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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이냐 노동의 질이냐
[Analysis] 프랑스 고용과 노동문제
[21호] 2012년 01월 01일 (일) 필리프 아스케나지 economyinsight@hani.co.kr
경제위기로 인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지만 노동의 현실과 의미, 계급추락, 고용불안 등 근본적 문제에 대한 관심까지 줄어든 건 아니다.오히려 그에 대한 열망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30년 남짓한 시간 만에 프랑스에서는 노동의 성격과 노동문제에서 사회·과학적 측면이 차지하던 위상이 급격히 변화했다.변화는 3단계에 걸쳐 일어났다.새로운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대량실업이 만성화되면서 노동시장이 장기간 악화됐다.이런 상황에서 각 변화 단계마다 정치인·전문가·노동자·노동조합·경영자단체 등의 이익이 복잡하게 뒤얽혔다. 첫 번째 변화 단계는 198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실업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그렇다고 노사관계와 노동조건 차원의 노동문제가 소홀히 다뤄진 것은 아니었다.오히려 1976년 이후 100만 명을 넘어선 심각한 수준의 실업문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연금 수령 연령 상향 조정 등을 담은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파리 시민들이 2010년 9월7일 “완전 실패한 노동부 장관 퇴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뉴시스 REUTERS. 지식 기반 경제로 육체노동직 감소 정부는 청년층의 불완전 고용이 심각한 이유가 젊은 세대들이 육체노동을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는 참으로 근거 없는 주장이었다). 그러므로 육체노동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이 직종의 근로조건을 좀더 매력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이 두 가지 방향의 변화가 일어난다면 금전적 보상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국으로 돌려보내고, 대신 그 자리를 젊은 프랑스 노동자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정부의 주도 아래 각 기업들은 노사협정을 통해 노동시간 단축에 나섰다.특히 자동화 설비에 힘입어 생산성이 눈에 띠게 향상된 분야가 노동시간 단축에 적극적이었다.노동시간 단축은 일자리 파괴를 막고, 증가하는 고숙련 노동자 공급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이었다. 좀더 나은 근로조건도 보장해줄 수 있었다.하지만 기대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서구 경제가 대대적으로 지식 기반 경제로 이행한 것이 원인이었다.사실상 지식 기반 경제에서 산업이나 광산업 등 전통적 육체노동직은 그 수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고용을 노동조건과 연계해 생각하던 태도는 프랑수아 미테랑의 노동정책에 그대로 이어졌다.하지만 기존 방식과는 차원이 조금 달랐다.한 예로 미테랑 대통령은 110개 공약 가운데 하나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대민 서비스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공·사회복지 서비스 일자리 15만 개를 새로 창출하겠다”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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