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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정상 노리는 화웨이의 승부수
파격적인 임금 인상 단행한 화웨이
[42호] 2013년 10월 01일 (화) 친민 외 economyinsight@hano.co.kr
   
▲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직원들이 광둥성 선전에 있는 본사 건물 앞을 걸어가고 있다. REUTERS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 확장 앞두고 급여체계 개혁… 고정급여 중심으로 20~30% 임금 인상

세계 최대 통신장비 회사인 중국 화웨이가 지난 8월 파격적인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인상률이 20~30%에 이른다.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을 앞두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휴대전화 분야에서 애플과 삼성의 양강 구도를 깨뜨리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거침없는 화웨이의 성장세가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친민 覃敏 <신세기주간> 기자

중국 광둥성 선전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통신장비 회사 화웨이기술유한공사의 일반 사원들 사이에서 요즘 ‘협상했어?’라는 인사말이 유행이다. 이 말은 상급자와 연봉 인상 협상을 했는지 묻는 것이다. 화웨이는 최근 일반 사원의 초봉을 인상했다. 13직급 직원 한명도 상반기 업무평가에서 B+를 받고 연봉이 35%나 올랐다.

화웨이 인력자원부의 한 책임자는 각 부서 13~14직급 사원을 대상으로 1대1 연봉 협상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일반 사원은 13~23직급으로 나뉘는데, 대졸 신입직원은 13직급에서 시작한다. 해마다 인사고과에 따라 진급 여부를 결정하고 보통 2년에 한 직급씩 올라간다.

통신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경쟁사는 감원, 라인 축소, 비용 절감으로 바쁜 이때 화웨이가 대대적으로 임금을 인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직원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나눠주는 성과급 잔치는 아니다. 내부에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외부에서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이중고 속에서 선택한 고육지책이다. 화웨이의 급여체계 개혁이 시작된 것이다.

“보통 대기업의 급여 및 성과급 체계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다. 화웨이가 대규모로 일반 사원의 임금을 인상한 것은 급여 및 성과급 체계의 중대 개혁을 의미한다. 적어도 6개월 이상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적당한 시기를 기다려서 실행에 옮겼을 것이다.” 웨이샤오캉 통신 및 인터넷 산업 전문 헤드헌터 오퍼콤(Offercome)의 경영파트너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때 화웨이와 알카텔루슨트 등 통신업체를 위해 인재를 발굴했다.

상반기 실적 보고를 닷새 앞둔 지난 7월29일 화웨이는 임금 인상 계획을 공개했다. 13~14직급 사원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10억위안(약 177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각 부서의 평균 인상폭이 20~30%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폭은 개인의 업무 성과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더불어 화웨이는 2014년 신입사원 초봉을 인상했다. 대졸 신입사원 초봉을 지금의 매월 6500위안(약 115만원, 대도시 세전 금액 기준)에서 9천위안(약 159만원) 이상, 대학원 졸업생은 8천위안(약 142만원)에서 1만위안(약 177만원) 이상으로 올렸다. 성적이 우수한 신입사원은 개별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독일의 글로벌 ICT 컨설팅 기업 디테콘(Detecon)의 팡훙강 컨설팅 디렉터는 “경쟁사와 달리 화웨이는 상반기 매출이 증가해 임금을 올릴 이유는 충분하다. 상반기 재무제표를 보면 알 수 있다. 매출채권, 대손처리, 부실채권 처리, 발생 가능한 리스크 등의 회계 처리도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실적보고서를 보면 화웨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38억위안(약 20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2013년 순이익률은 7~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상반기 순이익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우춘보 인민대학 교수는 “직원들과 회사가 거둔 수익을 공유하는 것이 화웨이의 일관된 경영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의 상반기 순이익이 143억위안(약 2조5천억원)에 달해 2012년 전체 순이익의 90%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우춘보 교수는 오랜 기간 화웨이의 경영고문을 맡았다.

경쟁사 ZTE의 허를 찌른 임금 인상

경쟁사를 압도하는 실적과 함께 파격적인 임금 인상 계획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화웨이의 경쟁사 ZTE(中興)를 떠올렸다. 화웨이의 임금 인상으로 ZTE가 추진한 스톡옵션 계획은 빛이 바랬다. 화웨이의 계획은 13~14직급 직원의 급여와 상여금을 조정해 급여를 올리고 상여금을 낮추며 우리사주 배당을 줄여 임금체계의 비탄력적 요소를 늘리는 것이었다.

지난 7월22일 ZTE는 2013년 상반기 실적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주요 임직원 1531명에게 총 1억32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 뒤 화웨이가 임금 인상 계획을 발표하자 일반 사원의 임금을 인상한 화웨이와 고위 직급 간부에게만 인센티브를 제공한 ZTE의 차이점이 부각됐다. 결국 ZTE의 스톡옵션 계획은 비난을 받았다. “화웨이가 ZTE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이 시점에서 임금 인상 계획을 발표한 것은 ZTE를 압박하려는 의도다.”

화웨이는 일반 사원에 대한 보상체계가 경쟁력이 없어 국제적 경쟁력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 임금을 인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웨이샤오캉의 설명에 따르면 종전까지 화웨이의 대졸 신입사원은 매월 7천~8천위안을 급여로 받았다. 반면 에릭슨·노키아지멘스네트워크·삼성 등 다국적기업은 보통 8천~9천위안을 지급했고 1만위안을 초과하는 사례도 있었다.

단말기사업부 한 직원의 경우 2012년 8월 석사 졸업 뒤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에 취업해 매월 8천위안을 받았지만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공제하면 실제 수령액은 6500위안 정도였다. 별도의 주택보조금이나 복지 혜택이 없어 임대료와 교통비 등으로 3500위안을 지출하고 나면 3천위안이 남는다. 그 대신 날마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하고 주말에 근무하는 날도 많아 개인 시간이 거의 없다. 또한 최근 인터넷 업계의 연봉이 급등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외국계 인터넷 기업은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중국과학원 졸업생에게 10만달러를 연봉으로 제시했다. 완메이스제(完美世界), 왕이게임(網易遊戱) 등 국내 인터넷 게임 회사가 제시한 연봉은 40만위안(약 7100만원), 포털 사이트 바이두나 알리바바의 연봉도 20만위안(약 3500만원)이 넘었다.

인터넷 쇼핑과 모바일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은행이나 통신사의 정보기술(IT) 분야의 인력 수요도 늘었다. 그들이 제시한 임금은 화웨이보다 낮지만 복지 수준이 높고 업무 강도가 낮아 일부 인력이 빠져나갔다. “통신·IT·인터넷 업계에서 대부분 임금을 올렸기 때문에 기존 급여정책으로는 책정된 채용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웨이샤오캉은 화웨이가 임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이제 화웨이의 임금 수준은 통신업계에서 상위권에 속하지만 과학기술·미디어·통신산업(TMT) 전체를 고려하면 중간 수준이다.

   
▲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통신기술박람회’에 마련된 화웨이 전시관 앞에서 관람객들이 구경하고 있다(왼쪽). 2011년 8월 베이징에서 열린 화웨이의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여성 모델들이 새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REUTERS

평사원과 간부 임금 격차 해소 목적도

외부 환경의 변화 외에 화웨이가 고민해야 할 요인은 많았다. 한 채용 담당 직원은 “일반 사원에게 회사 지분을 지급하는 인센티브 효과가 줄어들어 회사가 우리사주제도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일반 직원들의 급여체계에서 현금급여의 비중이 늘고 우리사주 배당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일반 사원은 받을 수 있는 주식이 적다. 2~3년 근무하면 1만~2만주를 받는데, 최근 2년 동안 배당금이 주당 1.4~1.5위안 수준이었다. 한해 평균 배당금 수익이 2만~3만위안에 불과해 별 매력이 없다. 그럼에도 사원들은 목돈을 들여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주당 4~5위안 기준으로 계산해도 약 5만~10만위안이 필요한데 급여만으로는 마련하기 힘든 금액이다.” 화웨이의 한 중간관리자의 설명이다.

근속기간이 10년이 넘는 18직급 이상 직원의 연봉은 사뭇 다르다. 화웨이의 한 중간 관리자는 “경력이 오래된 직원들은 1년에 30만위안(약 5300만원) 이상 받는다. 주식배당이나 상여금까지 합하면 100만위안(약 1억7700만원)은 될 것이다. 일반 사원과 중간 간부들이 받는 임금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화웨이의 우리사주 인센티브 제도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업 확장을 위한 사전 준비도 급여 및 성과급 체계를 조정하게 된 주요 배경이다. 화웨이는 창립 뒤 지금까지 계속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최근 통신장비 시장은 투자가 부진했지만 화웨이는 경쟁사들처럼 전략을 전환하지 않고 통합과 구조 전환의 기회로 삼았다. 적극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고 유럽·북미·남미 등 해외시장으로 출격해 경쟁사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했다. 2009년 매출 1491억위안을 기록해 세계 2위의 통신장비 제조사로 성장한 화웨이는 이후 에릭슨을 추월했고,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세계 1위에 등극했다. 2009년 9만5천명이던 직원 수는 15만5천명으로 늘어나 11만명인 에릭슨을 추월했다.

화웨이의 사업 확장은 통신장비 업계 1위에 오른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화웨이는 지난 4월 2013∼2017년 매출액 신장률을 10% 이상 유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2012년 매출액에서 각각 73%·5%·22%를 차지한 통신사·일반기업·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의 비중을 60%·15%·25%로 조정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통신장비 시장의 경쟁 구도가 굳어지고 이익률이 감소하기 시작한 이때 화웨이는 통신장비 산업에서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팡훙강 디렉터는 화웨이의 성장 로드맵을 보면 통신사를 대상으로 하는 통신장비 사업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해 기업 서비스와 소비자 서비스, 특히 단말기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 위한 준비

화웨이는 휴대전화로 대표되는 단말기 사업을 장기적인 전략 분야로 확정했다. 화웨이의 단말기 사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43억달러에 불과해 간신히 적자를 모면했다. 그러나 화웨이는 둥관에 126만5천m²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본사 연구·개발(R&D)센터에 버금가는 단말기사업부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팡훙강 디렉터는 “단말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제품·시장·고객·브랜드라는 네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네가지 분야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얇고 속도가 빠른 휴대전화기를 출시했고, 판매 경로를 확대하기 위해 체험관을 구축했으며, 2억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했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언젠가 애플과 삼성의 독점 구도를 깨뜨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기업 서비스 분야는 2012년 그룹 전체의 자원을 재배치한 후 IP·IT·데이터통신 3개 영역으로 구조를 개편했다. 지금은 주로 금융·철도·항공·석유 분야의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웨이는 올해 기업 서비스 분야에서 매출액 27억달러를 돌파해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사실 화웨이가 3세대(3G)에서 4세대(4G)로 전환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면 지금 인력으로 충분하다. 더 많은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기업 서비스와 단말기 사업에서 필요한 인력은 기존 통신장비 분야 인력과 다르다. 이 분야의 확장을 위해 재창업을 지원할 신규 인력이 필요한 것이다.” 팡훙강 디렉터는 이제 화웨이의 경쟁 상대는 ZTE나 에릭슨이 아니라 구글·바이두·애플·IBM·시스코 같은 IT 및 인터넷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우수한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내 정보통신 기술 관련 학과에서는 해마다 100만명 이상의 졸업생이 배출된다. 하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력은 많지 않다. 베이징 소재 기업이 채용하는 통신·IT·컴퓨터·인터넷 분야의 인력은 주로 칭화대학, 베이징대학, 베이징우전대학, 베이징항공대학, 베이징이공대학, 베이징교통대학, 베이징과학기술대학, 중국과학원 출신이다.

이 대학들의 졸업생 수는 7천명 정도다. 외국계 인터넷 기업이 가장 우수한 인력을 100여명을 데려가고, 텅쉰·바이두·알리바바 등 중국 인터넷 기업이 2천~3천명을 채용한다. 그리고 은행의 IT사업부나 소프트웨어개발사업부가 1천여명, 이동통신사가 1천명 이상의 신규 인력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따라서 화웨이의 임금 인상은 업무 확장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화웨이는 앞으로 더욱 먼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 新世紀週刊 2013년 31호(제565호) 華爲大漲薪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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