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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언론의 아시아 때리기
[미디어 리뷰]
[3호] 2010년 07월 01일 (목) 김동률 economyinsight@hani.co.kr

김동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전쟁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언론의 객관성을 요구하기는 힘들다. 이른바 ‘권위지’ 또는 ‘세계의 신문’으로 불리는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도 멀리는 베트남·걸프 전쟁과 그레나다 침공에서, 가깝게는 이라크 사태의 보도에서 보듯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익과 입장을 대변한다. 이는 허먼과 촘스키의 프로파간다 모델 이론에 잘 드러나 있으며, 언론이 위기 상황에서는 비판보다는 체제 보호 기능을 수행한다는 도너휴 등의 ‘보호견’(guard-dog approach)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전쟁이나 테러 등 긴급한 상황과는 달리 긴장감이 덜한 경제적 상황에 대한 미디어의 논조는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놓여 있다. 하지만 경제는 근본적으로 정치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뉴스도 정치적·이념적 시각을 갖기 쉽다.
 
아시아 경제 성장에 불편한 심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서구 미디어는 아시아 각국에 영미식 주주 중심 모델(Share-holder Model)이나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에 기초한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담론을 적극적으로 전파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터지며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와 메릴린치가 인수되고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미국과 영국은 곤혹스러워했다. 1980년대 이후 자리잡은 지배적 담론에 대한 비판과 위기의식이 서구 미디어 논조에도 간헐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얼마 전 “아시아는 미합중국이 ‘사회주의 합중국’(United Socialist States)은 아닌지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색다른 칼럼을 실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방안이 10년 전 아시아에 충고한 정책과는 정반대여서 아시아 국가들이 어리둥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신자유주의를 강요한 미국이 아시아 국가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여전히 소수에 머무르고 있다. 대부분의 서구 미디어는 한국 경제, 나아가 아시아 경제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는 아시아 경제에 대한 이들의 적대감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비즈니스타임스>에는 ‘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기대 말아야’(Tone down the hoopla on Asia, please)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여러 사례를 들어 아시아의 희망찬 미래가 신기루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아시아 경제의 눈부신 발전은 여러 수치로도 나타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를 포함한 아시아 경제의 규모가 5년 안에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50% 정도 더 확대되고, 2030년에는 아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주요 7개국(G7) 전체를 능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자사 이익 고려한 투자 기사에 주의
이에 대해 <비즈니스타임스>는 5년 뒤는 그렇다 치더라도 20년 뒤에 대한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비판했다. 미래에 대한 추론은 “한쪽으로만 흔들리는 추와 다름없다”며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최근 세계미래연구소 챈드란 네어 소장의 칼럼을 통해 “2050년 40억~50억 아시아인이 미국인처럼 소비하고 있는 세계를 상상해보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부상한 아시아는 재앙과도 같은 기후변화, 막대한 환경 피해, 천연자원의 상당한 고갈 등의 중심에 서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같은 서구 언론의 ‘아시아 때리기’는 독자 입장에서는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뉴스가 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주장을 해온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 경제에 호의적인 기사의 대부분은 아시아 지역에 투자를 계속해온 기업과 골드만삭스 같은 컨설팅회사의 자료를 기반으로 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분석과 예측은 기본적으로 자사의 이익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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