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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로 포위된 만리장성, 굴복할까?
[Focus] 희토류 전쟁
[25호] 2012년 04월 01일 (일) 장타오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장시성 신펑현에 있는 한 야산의 희토류 채광 흔적. 채광 때문에 곳곳이 깊이 패고 구멍이 숭숭 나 있다. 뉴시스 신화

WTO가 9종 원자재 물질의 중국 조치에 '규정 위반' 판결 내리자,

미·일·EU 희토류 수출제한에도 제소

선진국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이 중국 산업을 보호하는 불평등한 조처라며 WTO에 제소했다. 중국은 자원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맞선다. 결과가 어찌됐든 아직 WTO 규칙을 배우는 처지인 중국으로선 힘겨운 시험대다.

잠깐 동안의 냉각기를 거친 뒤 희토류가 다시 중국 대외무역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3월13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3대 선진 경제체제가 공동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희토류 수출제한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상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희토류와 텅스텐, 몰리브덴에 대해 불평등한 수출제한 조치를 취해 수출관세를 징수하고 수출쿼터와 수출가격을 규정하는 한편 수출절차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로 인해 해당 제품의 중국 내 가격은 하락한 반면, 외국 기업의 수입가격은 급등해 외국 기업이 불평등한 경쟁을 하게 됐고 생산과 일자리를 중국으로 이전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해당 정책의 목표는 자원과 환경을 보호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는 것이고, 무역을 왜곡하는 방식으로 국내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개월 전에 3년을 끌어왔던 원자재 물질 9종에 대한 WTO의 판결이 내려졌고, 환경보호가 목적이라는 중국의 호소는 WTO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원자재 물질에 대한 WTO의 판결은 희토류에서도 미국, EU, 일본이 승소할 가능성을 더해줬다. 중국은 2010년부터 국내 희토류 생산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고, 수출을 제한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의 생산과 소비를 함께 제한했던 사실을 증명해 WTO 규정의 예외조항으로 판정받도록 노력하고 있다.

힘겨루기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이번 분쟁은 최종 결과가 어떻든 아직도 WTO 규칙을 배우는 처지인 중국 정부에 힘든 시험대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희토류 산업의 성장 방식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희토류 소송의 유래

중국산 희토류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990년대부터 상승했다. 1995년 55%였던 시장점유율은 2008년에는 96%를 기록했다. 2010년 말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보고서 '핵심재료전략'에서 의하면 2009년 중국의 희토산화물 공급량은 12만5천t이었고 러시아는 2470t, 인도는 50t에 불과했으며 미국은 생산량이 없었다.

중국은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지만 그로 인한 이익은 챙기지 못했다. 네이멍구자치구 희토류협회 홈페이지에 의하면, 1990년~2005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모는 10배 가까이 늘었지만 가격은 처음의 64% 수준에 묶여 있었다. 그 까닭은 중국이 환경과 자원에 대한 비용을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 정부는 2007년부터 희토류 생산계획을 '지도성 조정'에서 '지령성 계획'으로 조정하고 수출쿼터를 줄이기 시작했다. 2010년 7월 중국 상무부가 하달한 제2차 희토류 일반무역 수출쿼터를 보면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0년 전체 수출규모가 2009년에 비해 40% 가까이 줄어들었고, 이는 일본·미국·EU의 불만을 초래했다.

중국 정부는 희토류의 수출쿼터를 국제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설정했으며, 2011년과 2012년 쿼터 역시 2010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2011년 5월20일부터 중국은 희토합금철을 쿼터 관리 대상에 포함시켰는데 이는 사실상 수출쿼터를 축소한 조치였다.

희토류 가격은 2011년 초부터 급등했다. 상승폭이 가장 큰 산화디스프로슘은 7개월 동안 858.3% 상승했고, 상승폭이 가장 적은 란탄은 300%를 넘었다. 그 후 희토류 가격이 대폭 하락했지만 아직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2011년 초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2010년 전세계 희토류 수요량은 약 13만6천t이었다. 하지만 공급량은 13만3천t에 그쳤다. 그 가운데 13만t을 중국이 수출했고 나머지 부족분은 재고로 충당됐다.

중국 상무부는 현재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이 전세계 매장량의 30%에 불과하지만 수출량은 전체 교역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소송에서 언급한 희토류 공급 사슬은 채굴, 분리, 정련, 합금, 제조 등 5개 단계로 이뤄져 있다. 주요 희토류 상품은 희토광석과 희토산화물, 희토합금 순서다. 세계시장을 살펴보면 중국은 글로벌 공급시장에서 원자재 물질의 95%, 희토산화물의 97%, 희토합금의 90%, 네오디뮴 자철 희토류 영구자석 성분의 75%, 사마륨 코발트 희토류 영구자석 성분의 60%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희토를 제외하면 희토류의 공급 부족 현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은 향후 수요에 집중돼 있다. 미국 국회 연구소의 보고서는 2015년 세계 희토류 원소 수요량이 18억5천만t에 달하고 그 시점에서 중국의 생산량은 14만t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쪽 변호사 "정면승부시 힘들 듯"

미국·EU·일본이 희토류 관련 분쟁을 WTO에 제소한 것은 뜻밖의 사건이 아니었다. 이 문제는 1년6개월 넘도록 지속됐으며 특히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어 무역 관련 이슈가 부각된 면도 있다.

이번 희토류 분쟁은 정치적 색채가 농후하다. 정련과 합금 생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국은 희토광과 희토산화물을 직접 수입하지 못한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개방하고 가격을 인하한다고 해도 미국이 가져가는 수익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미국·EU·일본이 힘을 모은 직접적 요인은 지난 1월 WTO가 9종의 원자재 물질에 대한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가 WTO 규정 위반이라는 최종판결을 내린 것에 있다. 이 분쟁은 희토류와 논리적으로 매우 비슷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중국은 환경보호를 이유로 항소했다.

10여 차례나 중국 대표로 WTO 분쟁에 참여했던 킹앤드우드(King&Wood) 법률사무소의 샤오친 변호사는 "자유무역의 보호가 WTO의 근본 목적이기 때문에 수출관세와 수출쿼터 조치를 명백하게 금지하고 있어 정면으로 승부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9종의 원자재 물질 소송건에 대응해 중국은 WTO가 금지한 수출관세와 수출쿼터 등의 조치가 합리적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은 수출제한 조치의 합리성을 증명하는 데 엄격한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샤오친 변호사에 의하면, 먼저 수출제한 조치의 목적이 반드시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다음으로 수출제한 조치가 국내 생산과 소비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셋째, 수출제한 조치가 '비합리적 차별'이나 국제무역에 대한 '변칙적 제한'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WTO의 기존 사례를 봤을 때 피소국이 예외조항의 요건에 부합한다고 인정한 예가 없었다.

이번 제소의 대응에 참여했던 중국 쪽 인사는 두 번째 조건에서 발목이 잡혔다고 말했다. 즉, 수출을 제한하는 동시에 중국 내 관련 원자재 재료의 생산과 소비가 제한을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 있는 마을 다마오에 있는 한 제련공장에서 노동자가 희토류 금속 '란타눔'을 거푸집에 부으려 하고 있다. 뉴시스 REUTERS
산업 조정의 계기 될 수도

그러나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여러 종류의 원자재 물질에 대해 지령성 생산계획을 시행해 낙후된 생산시설이 도태되도록 유도했다. 이러한 조치가 정책목표에 걸맞은 효과를 거두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생산제한에 관한 문건은 찾을 수 있지만 사실상 각 지역에서는 시설을 폐쇄하길 거부했고 소비 역시 제한 받았다는 근거가 없다.

9종의 원자재 물질 건에서 패소한 것이 희토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미국 메이어 브라운(Mayer Brown) 법률사무소에서 글로벌무역 업무를 담당하는 두에인 레이턴은 "희토류와 원자재 물질 제소 건은 법률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이 주요 사실을 다양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승소할 가능성이 적은 것이다.

샤오친은 9종의 원자재 물질에 대한 WTO의 판결이 제소 안건에 관련된 조항을 상세하게 해석해 후속 안건에서 참고할 가치가 있지만 희토류 분쟁 결과를 직접적으로 결정하진 않는다고 했다. 두 제소건은 제품의 특성과 산업의 특징, 국내 관련 조치의 강도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비철금속산업협회 관계자는 원자재 물질제소 건과 달리 최근 여러 방면으로 희토류 생산을 조정했기 때문에 예외조항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2010년 5월 공업정보화부는 '희토산업진입조건'을 공시해 희토광의 채굴과 제련사업에 대한 진입조건을 마련했다. 또 6월부터 11월까지 국토자원부는 탐사와 채굴을 특별 점검했다.

2011년 국토자원부는 희토광산에 관한 국가규획광구 명단과 범위를 처음으로 발표했고, 희토자원세를 10배 이상 인상했다. 환경보호부와 국가질량감독총국은 '희토산업오염물배출기준'을 발표했고, 상무부는 환경보호 기준과 업계 진입 기준을 수출기업 조건에 포함시켰다. 또 연말에 발표할 수출쿼터에서 환경보호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바오강희토(包鋼稀土) 등 19개 회사에 대한 쿼터를 예정만 하고 환경보호 심사를 통과한 뒤 확정하기로 했다. 더불어 희토류 관련 제품의 국내 생산, 소비, 수출을 동시에 관리하기로 했다.

이뿐만아니라 네이멍구와 장시 등 희토류 광산이 밀집한 지역에서 산업 통폐합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과 10월 생산 지령성 계획이 완료되고 가격이 대폭 하락하자 희토류 산업은 두 차례나 자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다. 앞서 언급했던 비철금속협회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환경보호를 위한 수출제한인 동시에 국내의 생산과 소비를 제한한 증거"라고 말했다.

이러한 조치가 WTO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취재에 응한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어쩔 수 없이 희토류에 대한 관리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관련 환경보호 정책이나 관리가 완벽하지 않아 채굴비용이 저렴하지만 먼저 국내 일을 잘 처리해 자원과 환경비용을 생산비용에 포함시키면 수출제한을 하지 않더라도 희토류 수출은 질서가 잡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장타오 章濤·위하이룽 于海榮 <신세기 주간> 워싱턴 특파원

ⓒ 新世紀週刊 2012년 14호(제496호) 稀土攘外須安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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