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작농서 자산 수조원 회장, 그리고 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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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작농서 자산 수조원 회장, 그리고 밀항

국내 이슈 - 한 부실 저축은행 대주주의 몰락

[26호] 2012년 06월 01일 (금)

김연기

ykkim@hani.co.k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왼쪽)이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찾아가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미래저축은행 제공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주변인이 증언하는 기막힌 '거짓 인생' 솔로몬·미래·한국·한주 등 저축은행 4곳이 금융 당국에 의해 영업정지를 당했다.저축은행 부실의 원흉인 대주주들의 기막힌 행각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학력부터 결혼, 사업까지 한 편의 영화처럼 거짓으로 도배가 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짝퉁 인생'을 추적해보았다. 추적추적 봄비가 흩뿌린 5월14일 오후. 땅거미가 내려앉은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은 을씨년스러웠다.우거진 숲 속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이곳은 주말이면 나들이 차량으로 북적대지만 이날은 적막만 감돌았다.회삿돈 200억원을 빼돌려 밀항을 하려다 검거된 김찬경(56·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건재고택(중요민속문화재 233호)은 굳게 빗장이 걸려 있었다.김 회장 구속 이후 그의 엽기적인 비리 행각이 속속 터져나오면서 이 일대 공기도 무겁게 가라앉았다.검찰과 언론을 통해 밝혀진 김 회장의 인생은 사기와 거짓으로 얼룩졌다.그를 둘러싼 혐의는 양파껍질 벗기듯 끊임없이 쏟아져나와 그가 은행돈을 빼돌려 은닉한 재산만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어떻게 이런 인물이 자산 2조원대의 저축은행을 이끌 수 있었을까. 김 회장의 '엽기 인생' 실체에 좀더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김 회장 주변 사람들을 찾아나섰다.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김씨와 공적·사적으로 친분 관계가 있는 몇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그들 대부분은 이번 사건이 가져다준 충격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김 회장이 파국으로 치닫기까지의 배경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과거를 더듬어나갔다.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된 외암민속마을은 사실상 '김찬경 타운'이었다.김 회장은 가족 명의로 이곳에 기와집 3채, 초가집 6채 등 고택을 9채 소유했다.김 회장은 2005년부터 건재고택을 비롯해 감찰댁, 하서원 등 외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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