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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줄인다고 프랑스 경쟁력 살아날까?
Focus ● 산업 경쟁력 회복 위한 노동비용 감축 논란
[32호] 2012년 12월 01일 (토) 기욤 뒤발 economyinsight@hani.co.kr

   
지난 10월 독일 아이젠나흐의 오펠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프랑스 등 주변 국가들보다 노동비용이 높음에도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뉴시스 AP

산업 경쟁력 약화 둘러싼 논란… 재계 "노동비용 상승 때문", 반대론자 "유로화 강세 탓이다"

프랑스 재계가 최근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 300억유로의 노동비용을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 '경쟁력 충격 요법'을 들고나왔다. 독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비용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의 경쟁력 약화는 유로화 강세로 인한 요인이 크다. 1유로의 가치가 1달러에서 1.5달러까지 상승하면서 미국, 아시아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됐다. 또한 긴축 상황에서 가계에 부담을 주는 노동비용 감축은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기욤 뒤발 Guillaume Duval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편집장

프랑스 산업이 심각한 상황에 처한 것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PSA(푸조-시트로앵), 아르셀로미탈, 알카텔 등 주요 기업이 줄줄이 작업장을 폐쇄하고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나마 이것도 전초전에 불과할 뿐이다. 이 기업들이 경영난에 처하면서 다른 중소기업과 하청업체까지 연쇄적으로 몰락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2000~2008년 사이 4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어 2008년 여름부터 2012년 봄 사이에 또다시 27만 개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전체 산업 노동자의 8%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마저도 끝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전체 부가가치 가운데 제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 비율이 10%대로 추락했다. 독일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로써 프랑스는 그리스·영국과 더불어 선진국 가운데 탈산업화가 가장 많이 진전된 국가 대열에 끼게 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제조업의 마진도 크게 줄어들었다. 가령 프랑스 제조업 총영업이익(GOP·납품업체와 종업원에게 대금을 지불한 뒤 회사에 남는 이익)은 2000년 부가가치 대비 34%에서 2012년 21%로 대폭 줄어들었다. 무역적자도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는 상품 교역에서만 420억유로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수치다.

물론 이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먼저 프랑스는 중간재 이용이 높은 나라다. 중간재 부문 노동자 비중이 전체 산업 노동자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중간재 부문에서 이뤄지는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은 통계상 서비스 부문으로 기록된다.

게다가 산업은 다른 어느 부문보다 다국적기업의 비중이 높다. 다국적기업은 '이전가격'(다국적기업이 모회사와 해외 자회사 간에 원재료나 제품 및 용역 거래를 할 때 적용하는 가격) 조작을 통해 점차 더욱 공격적인 조세회피에 나서고 있다. 한마디로 다국적기업들은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의 제품과 용역의 거래를 통해 되도록 세율이 낮은 나라에서 수익을 내도록 함으로써 막대한 이윤을 호주머니에 챙겨넣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기업들의 사정은 그와 다르다. 경제학자 필리프 아스케나지가 지적하듯이, 다국적기업의 이전가격 조작 행위는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와 수익은 물론 대외무역 불균형에까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전가격 조작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가 아일랜드다. 프랑스인은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국민이다. 2012년 프랑스 노동자 한 명이 창출한 부는 7만5천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독일 노동자가 창출하는 부는 6만3천유로, 유로존 전체 평균은 6만5천유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아일랜드 노동자는 무려 8만9천유로의 부를 창출하며 다른 나라와 비교되지 않는 월등한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보다 17%, 유로존보다는 36%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런 경이로운 기록은 다국적기업이 다른 유럽국에서 올린 수익을 아일랜드로 이전함으로써 일어난 현상에 불과할 뿐이다.

어쨌든 프랑스 산업이 심각한 상황에 처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프랑스는 많은 여행객들에게서 사랑받는 관광대국으로, 그동안 관광업 부문에서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2009년(통계상 가장 최근 해) 관광 분야에서 프랑스가 올린 무역흑자는 기껏해야 GDP의 0.4%인 78억유로에 그친다. 요컨대 제조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420억유로의 적자와 가스·원유·기타 원자재 등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620억유로의 적자를 상쇄하려면 수천만 명의 관광객을 더 유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재계, 300억유로 노동비용 감축 제안

이같은 문제가 대두되면서 최근 프랑스에서는 노동비용의 문제점과 무역 불균형 증가를 해소하기 위한 노동비용 감축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유럽 방위산업체 EADS의 전 회장 루이 갈루아가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다. 내부 유출 자료에 따르면, 그는 이 보고서에서 300억유로의 노동비용을 감축하도록 정부에 제안했다. 2011년 프랑스의 노동비용이 1조680억유로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약 3%(혹은 GDP의 1.5%)의 노동비용을 감축하자는 주장이다. 이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 유명한 임금비용에 대해 좀더 자세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1975년 이후) 제공한 통계 수치부터 살펴보자. BLS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2010년 제조업의 시간당 노동비용이 평균 40.6달러에 달했다. 유로존은 40.4달러, 독일은 프랑스보다 8% 많은 43.8달러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독일이 국제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동안 프랑스가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가 그저 독일의 낮은 노동비용 때문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PSA(푸조-시트로앵)의 한 노동자가 지난 9월 회사 쪽의 구조조정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REUTERS
시간당 노동비용 독일이 오히려 높아

또한 BLS 자료를 통해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독일의 노동비용 증가세가 상당히 완만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령 2000년에도 이미 프랑스와 독일의 노동비용 격차는 19%에 달했다. 어쨌든 이 기간에 프랑스의 노동비용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프랑스에서는 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아일랜드·그리스는 물론 벨기에·네덜란드, 심지어 덴마크보다도 더 적게 노동비용이 증가했다. 유로존에서 독일 외에 노동비용 증가율이 프랑스보다 낮았던 국가는 오스트리아뿐이었다.

독일의 노동비용 상승세가 완만했던 것은 게르하르트 슈뢰더와 앙겔라 메르켈이 실시한 사회복지 개혁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독일은 사회보장부담금을 내리는 대신 부가세율을 3%가량 인상했다. 사실 경쟁력 충격 요법을 둘러싼 프랑스 내의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사례가 바로 독일이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기업의 사회보장부담금을 '사회적' 부가세나 '일반사회보장분담금'(CSG)으로 대체해 경쟁력 충격 요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사회보장 개혁에 나서면서 슈뢰더 전 총리가 파탄낸 재정을 건전화하기 위해 재정수입을 확대했다. 결과적으로 독일이 사회보장부담금을 엄청난 수준으로 경감한 것은 아닌 셈이다. 독일은 기업과 노동자에 대해 각각 절반씩 1.1%의 부담금을 경감해줌으로써 0.55%의 노동비용을 감축했다. 한마디로 독일의 가격경쟁력 강화는 슈뢰더나 메르켈이 실시한 사회보장 개혁보다는 차라리 독일 부동산 시장의 안정 덕이 더 크다고도 볼 수 있다.

경제적 차원에서 볼 때 임금비용은 그 자체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임금비용과 더불어 생산성(1시간 노동에 따라 생산된 부의 규모) 추이도 함께 따져봐야 더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다. 두 요인이 부분적으로나마 서로 보완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보면 가격경쟁력 추이를 평가하는 가장 적절한 지표는 두 요인을 복합적으로 평가해놓은 단위노동비용(Unit Labour Cost·노동자의 임금을 노동생산성으로 나눈 값. 임금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높으면 단위노동비용이 줄어들고, 임금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낮으면 단위노동비용이 커진다)이라 할 수 있다.

BLS에 따르면, 1999~2010년 제조업 부문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독일(28% 증가)보다 오히려 프랑스(36% 증가)가 더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두 나라의 실제 노동비용 격차는 그만큼 더 적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기간 동안 독일에서는 제조업 부문 단위노동비용이 0.6% 증가한 데 비해, 프랑스는 5.5% 증가했다. 그렇다고 프랑스의 증가세가 아주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다. 같은 기간 단위노동비용이 이탈리아에선 33%, 스페인 25%, 독일 14% 증가했다.

그렇다면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고작 5%포인트에도 채 못 미치는 격차가 양국의 운명을 갈라놓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것이 독일 산업은 승승장구하고,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로존 국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2000년대 초 이후 유럽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 진정한 걸림돌은 바로 달러 대비 유로화 강세였다.

유로화 강세가 경쟁력 쇼크의 원인

1유로의 가치는 2000년 0.9달러에서 2008년 1.5달러로 치솟았다. 2010년에도 유로화 가치는 1.5달러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마저 달러화에 연동돼 있는 실정이었다. 그 결과 2000년 프랑스에 견줘 17% 더 높았던 미국의 시간당 노동비용은 2010년에 오히려 프랑스보다 14% 더 떨어졌다. 일본의 상황은 더 심했다. 18% 더 높았던 일본의 노동비용은 무려 21% 더 낮아졌다. 대부분의 신흥국과도 노동비용 격차가 벌어졌다. 2000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비용은 프랑스의 46%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41% 수준까지 추락했다. 대만의 시간당 노동비용도 프랑스의 34% 수준에서 21% 수준으로 떨어졌다. 요컨대 프랑스와 유럽의 기업은 2000~2010년 강력한 경쟁력 쇼크에 휩싸인 셈이었다.

독일의 경우 낮은 임금인상률이 경쟁력 충격을 다소 완화해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독일 산업의 눈부신 성장은 독일이 중·동부 유럽으로 자국의 생산지를 이전한 것이 어쩌면 더 주효했다. 이웃 독일의 산업계는 중·동부 유럽을 배후지(한 도시나 일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로 삼아 그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유로화 강세에도 독일은 이 배후 지역에서 생산된 값싼 부품을 조달해가며 자국 산업의 가격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2001년부터 이미 중·동부 유럽은 프랑스보다 더 많은 대독일 수출량을 기록했다. 반면 프랑스는 독일의 수입 확대로 인한 혜택을 별로 받지 못했다. 그리고 2005년부터 독일은 프랑스보다 중·동부 유럽 국가에 대해 더 많은 투자를 기록했다.

독일의 '기적'은 이 나라가 오랫동안 설비재와 고급 자동차 산업에 특화한 덕분이기도 했다. 2011년 독일은 유럽 전체 일자리의 18%를 차지했는데, 그 가운데 33%가 주로 전자설비 및 기계 부문에 집중돼 있었다. 반면 유럽 전체 고용의 12%를 차지하는 프랑스에선 전자설비와 기계 부문의 비중이 8%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인도, 브라질, 나아가 산유국들이 1990년대 말부터 수백 곳씩 공장 신설에 나서면서 독일은 수출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독일 경제의 또 다른 강점은 이 나라가 메르세데스·포르셰·아우디·BMW 등 이른바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반면 프랑스의 자동차 업체들은 1980년대 이후 이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결과 13억 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신흥 부유층이 고급 승용차를 굴릴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을 지니게 된 뒤 그들의 선택을 받은 것은 르노나 시트로앵이 아닌 독일 자동차였다.

사실 고급 자동차 시장의 성공은 노동비용과는 전혀 무관한 성취다. 유럽통계청(Eurostat)이 가장 최근에 조사한 해인 2008년, 독일 자동차 산업 노동자 한 명의 평균연봉은 6만2700유로에 달했다. 반면 프랑스는 5만2100유로에 불과했다. 독일은 자동차 1대당 평균 4만9400유로의 매출을 달성했다. 2만6900유로를 기록한 프랑스보다 83% 더 높은 액수였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훨씬 높은 노동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는 대조적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던 것이다.

독일 자동차 성공은 노동비용과 무관

2010년 이후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이 돌연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가을 1유로의 가치는 1.3달러로, 2008년 최고조기에 견줘 20%가량 하락했다. 사실 유로화 가치 하락은 그리스, 스페인, 그리고 더 나아가 이탈리아가 조금이나마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유로화 가치가 그보다 더 떨어져 과거 유로화 출범 때처럼 달러와 거의 동등한 환율로만 돌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유로화 가치 절하가 무조건 긍정적 영향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품, 그 가운데서도 특히 달러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는 가스나 석유 등의 수입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유럽은 현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하루빨리 '저탄소 경제'로 이행해야 하는 것이다.

어쨌든 현재 유로화 약세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독일 산업계다. 그동안 유럽 외 국가에 가장 많은 수출을 해온 것도 독일인 만큼, 유로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것도 독일이다.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독일은 2008년 이후 유로존 위기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경제를 유지해올 수 있었다.

프랑스 산업은 상황이 다르다. 물론 2000년대 프랑스의 노동비용 상승이 아주 비정상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 전부터는 꼭 그렇다고 말하기 힘들게 됐다. 위기 국가들이 임금 감축에 나서면서 상황이 돌변한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1월15일 엘리제 궁전을 나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동비용을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 '경쟁력 충격 요법'을 검토하고 있다. 뉴시스 REUTERS

가령 아일랜드의 평균 노동비용은 2008년 프랑스의 107% 수준에서 2012년 92%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리스도 프랑스의 59%에서 49%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다지 심하지는 않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임금비용이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유로존 외 유럽 국가들(폴란드·루마니아·헝가리·체코공화국·영국)과의 격차도 심하게 벌어졌다. 더욱이 위기에 처한 수많은 국가들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별다른 경쟁력 강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프랑스로서는 앞으로 단위노동비용 부담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프랑스는 스페인·아일랜드·포르투갈, 심지어 폴란드보다 더 큰 폭으로 단위노동비용이 인상됐다. 2000~2008년과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최근 프랑스에는 이런 문제가 대두되면서 경쟁력 충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전체 노동비용의 3%, 즉 GDP의 1.5%에 불과한 약 300억유로의 노동비용을 감축하는 것만으로는 체코공화국·폴란드·헝가리·루마니아와의 교역에서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이웃 국가들(스페인·이탈리아·영국·아일랜드 등)이 2010년 이후 이미 단행한 임금 감축 때문에 가격경쟁력 개선의 혜택을 보는 것도 어렵다. 다시 말해 어떤 방식으로 미화하든 간에 결국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장부담금을 부가세나 일반사회보장분담금(CSG)으로 이전하거나 혹은 환경세를 신설하는 방향의) 경쟁력 충격 요법은 프랑스 경제를 한도 끝도 없는 유럽국 간 임금 감축 경쟁 체제로 몰아넣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노동비용 감축, 경기후퇴 심화시킬 것

이런저런 방식을 통해 기업이 내야 할 사회보장부담금을 가계에 전가할 수만 있다면 기업의 마진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런 맥락에서 경쟁력 충격 요법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기업이 더 높은 마진을 올리면 국내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그들의 주장대로 상황이 돌아가리라고 장담하기가 힘들다. 경쟁력 충격 요법은 가계소득을 갉아먹음으로써 필연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경기후퇴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미 정부가 GDP 대비 재정 규모를 2012년 4.5%에서 2013년 3%로 감축하기로 한 상황에서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2008년 소비 규모가 그리스 17%, 포르투갈 10%, 스페인 6%, 네덜란드 5%, 이탈리아 3%가량 줄어든 상황에서도 유로존 경제가 더 심하게 침체되지 않은 것은 독일과 프랑스의 소비가 조금이나마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만일 경쟁력 충격 요법으로 인해 프랑스의 소비마저 침체된다면 프랑스는 물론 유럽의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미래 경제성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기업들은 아무리 수익이 늘어날지라도 투자를 주저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늘어난 수익으로 외국 주주의 배당금을 늘려주거나, 신흥국 투자에 나서려 할 것이 뻔하다. 이같은 상황은 프랑스나 유럽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경쟁력 충격 요법 주장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 점에 대해서는 장마르크 에로 정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경쟁력 충격 요법에 나서지 말자고 해서 사회보장 재정도 개혁하지 말자는 의미는 아니다. 현 사회보장제도는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가령 최저임금(SMIC) 수준에 가까운 낮은 임금에 대해 사회보장부담금을 경감해주는 제도는 이른바 '저임금의 함정'을 만들어내며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가족수당 같은 보편적 성격의 공적 급여를 오로지 근로소득에서 징수한 사회보장부담금으로만 충당하는 것도 문제다. 앞으로는 모든 종류의 소득에 대해 사회보장부담금을 부과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프랑스 경제는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가격 요인 이외에도 산적해 있다. 현재의 혹독한 긴축 상황에서 경쟁력 충격 요법을 시행하는 데 반대하는 것이 반드시 현상 유지를 고집하는 일은 아닌 것이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2년 11월호(제318호) Un choc de compétitivité Non merci.

번역 허보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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