연장을 위한 독재적 수단으로 기능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 분류에 따르면, 우리의 1987년 개정 헌법이 딱히 명목적 헌법에 불과하다거나 장식적 헌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 헌법은 현실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헌법 규정의 이상과 실제 현실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기도 하다. 혹자는 우리 헌법이 더 권위를 갖고 현실에서의 규범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 겨우 옷이 몸에 맞으려 하는데 무리하게 개헌을 해 새로운 옷을 입으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일리 있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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