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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수혜자 드러낸 WEF 국가경쟁력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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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 2013년 10월 01일 (화) 이재명 economyinsight@hano.co.kr
   
▲ 그래픽 손정란

 한국, 거시경제환경·인프라·시장규모 이미 충분

세계경제포럼(WEF)이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148개국 중 25위로 평가했다. 지난해보다 6단계 하락한 순위다. 한국은 2007년 11위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가 간 경쟁력 순위는 평가기관마다 정의나 평가 방식이 제각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응답자의 주관적 판단에 좌우되는 설문조사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많게는 그 비중이 70%에 이른다. 제도·관행·문화·가치 같은 비경제적 요소를 계량화할 수 없는 탓이다.

이 방식의 허점은 평가 시점의 경제·정치적 상황에 따라 응답자들의 주관적 인식이 크게 달라진다는 데 있다. 또 가중치를 어디 두느냐에 따라 순위가 널뛰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2006년 23위에서 2007년 11위로 12단계나 급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희일비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금융위원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평가 세부 항목 중 하나인 ‘금융시장 성숙도’에서 한국이 81위로 평가되는 ‘수모’를 당했기 때문이다. 대출 용이성(118위), 벤처캐피털 이용 가능성(115위), 은행 건전성(113위) 등에선 아예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WEF 경쟁력 지수 설문조사는 국가 간 비교가 아니라 해당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자국 금융시장 만족도 조사”라며 “순위가 객관적인 경쟁력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 아니면 과민반응일 뿐이다. 같은 정권에 대한 평가가 각자의 기준에 따라 극단으로 갈리듯 국가경쟁력 순위도 마찬가지다. 국가경쟁력은 스포츠 경기 순위가 아니다. 참고 자료는 될 수 있을지언정 순위 자체에 큰 의미를 둘 이유가 없다. 우리의 강점 또는 약점이 무엇인지를 살필 기회로 삼으면 충분하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도 적지 않다. 공무원의 편파적 결정(95위), 정책 결정의 불투명성(130위)은 누구나 공감하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다. 우리 사회의 자원 배분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도 성찰해볼 수 있다. 행복지수와 지속가능성지수 순위는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거시경제 환경(9위), 인프라(11위), 시장 규모(12위), 기업 혁신(17위) 분야는 이미 한국의 강점이 됐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삶의 질이나 환경보다 경제·기업·시장에 방점을 뒀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정상권에 들어섰다. 거꾸로 얘기하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 시장의 환경보다는 국민의 행복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이코노미 인사이트> 부편집장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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