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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기농 시장의 '불편한 진실'
Trend ● 급성장하는 중국 유기농 시장
[40호] 2013년 08월 01일 (목) 왕쑤 economyinsight@hani.co.kr

먹거리 불신 커지면서 유기농 투자 확대 … 신뢰성 낮고 자본 회수 어려워 성과 부진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중국 유기농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미 전체 농경지의 0.9%를 유기농 경작지로 쓰고 있다. 앞으로 5~10년이면 중국이 세계 최대 유기농 시장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런 바람을 타고 대기업들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모든 유기농 제품에 인증마크를 부착하도록 했지만 신뢰가 쉽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식품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유기농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유기농 농산물 박람회'. 뉴시스 신화
왕쑤 王蘇
<신세기주간> 기자

지난 5월7일 아침 8시, 중국 베이징 한메이리화농업과학유한공사(이하 한메이농장)의 판매원 리우차오는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다. 그는 친환경 채소를 판매하는 사원이다. 그러나 출근하자마자 회사가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는 통지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리우차오와 동료들은 경악했다. 바로 어제까지 새로운 고객을 모집해 계약했기 때문이다.

수백명에 이르는 소비자 역시 경악했다. 그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채소를 구입하기 위해 수천위안에서 1만위안에 이르는 비용을 선불로 지급한 상태였다. 게다가 지금까지 한메이농장에서 판매한 채소가 자체 농장에서 재배한 것이 아니라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가져온 보통 채소였다는 소문도 들렸다. 한메이농장의 한 고객은 "이는 소비자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일"이라고 말했다.

식품 안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자 소비자들이 유기농 식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유기농작물의 재배 면적이 해마다 30~50%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전세계 유기농 시장의 규모는 약 700억달러(약 78조5천억원)로 추산된다. 중국에서는 전체 농경지의 0.9%를 유기농 경작지로 쓰고 있다.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은 앞으로 5~10년 뒤 중국이 세계 최대 유기농 식품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선 정보기술(IT) 기업 레노버, 부동산개발 회사 완다, 식품기업 중량집단유한공사 등 대기업들도 유기농에 투자하고 있다.

한메이농장은 최근 유기농업 시장에 뛰어든 자본 가운데 피라미에 불과하다. 2012년 5월 설립된 이 회사는 320만위안의 자본금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리루이차오 총경리(사장)는 투자자가 여러 차례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 전체 투자 금액은 자본금의 몇배에 이른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이기도 하고 시장에 진입한 이들이 적은 편이어서 이 분야를 선택했다."

창업투자자문사인 칭커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새 농업 분야의 투자는 총 114건으로 전체 투자 금액은 17억6천만달러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렇게 투자된 자본들이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하고 자본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유기농 확산에 레노버·완다도 투자

화학비료와 살충제 등 농약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윤작(작물을 교대로 재배하는 방법)과 간작(작물의 이랑이나 포기 사이에 다른 작물을 심는 방법)을 통해 생태 시스템의 다양성을 회복해 균형을 찾아야 한다. 제초제를 사용할 수 없고 화학비료 대신 가축 분뇨나 짚으로 만든 유기농 퇴비를 사용해야 한다.

우선 농작물을 경작할 농민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두샹거 중국농업대학 교수는 "유기농에 투입된 자본이 진퇴양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회사가 토지를 임대해 농작물을 경작할 농민을 모집할 때 이익 분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농민들이 협조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농민들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농작물 생산이 어렵고 생산비용이 증가하는 것 외에도 유기농 투자는 회수 기간이 길다. 현행 규정을 보면 유기농 제품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3년 동안 전환기를 거쳐야 하고, 이때 수확한 농산물은 유기농 제품으로 판매할 수 없다. 가격도 비싸지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것이 더 문제다. 돈을 주고 유기농 인증서를 살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뒤 중국 정부는 인증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그 결과 유기농 인증서 획득에 필요한 비용이 늘어나자 일부 기업은 유기농 대신 '친환경'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한메이농장의 한 직원은 "지난해 11월께 회사에서 소비자들이 유기농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친환경'으로 바꾸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유기농 인증서는 구경도 못했다고 한다. 채소의 공급처를 묻자 리루이차오 총경리는 "회사 내부 문제"라며 답변을 피했다. 직원들은 운영경비를 지나치게 많이 지출한 것도 농장이 파산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판매처를 늘리기 위해 영업사원을 200명이나 고용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유기농 업계는 앞으로 5~10년 안에 중국이 세계 최대 유기농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농민이 유기농 벼를 수확한 뒤 활짝 웃고 있다. 뉴시스 신화

주말마다 베이징 각 지역에서 열리는 유기농 장터에서는 색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지난 5월18일 베이징 시내 서쪽에 있는 '훙산스자'(紅山世家)라는 아파트단지에서 장터가 열렸다. 농민과 상인들은 골목 양쪽에 좌판을 차려놓고 채소를 팔았다. 대부분 하루 전 농장에서 수확해 아침 일찍 가져온 것들이다. '메이톈농장'(美田農場)이나 사회적 기업 '샤오마오뤼'(小毛驢)의 좌판도 보였다.

베이징 유기농 장터는 2010년 생태농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의 주도로 시작됐다. 현재 40여개 농가와 상인이 참여하고 있는데 2012년에는 관련 매출액이 1천만위안을 넘었다. 베이징에서 유기농 장터가 성공을 거두자 상하이와 시안에도 비슷한 형태의 장터가 생겨났다. 농민과 사회적 기업, 비정부기구(NGO)가 주축이 된 유기농 장터는 기존 유기농 산업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그들은 유기농 제품 인증마크가 없지만 자신들이 전통 유기농법을 실천하는 진정한 유기농이라고 자부한다.

사실 유기농 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한 이도 독립적인 농부들이었다.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소규모 농가가 유기농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흩어져서 각자 농산물을 판매하던 농부들에게 유기농 장터는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생산자·소비자·NGO 등과 연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농장을 견학하고 돌아온 한 소비자는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그 어떤 인증마크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터에 참여한 농민 가운데는 샤오마오뤼와 '수확을 나누는 모임' 등 공동체지원농업(CSA) 참여자가 많았다. 2008년 설립된 샤오마오뤼는 1천가구 이상의 농가가 가입했고, 2012년 설립된 '수확을 나누는 모임'은 500가구를 넘겼다. 20~30년 전부터 생겨난 CSA는 미국에서만 1700개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농민이 직접 다음해에 수확할 농산물을 구매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생산에 따른 위험을 분담한다. 농민들은 기후나 시장 변화에 따른 농작물 판매를 걱정할 필요 없이 농작물을 키울 수 있고, 소비자는 현지에서 생산한 건강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

베이징 등 대도시는 유기농 장터 활발

샤오마오뤼의 설립자 가운데 한명인 청춘왕은 2011년 장쑤성 창저우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CSA를 설립했다. 현재 고객이 200명을 넘어서 곧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중국 내 중소도시에도 CSA 방식을 보급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밖에도 농민들이 조직한 조합과 합작사도 유기농업 농민을 조직하는 단체가 될 수 있다.

유기농업이 발전하면 농가에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감독 범위에 속하지 않은 소규모 농가에 대한 불신이 존재한다. "엄격하게 말하면 그들은 불법"이라고 두샹거 교수는 말했다. 유기농 장터와 농민들의 신분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일부 농민은 식품유통허가증 등 필요한 인허가를 받지 않았고, 유기농 인증을 받지 않은 농산물을 유기농 제품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유기농을 하는 농부의 처지에서는 공식적인 유기농 인증 획득의 문턱이 너무 높다. 지난 3월부터 '유기제품인증규칙'이 시행되면서 모든 농작물은 품종마다 유기농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유기농 인증을 받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서 농민들이 감내하기 힘들다. 다허농장의 허웨이량은 "유기농 인증을 받지 못해 채소가 썩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유기농 인증을 받아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 데 있다. 표준과 시장이 흐트러지면 결국 소비자의 신뢰가 무너지게 된다.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유기농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민간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샹거 교수는 "소규모 농가에서 가족이 주체가 돼 경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며 "대자본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농민들이 주축이 된 합작사 또는 기업과 농민합작사가 결합한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의 유기농업이 발전하려면 신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두샹거 교수는 "선진국의 경험을 보면 인증만으로 부족하고 민간 차원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新世紀週刊 2013년 23호(제557호) 有機農業另一條路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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