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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정주영? 혹은 황우석?
[Special Report Ⅱ] 코스닥 1위 업체 셀트리온 집중 분석 - ① 고속성장의 명암
[21호] 2012년 01월 01일 (일) 이춘재 부편집장 cjlee@hani.co.kr

셀트리온 시험에 들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을 둘러싼 논쟁 대해부

바이오 제약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과감히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어 국내 대표 제약업체로 우뚝 선 셀트리온이 최근 실적 부풀리기 의혹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2011년 10월 소액주주운동 모임인 네비스탁이 셀트리온의 실적이 과장됐음을 지적한 이후, 셀트리온의 회계처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이들은 셀트리온이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이 회사의 실적을 도드라져 보이도록 회계처리한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펄쩍 뛴다. 오히려 의혹을 제기하는 쪽을 셀트리온에 대규모 공매도 베팅을 한 외국인 투자자와 연계된 주가조작 세력이라고 몰아붙이며 금융감독 당국에 조사를 의뢰했다. 누구 말이 옳을까? <이코노미 인사이트>가 양쪽의 주장을 비교해봤다.  _편집자

   
 
제2의 정주영? 혹은 황우석?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회계조작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제2의 정주영’이라 부르던 서정진 회장은 자칫 ‘황우석 도플갱어’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그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이오시밀러의 상업적 성공뿐이다.

4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으로 코스닥 1위를 달리고 있는 셀트리온의 서정진(55) 회장은 듬직한 체구에 배짱 좋은 인상을 가졌다. 그에 걸맞게 서 회장은 최근 셀트리온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의혹을 제기한 쪽을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하는 맞불 작전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이유를 묻자 서 회장은 “대주주인 내가 피해를 보는 것은 상관없지만,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결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회계부정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잘나가던 주가가 급락해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2011년 12월14일 사진작가 배병우의 대형 소나무 사진이 걸린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자를 만난 서 회장은 “나는 돈 벌려는 게 아니라, 애국심에서 사업을 한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정주영 신화의 재현?

그의 진심이 통했는지 서 회장을 추종하는 주주들은 그를 ‘제2의 정주영’이라 부른다. 바이오제약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바이오시밀러(Tip&Tap) 생산에 뛰어들어 셀트리온을 세계적 제약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바이오시밀러는 2012년부터 특허가 줄줄이 만료되는 바이오 신약을 대체해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실제로 셀트리온이 내놓은 서 회장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그는 2002년 자본금 30억원을 들여 만든 작은 회사를 불과 8년 만에 1800억원(2010년) 규모의 매출을 자랑하는 국내 대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회사를 만든 지 불과 3년 만에 세계 메이저 제약사 가운데 하나인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서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낸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2007년부터 10년간 20억달러(약 2조원)어치의 관절염 치료제 원료 의약품 생산을 BMS에서 위탁받았는데, 신생기업이나 다름없는 회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다국적 제약사의 입맛에 맞는 주문생산 능력을 갖췄음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 계약은 3년 만에 깨졌다. 셀트리온 쪽은 그 이유에 대해 “바이오시밀러 생산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2010년 5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자회사 ‘이온 인베스트먼트’(ION Investment)에서 2079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외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가 2010년 11월 바이오시밀러를 차세대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는 지원책을 발표하는 등 호재가 이어져 셀트리온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2만원대에 불과했던 주가가 그해 말 4만원대에 육박하더니, 2011년 7월 한때 5만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10월 서 회장에게 위기가 닥쳤다. 셀트리온의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한국경제>는 2011년 10월14일 소액주주운동 단체인 네비스탁의 보고서를 근거로, 셀트리온이 판매를 전담하는 계열사(셀트리온헬스케어)를 이용한 다단계 매출로 2010년의 매출 실적을 부풀린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셀트리온이 2010년 한 해 동안 1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내용을 뜯어보면 정상적 매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1800억원어치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을 팔았다.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 가운데 970억원어치만 거래처에 판매했고, 나머지 900억원에 가까운 제품은 모두 재고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970억원 가운데 현금을 받고 판 것은 고작 230억원어치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라는 계열사를 만들지 않고 직접 판매했다면, 실제 매출은 보잘것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암시한 기사였다(그림2 참조).

이 기사가 나가자, 잘나가던 셀트리온 주가가 급락했다. 기사가 나기 하루 전까지만 해도 4만5천원대던 주가는 4만1천원대로 곤두박질쳤다. 또 외국인 2대 주주 ‘아티오 글로벌 매니지먼트’(Artio Global Management)가 전체 지분의 4%에 해당하는 480만여 주를 기사가 나간 후 20여 일 만에 모두 팔아치웠다. 주가는 3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설상가상으로 공매도Tip&Tap가 다시 허용된 11월10일부터 외국계 투자자가 한 달 동안 무려 300만여 주(1100억원 규모)를 공매도하는 악재가 겹쳤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일어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의 주식이 과대평가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서 회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공세를 작전 세력의 농간으로 몰아붙였다. 그는 “바이오시밀러라는 국가적 사업을 도와주지 못할망정 공매도 세력들이 온갖 음해로 셀트리온을 죽이려 한다”며 억울해했다.

그가 억울해할 이유가 과연 있는 걸까.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이를 따져보기 위해 전문가들의 협조를 받아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 시스템에 올라온 셀트리온의 2010년 회계자료를 분석해봤다.

셀트리온은 네비스탁이 지적한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셀트리온의 사업 구조를 잘 몰라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한다. 네비스탁이 지적한 900억원 규모의 재고자산 가운데 724억원어치는 선수금Tip&Tap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매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형기 수석 부사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거래처에서 받은 724억원은 임상이 실패하거나 판매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돌려주는 조건으로 받았기 때문에 외부 감사인의 의견에 따라 선수금으로 회계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따라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은 전혀 과장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셀트리온 제품의 임상이 실패하거나 국내외에서 바이오시밀러 시판 허가를 받지 못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선수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판매한 1800억원어치 제품 가운데 1200억원어치는 외상 판매한 것이다. 따라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거래처에 724억원의 선수금을 돌려주게 되면, 셀트리온도 외상값을 못 받게 돼 타격이 불가피하다(셀트리온은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럴 염려는 없다고 주장한다).
 
   
 
실적 부풀리기 논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해외 거래처 간 선수금 거래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010년에 계열사가 아닌 거래처에 판매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외상으로 거래된다. 물건을 먼저 받고 대금은 나중에 치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게다가 판매 허가에 필요한 임상이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다. 그만큼 리스크가 있는 제품이다. 신약개발조합 조헌재 실장은 “제약사가 선수금 거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제품을 돈을 미리 주고 사가려는 거래처를 어떻게 봐야 할까? 최소한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채권 보존을 위한 담보를 요구하지 않았을까? 김 부사장은 이 질문에 “거래처에 담보를 제공한 것은 없다. 대신 그들에게서 로열티를 받지 않기로 했고, 임상이 실패하면 돌려주기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08년 또 다른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에 국내 판매권을 주는 조건으로 선수금 250억원을 받고,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셀트리온제약에 제3자 담보로 제공했다. 해외 거래처와는 사뭇 다른 조건으로 거래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셀트리온제약은 계약 당시에는 계열사가 아니었다”며 “해외 파트너들이 그만큼 우리를 신뢰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셀트리온의 매출원가율이다. 계열사가 아닌 외부 거래처로 판매된 셀트리온 제품의 매출원가율을 계산해보면 회계상 14.8%가 나온다. 반면 허셉틴의 신약 특허를 보유한 세계적 바이오 제약사 스위스 로슈(Roche)의 매출원가율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회계자료를 근거로 계산해보면 20%가 넘는다.

매출원가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영업이익이 많다는 얘기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뛰어든 지 2년이 채 안 된 신생기업이, 수십 년 동안 수십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바이오 제약사로 성장한 기업보다 매출원가율을 낮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그 비결은 도대체 뭘까?

서 회장은 ‘그런 걸 왜 묻냐’는 표정으로 기자를 쳐다보다, “로슈 같은 오리지널 제약사들은 그동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고 직원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직원 수가 적고 후발주자로서 이점을 잘 살렸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그만큼 우리 직원들의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로슈 쪽은 생뚱맞다는 반응이다. 한국 로슈의 신정범 이사는 “직원들의 경쟁력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지만, 로슈 직원들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매출원가율의 객관적 근거가 뭔지 궁금하다”고 했다.
셀트리온의 2010년 회계 자료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셀트리온의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별도의 판매법인을 만들어 셀트리온의 실적을 도드라져 보이게 회계처리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좋아야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 회장은 2011년 11월28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계 기관투자가와 투자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2009년까지는 미국 BMS가 생산을 위탁한 물량 덕분에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2010년 이 계약이 돌연 깨지면서 위기를 맞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서 회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소설처럼 황당한 얘기라서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며 “투자 유치에 중요한 것은 임상 결과이지, 주가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부사장은 “미국에 대규모 생산 설비를 확보한 BMS와 바이오시밀러에 전념하려는 셀트리온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져 위탁생산 계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의 독주 쉽지 않다 

셀트리온은 2012년 상반기부터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시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16조원(2010년 기준) 규모에 이르는 시장에서 당분간 독주할 수 있다는 게 서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경쟁사에 비해 5년 정도 먼저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시장에 존재하는 장애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신약개발조합 조헌재 실장은 “바이오시밀러는 허가권, 특허권, 안전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바이오 신약 특허를 보유하는 제약사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조 실장의 지적대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2012년 상반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국내 시판 허가를 받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의약품 판매 허가를 위한 심사일수는 최장 145일인데, 만약 수정·보완 지시가 내려지면 그 기간은 심사일수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허가받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

게다가 바이오시밀러는 아직 한 번도 식약청의 심사를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심사가 더 길어질 수 있다. 김유미 바이오의약품정책과장은 “바이오시밀러는 아직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에 심사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짧으면 몇 개월이지만 길게는 몇 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청의 판매 허가를 받더라도 당장 국내 시장에 침투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환자들에게 의약품 처방을 내리는 의사들이 오랜 임상 경험과 데이터가 확보된 바이오 신약을 제쳐두고 생전 처음 접하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선뜻 처방하겠느냐는 것이다.

서 회장은 “임상 결과 바이오 신약과 품질이 동등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값이 더 싸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가격경쟁력에 자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조헌재 실장은 “어차피 바이오 신약 특허가 만료되면 오리지널 제약사들도 법에 따라 기존 약값의 70% 수준으로 약값을 내려야 한다”며 “그동안 오리지널 제약사들이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가격인하 경쟁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을 단기간에 국내 대표 제약사로 키웠다. 하지만 그는 지금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한겨레21 박승화.
이일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부사장은 “항암제의 경우 환자 본인 부담비율은 5%에 불과하기 때문에 환자에게는 약값보다 약효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약효 측면에서 의사나 환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값이 싸다는 것만으론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허셉틴을 생산하는 로슈가 최근 “허셉틴에 새로운 항암제(퍼투주맙)를 추가해서 사용했을 때 질병 악화 또는 사망 위험이 종전보다 38% 감소했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한국 로슈는 “허셉틴의 약효를 더욱 높이는 방법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본사에서는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미국이나 유럽 시장도 셀트리온에 결코 녹록지 않다. 특허권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제약사 암젠(Amgen)은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미국 내 특허를 연장하는 새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엔브렐의 특허 종료 시점은 2012년 10월에서 2028년 11월으로, 무려 16년이나 연장됐다.

만약 레미케이드와 허셉틴의 특허를 갖고 있는 존슨앤존슨과 로슈가 특허 연장을 하면 셀트리온의 전략은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직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셀트리온에 당분간 ‘그림의 떡’인 셈이다.

하지만 서 회장은 “미국은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 다시 마케팅 전략을 짜는데, 대략 2015년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유럽은 (특허 관련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동유럽 지역부터 공략한 뒤 단계적으로 서유럽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별 문제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당분간 동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에 집중해도 6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셀트리온에 비판적인 이들은 서 회장을 ‘제2의 황우석’에 빗댄다. 그 이유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리스크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투자자들에게 지나친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공매도 폭탄을 감안하면 서 회장은 어쩌면 가장 위험한 사업가로 불려야 할지도 모른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에 대한 대규모 공매도에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객관적 데이터는 그의 편이 아니다. 공매도 베팅에 따른 이익을 얻기 위해 루머를 퍼뜨려 주가를 하락시키려 한 사례는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찾기 힘들다. 셀트리온이 조사를 의뢰한 금융감독원의 담당 국장에게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대박 낼까  

오히려 서 회장에게 불리한 데이터가 있다. 회사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될 때 공매도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조사 결과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1988년부터 2005년까지 회계부정을 적발한 454개 기업의 공매도 거래량을 살펴봤더니, 거래량은 회계부정이 적발되기 19개월 전부터 늘기 시작했다. 또 공매도 거래량이 많을수록 회계부정도 조기에 적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1.

서 회장은 인천 송도 벌판의 석양이 한눈에 들어오는 집무실에서 “셀트리온은 이제 내 개인 사업이 아니다. 국가적 자산이기 때문에 계속 번창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줬으면 한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그의 바람이 이뤄질지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실제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달렸다.

이춘재 이코노미 인사이트 부편집장 cjlee@hani.co.kr


Tip & Tap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효능과 안전성은 바이오 의약품과 같지만 생산공정은 다른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이다. 합성 의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은 오리지널 화학식만 알면 똑같은 의약품을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해 단백질을 배양하기 때문에 오리지널과 완전히 동일한 의약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매도 투자자가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이다. 빌린 주식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되갚아야 한다. 공매도한 투자자는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얻는다. 가령 공매도할 때 3만원이던 주식이, 주식을 되갚을 때 2만원으로 떨어지면 1만원의 수익을 얻는다. 반면 주가가 오르면 손해를 본다. 주식을 빌려준 주주는 대차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공매도가 활발하게 일어난다. 공매도가 해당 주식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논란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주식시장 불안을 이유로 2011년 8월10일부터 11월9일까지 공매도를 금지했다.

선수금 주문받은 물건을 거래처에 넘기거나 공사를 완성하기 전, 또는 용역을 제공하기 전에 그 대가의 일부 또는 전부를 미리 받은 돈으로 회계상 부채로 처리한다. 주로 조선업이나 부동산업, 창고업, 영화업 등에서 통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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