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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속성장 폐수’에 발해만 신음
[Environment]죽음의 바다가 된 발해만- ① 오염의 현황
[18호] 2011년 10월 01일 (토) 궁징 economyinsight@hani.co.kr

궁징 靖 <신세기주간> 기자

   
한 중국 어민이 지난 9월3일 발해만 새우 양식장에서 잡은 죽은 새우와 게를 손바닥에 올려 보고 있다.
중국 산둥성 서우광시 양커우진, 샤오칭허의 담수가 발해만의 해수로 유입되는 하구에서 4해리 떨어진 해역. 해질 녘이 되자 어민 왕춘양(가명)은 새벽에 바다에 던져놓았던 통발을 거둬 올린다. 오늘도 맥없이 올라오는 통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길이 15m에 달하는 통발에는 고작 1.2kg의 광자어와 쌀새우가 전부다.
“이 바다에는 이런 것밖에 없어요.” 그는 광자어와 쌀새우를 낡은 세숫대야에 쏟아부으며 말했다. “오염이 심할 때는 그나마 이것도 안 잡혀요.”
샤오칭허는 산둥성에 위치한 큰 강으로 ‘2010 중국해양환경질량보고’에서 해수로 유입되는 하천 중 중점 감독 대상이 된 전국 20개 하천 중 하나다. 순샤오바오는 올해 50살인 양커우진 근해어민협회 회장이다. 그는 광자어와 쌀새우는 원래 주민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어종이지만 강이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된 하구에서 그나마 살아남은 것이라고 말한다.
어민 왕춘양이 광자어와 쌀새우를 잡은 이날은 8월28일, 펑라이 19-3 유전에서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거의 3개월에 접어들었다. 발해만 연안에 거주하는 어민들과 수산업 종사자들에게 원유 유출 사고는 큰 걱정거리다.
순샤오바오는 지난해 이맘때 240마력의 어선이 한번 조업을 나가면(약 닷새를 기준으로) 10.2~10.8kg은 거뜬히 건져 올렸지만 지금은 4.2∼4.8kg에 불과하다. 그는 어민들이 출어할 때마다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 절망감에 빠져 있다고 했다.
단순히 유전 유출 사고 때문만이 아니다. 발해만 환경보호 관련자의 말에 따르면 더욱 심각한 것은 육지에서 흘러드는 오수다. 황허·랴오허·하이허와 40여 개의 지류가 국내총생산(GDP)의 급성장과 함께 크게 증가한 오염물질을 30년 넘게 끊임없이 중국 유일의 내해인 발해만으로 실어날랐다. ‘육지의 쓰레기장’으로 전락한 발해만의 해수는 5분의 1이 오염됐다.
발해만은 면적 7.7만km2, 평균 수심 18m의 내해로 광활한 바다 속의 작은 연못에 불과하다. 해수의 유동이 더뎌서 쉽게 오염되고 회복이 어렵다. 이번 원유 유출은 이미 병들 대로 병든 발해만에 ‘사소한 병’ 하나가 더 얹어진 셈이다.
19세기에 쓰인 유명한 공상과학소설 <해저 2만리>에서 바다는 ‘인류 생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 그려진다. 그런데 중국 북부 지방의 ‘생명의 바다’라고 불리던 발해만이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곳은 자칫 치명적 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2005년에는 발해만의 해수 중 약 14%가 오염됐다. 2010년에는 오염 비율이 22%로 상승했다. 9천 년 넘게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던 발해만이 만신창이가 되기까지 단 3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08 발해만 해양환경질량보고서’에 나온 봄·여름·가을의 오염 해역 분포도를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발해만 연안은 허베이성 친황다오의 난다이허·베이다이허와 다롄 인근 해안선 일부를 제외하면 전부 오염지역 안에 포함됐다.
 
바다는 오염을 끌어안고
전 산둥성 해양어업청 부청장이자 순시원 왕스청은 “발해만의 오염지역이 대부분 주요 기능구역인 어업구역, 관광구역, 자연보호구역에 속한다”고 했다. 해수가 오염되면 부영양화가 일어나기 쉽고, 그로 인해 적조 현상이 발생한다. 허베이 창리현에는 지난 5월 하순부터 7월 하순에 걸쳐 편모조류가 바다를 뒤덮는 적조 현상이 나타났다. 적조 현상이 3년 내리 이 해역에 나타나 가리비가 자라기도 전에 폐사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발해만이 오염됐을까? 중국 환경과학연구원의 연구원이자 ‘발해 환경보호전체계획’ 편성팀 팀장 샤칭은 오염의 80%가 육지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중국의 산업발전 과정에서 발해만은 모든 오염물을 끌어안는 역할을 했다. 샤오칭허의 경우는 이에 따른 심각한 폐해로 볼 수 있다. 왕스청이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2003년 샤오칭허의 수질검사에서 강이 시작되는 무리좡 일대가 3등급인 것을 빼면 나머지 마안산·우류자·양커우 등 15개 지역은 모두 5등급 판정을 받았다.
중국 해양국의 관련 보고에 의하면, 지난(濟南) 교외에서 시작해 237km에 이르고 유역의 총인구가 1천여 명인 이 강이 2010년 발해만으로 실어나른 오수에는 암모니아질소 252t, 총인 128t, 석유오염물질 500t, 중금속 655t, 비소 5t이 함유돼 있었다.
이 수치는 2006년 샤오칭허에서 보하이로 유입된 오염물질의 총량과 거의 일치한다. 내막을 아는 한 현지인의 말에 의하면, 새로 지은 오수처리장 덕에 오염물질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생산을 늘리고 있다.
산둥성 환경보호국 책임자는 현지 언론에 샤오칭허의 오염은 치유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유는 주요 오염 배출자가 현지의 쟁쟁한 대기업이고 그중 다수가 상장기업이라는 것이다. 하천의 주류와 지류 할 것 없이 제지업체와 화공업체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샤오칭허처럼 발해만으로 유입되는 중·대형 하천이 약 45개인데, 이 하천은 각각 하이허·황허·랴오허 3개 줄기에서 비롯되고, 모든 하천이 정도가 다를 뿐 샤오칭허와 비슷한 처지다. 발해만 연안에는 그 밖에도 수많은 오수 배출구가 있다. 산둥·톈진·허베이·랴오닝은 모두 발해만 연안에 수많은 공업구역을 조성했고, 입주기업의 다수가 많은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빠른 경제발전이 가져온 환경의 부정적 외부효과와 오염을 발해만이 그대로 떠안는 것이다.
양커우진의 근해어민협회 회장 순샤오바오는 예전의 샤오칭허를 떠올릴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 1980년대 이전 샤오칭허의 물은 더없이 맑아서 주민들이 식수로 길어다 먹었다. 그때는 샤오칭허의 해수 유입구 20~30해리 수역이 발해만의 주요 어류 산란장이었다. 어민들은 18마력의 작은 어선 한 척이면 어망만 사용해도 300~360kg의 수산물을 낚았고, 계절과 상관없이 1년 내내 만선의 기쁨을 누렸다.
 
날로 황폐해지는 바다
   
한 중국 어민이 지난 9월3일 발해만 새우 양식장에서 건져올린 오염물질을 보여주고 있다. 발해만은 펑라이 19-3 유전이 지난 6월4일 이후 여러 차례 기름 유출 사고를 낸데다 육지로부터 폐수 유입량이 늘어나면서 ‘죽음의 바다’가 되고 있다.
“그때는 광자어 같은 건 취급도 안 했죠. 수산물 종류가 10여 종은 됐고, 어쩔 땐 20종도 됐어요. 씨알이 제법 굵은 대하와 300g 정도 나가는 꽃게, 손가락 길이의 뱅어뿐 아니라 병어도 있었죠. 그때는 값나가는 것만 건지고 작은 조개 같은 건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꿈꾸듯 회상에 잠겼다. “7~8개 마을의 지부 서기들도 배를 타고 바다에 작업하러 나갔죠. 베이징과 톈진, 상하이 같은 대도시는 물론, 일본과 한국에서 온 상인들도 항구에서 배가 들어오길 기다렸다가 너도나도 물건을 사겠다고 난리였죠.”
양커우진 주민들의 달콤한 꿈은 그 뒤 20년 만에 깨어졌다. 상류에서 오염물질이 계속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수돗물의 수원지도 점차 육지로 옮아갔다. 어민이 건져올리는 샤오칭허의 어업자원은 점차 줄어들었다. 물은 검게 변해 물고기도 상인도 떠났다. 이제 양커우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2002년을 전후로 샤오칭허의 물고기 씨가 마르자 어민들은 할 수 없이 작은 어선을 팔고 대형 어선을 구입해 하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조업을 나갔다. 한번 바다에 나가면 포획량은 고작해야 몇 상자에 불과했고, 물고기의 씨알도 작았다. 지금 이 마을에는 200척이 넘는 원해어선이 있지만, 어민들은 발해만의 어디를 가도 더 이상 만선의 기쁨을 누릴 수 없다는 슬픈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왕스청을 포함해 여러 해양 전문가들은 발해만이 황폐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해양 황폐화’란 해양 생태계가 파괴돼 대부분의 생물이 소멸하고 결국 아무런 생물도 남지 않는 ‘죽음의 바다’가 된다는 뜻이다.
1970년대에는 발해만에서 자연산 대하가 연간 4만t이 생산됐다. 그러나 1993년부터 발해만은 대하 풍년을 경험하지 못했다. 양이 적을 때는 자연산 대하의 생산량이 800t에 불과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발해만의 대하 생산량이 수천t으로 늘어난 것은 주로 연안에 위치한 성에서 인공적으로 대하를 양식해 방류했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재앙
황허는 발해만으로 유입되는 가장 중요한 강이지만 물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바다로 유입되는 유량이 급감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해만의 염도가 상승하고, 어류 산란장과 해양생물의 생존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 중국이 기존 경제발전 방식을 유지한다면 발해만으로 오수가 상당 기간 계속 유입될 것이다.
여러 해 동안 발해만을 치유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준치를 넘긴 오수가 여전히 육지에서 흘러오고 있다. 2008년 발해만으로 유입되는 오수배출구 96개를 조사한 결과 기준치 초과율이 82%나 됐고, 산둥성은 96%에 이르렀다.
왕스청은 환경 부문이 요구한 오수 기준치라는 것은 육지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철강·인쇄·제지 기업들은 저마다 정해놓은 오수 배출 기준이 있다. 반면 해양 부문은 해수의 수질을 1등급에서 4등급으로 분류한 해수 표준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바다로 유입되는 오수가 육지의 기준치에 부합할지라도 수질은 해양 부문이 정한 2등급(비교적 깨끗함)과 3등급(가벼운 오염)밖에 미치지 못한다.
“발해만을 깨끗하게 만들려면 육지의 기준치만으로는 안 됩니다. 환경 부문은 배출되는 오수의 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해양 부문은 해수의 수질이 점점 악화된다고 말하는 결과가 초래됐지요.”
전문가들은 발해만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급감하고 있다고 걱정한다. 샤칭은 이런 현상이 발해만의 염도를 상승시켜 해양생태 환경을 악화시킨다고 했다.
황허는 발해만으로 유입되는 가장 중요한 강인데, 발해만으로 유입되는 담수의 4분의 3을 담당한다. 그러나 유입량이 1950년의 500억㎥에서 2008년에는 200억㎥로 반 이상 줄어들었다. 수십 년간 북방 지역의 인구가 급증하고 경제가 급성장해 물 사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더 나쁜 소식은, 발해만 연해 도시가 최근 해변에서 수많은 공업구역과 항구를 조성함에 따라 발해만의 해안선과 근해에 위치한 습지가 크게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 中國改革·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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