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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과 한국 대선
글로벌 아이
[26호] 2012년 06월 01일 (금) 오태규 economyinsight@hani.co.kr

   
뉴시스 REUTERS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2010년 5월)→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총리(2011년 2월)→마리 키비니에미 핀란드 총리(4월)→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6월)→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9월)→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11월)→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11월)→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11월)→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총리(12월)→에밀 보크 루마니아 총리(2012년 2월)→미하이 라즈반 운구레아누 루마니아 총리(4월).

2009년 이후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 희생된 유럽 정상들의 이름이다. 유로를 공동화폐로 쓰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영국·덴마크·루마니아)로 나뉘지만 낙마의 원인은 대동소이하다. 좌우도 없다. 기존 정부에 대한 응징만 눈에 띈다.

원인은 단순하다. 신자유주의와 긴축정책에 대한 서민들의 반발이다. 경쟁과 효율을 핵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져왔고, 여기에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09년 재정위기가 겹쳐 엄습했다. 유럽 각국은 재정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택했고, 긴축정책은 복지 축소와 서민생활의 피폐를 불러왔다. 복지와 분배의 전통에 익숙한 유럽 시민들은 인내의 한계에 다다랐고, 시위와 선거를 통해 좌우 가릴 것 없이 기존 정권을 심판했다. 이런 흐름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 지난 5월6일 끝난 프랑스 대통령 선거다. 이에 앞서 4월 말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사임했다. 프랑스와 같은 날에 치른 그리스 총선에서도 긴축을 추진하던 연립정부가 과반을 얻는 데 실패했다. 긴축을 앞세운 정권들이 도미노처럼 넘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중에서 프랑스의 정권 교체는 의미가 크다. 우선, 국내적으로 사회당 출신 좌파 대통령이 탄생한 것은 전후 두 번째이고, 1985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이래 17년 만이다. 그만큼 안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신자유주의, 긴축, 친미 외교정책에 대한 거부감과 현상 타파 의지가 강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가 국제사회와 유럽연합(EU)에서 차지하는 정치·경제·외교적 위상을 감안하면, 국내보다 국제적 충격이 훨씬 크다. 우선 외교정책은 사르코지의 친미 추종주의에서 프랑스 전통의 미국 견제와 유럽 중시 노선으로 돌아갈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것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2인3각이 되어 만든 신재정협약의 수정 여부다. 프랑수아 올랑드 새 대통령은 긴축 위주의 협약에 성장정책을 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도 프랑스 선거 뒤 올랑드 대통령과 협상할 뜻을 밝혔지만, 두 나라 사이에 어느 선에서 긴축과 성장을 조율할 것인지를 놓고 샅바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EU의 금고 노릇을 하는 독일이 최대한 버티겠지만, EU 국가들 안에서 긴축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내년에 있을 독일 총선에서 사회당-녹색당 연합이 승리하면, 전체적인 정책의 흐름이 긴축에서 성장으로 완전히 넘어갈 수 있다. 이럴 경우 재정위기의 심화 없이 부드럽게 정책을 전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프랑스 대선은 12월의 한국 대선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집권 5년 동안 경제·사회적으로 무한경쟁의 미국식 금융정책, 효율과 복지 축소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해 실시하고, 외교·군사적으로 친미 강경노선을 추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동안 펼쳐온 정책과 '합동'이라고 할 만하다. 과연 한국 대선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올랑드 대통령이 집권 이후 펼칠 정책과 그 성과를 지켜보는 한국 국민의 눈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태규 <한겨레>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 @ohta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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