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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된 계급의식을 깨우다
[경제사 산책]
[3호] 2010년 07월 01일 (목) 류동민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economyinsight@hani.co.kr
류동민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이른바 ‘강남 3구’에서의 ‘비정상적인’ 득표율에 힘입어 여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극적으로 당선된 바로 그 다음날의 일이었다.한 친구는 내게 “왜 사람들이 계급투표를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안타깝다”고 말했다.괜스레 심통이 나 있던 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차이가 과연 ‘계급’의 차이냐고 그 친구에게 딴죽을 걸었다.그렇지만 좀더 계급의 의미에 가까운 그 무엇, 예컨대 진보신당 후보의 득표율을 민주당 후보의 그것에 대입해보더라도, 오히려 그 친구의 궁금함 혹은 안타까움은 배가될 따름이다. 사실 다소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현대의 대중민주주의에서 선거란 4년이나 5년마다 주기적으로 치르는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어차피 지배 엘리트로만 짜인 기성 정치판 안에서 A라는 인물을 B라는 인물로 바꾸는 것일 뿐, 패배의 허탈함도 승리의 짜릿함도 잠시, 시간이 지나면 전체로서의 지배구조는 더욱 공고하게 다져질 뿐이 아니겠는가? 해서, 때로는 잘생긴 외모나 뛰어난 학벌, 같은 고향 사람이라는 동류의식 따위가 득표력의 중요한 원천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오히려 선거라는 주기적 이벤트에서 계급투표가 안 보인다는 점보다 더 근본적인,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갑남을녀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생활 현장에서 드러나는 비계급적 행태일 것이다.(계급이라는 말에 부담을 느낀다면 계층으로 바꾸어도 좋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받는 부당한 대우에 관해, 정규직 노동자는 차치하더라도 물질적으로 똑같은 처지에 놓인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반드시 ‘연대’의 태도를 보이지만은 않는다는 것, 아이들을 죽음의 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는 학벌사회를 비판하면서도 자신의 아이는 일단 그 경쟁에서 승리하기를 원하는 이율배반 등 예를 들자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경쟁이 가져오는 분열적 효과 19세기 영국 상류 계층의 일상 풍경. 이렇게 경쟁이 가져오는 분열적 효과에 명시적으로 주목한 것은 바로 소스타인 베블런(1857~1929)의 대표작인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1899)이다.이를테면 베블런과 자주 비견되는 카를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경쟁의 강제 법칙이 자본 논리를 관철한다는 점은 반복해 강조했지만, 노동자계급 내부의 경쟁에 관해서는 심각하게 분석하지 않았다.“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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