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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부양’ 상태의 유로존
[Issue]위기의 유로존
[3호] 2010년 07월 01일 (목) 찰스 위플로즈 Charles Wyplosz economyinsight@hani.co.kr

찰스 위플로즈 Charles Wyplosz 제네바 국제학대학원 국제경제학 교수

유로존 위기에 대해서는 서로 정반대되는 두 가지 이론적 관점이 있다.
먼저 “유로존 위기는 더욱 완전한 유럽의 통합으로 가는 디딤돌이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유럽연합(EU)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6%에 이르는 7500억유로 규모의 유럽재정안정기구(EFSF)가 설립되고 1천억유로 규모의 공적 부채를 유럽중앙은행(ECB)이 떠안는 것을 보고 시장은 경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유로존의 각국 정부 대대적인 적자 감축 계획을 앞다 내놓고, 각국 재무장관이 더 광범위한 조치를 준비하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 만나고 있다. 그들이 논의하는 내용 중엔 각국에 재정 규율을 강제하기 위해 ‘안정과 성장 협약’의 내용을 강화하는 방안은 물론이고 일종의 범유럽 정부를 수립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그리스 위기라는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희망의 햇살이다. 그리스 위기는 유로존 구조에 드러난 균열을 부각시켰고, 그 결과 이제 유럽의 정치지도자들과 정책 담당자들이 유럽을 더욱 완전하게 통합하는 조치를 강구하기 시작했다.”

낙관도 비관도 아닌 제3의 길
다음으로 “유로존 위기는 유로화의 치명적인 결함을 마침내 노출시켰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유로화는 머지않아 죽을 운명을 타고났으며, 이번 유로존 위기는  그런 사실을 입증했다. 주권국가들이 공통 화폐를 가질 수는 없다. 공통화폐에 유리한 상황에서는 공통 화폐가 만들어내는 균열이 당분간 가려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리스 위기로 균열은 더욱 커졌고, 이제는 누구의 눈에도 보이게 됐다. 유로화는 정치적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도입된 것이지 경제적 원리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었다. 유로화 체제 아래서 경제적 위기가 발생한 것은 시간의 문제였을 뿐이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보존하는 데 급급한 정치 지도자들이 생각을 바꾸고 있다. 이제 그들은 국가별로 자국 통화를 되살리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유로화는 흥미로운 실험이지만, 그 실험은 애초부터 실패하게 돼 있었다.”
나는 이런 두 가지 상반되는 이론 대신 ‘공중부양론’(Levitation Theory)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제3의 이론을 받아들이고 싶다. 시장이 유럽의 공적 부채에서 손을 터는 움직임은 ECB의 개입 덕분에 중단됐다. 이에 따라 유럽은 유로존 위기로 불거진 문제를 다뤄내는 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 그 시간이 무한한 것은 물론 아니다. ECB은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고, EFSF는 얼마나 오래 존속할 수 있을지, 위기에 빠진 정부를 실제로 구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은 지금 공중부양 상태에 있다. 유로존을 이번 위기에서 탈출시키는 정책이 조만간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유로존을 공중부양 상태로 유지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발표된 몇 번의 구제정책은 유로존의 균열을 위기 이전보다 오히려 더 커지게 만들었다. 그 균열은 유로존 회원국이 재정 문제에 관한 한 주권국가의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통화동맹을 결성하기로 한 마스트리히트조약의 ‘원죄’에서 비됐다. 뒤집어 말하면 각국에 재정규율을 강제할 수 없음에 따라 통화가치의 안정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유로화의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

유로존 균열 더 커져
해결책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데 있다. 먼저 유로존의 각국에 재정 규율이 확립돼야 한다. 그런데 재정 규율은 각국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문제이으므로 ‘안정과 성장 협약’ 내용을 수정해 재정 규율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현실성 없는 통합과 집중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탈집중화와 책임 분산을 통해 그런 노력을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를 위한 첫 번째 조치로 각국이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 제출하게 해서 EU 집행위원회가 심의하게 하는 방안을 시도해볼 만하다. 심의에서 계획을 승인받지 못한 나라에 대해서는 EFSF나 ECB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해야 한다.
©CE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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