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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매흐름, 미국 경제 전망하다
[쏙쏙 경제]
[17호] 2011년 09월 01일 (목) 홍춘욱 economyinsight@hani.co.kr

홍춘욱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지난 8월 초부터 시작된 세계 주식시장의 연쇄 폭락 사태를 계기로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더블딥, 즉 경기의 재하강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 경제지표를 살펴보는 세 번째 칼럼으로,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제조업지수에 대해 살펴보자.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미국 정크본드 가산금리 동향의 중요성은 최근 주가 폭락 사태를 계기로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이 부분을 정리하면, 정크본드 가산금리가 올라가면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나타나고, 반대로 정크본드 가산금리가 내려가면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매수세로 돌아선다.
참고로 지난 8월1일 BB 등급 회사채의 가산금리는 417bp(Basis Point의 약자)를 기록했지만, 8월11일에는 560bp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유가증권 시장에서 무려 4조563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도를 단행해, 종합주가지수는 1700선으로 주저앉았다. 그렇다면 정크본드 가산금리는 언제 상승하는가?
ISM 제조업지수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문제와 관련 있다. 이 고민을 덜어주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지표가 바로 미국 ISM 제조업지수이기 때문이다. 이 지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경제 현황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2002년 1월까지는 명칭이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National Association of Purchasing Management) 제조업지수’였다. 여기서 ‘구매관리자’란 한국 기업의 총무부장 혹은 자재부장에 해당하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재를 구매·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어 기업의 현재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지수를 해석하는 방법은 기준선(50)을 넘으면 경기가 이전보다 더 좋아진 것으로, 반대로 기준선을 밑돌면 체감경기가 이전보다 나빠진 것으로 본다.
ISM 제조업지수와 정크본드 가산금리의 관계를 살펴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먼저 ISM 제조업지수가 상승하면 정크본드 가산금리가 하락하고, 반대로 ISM 제조업지수가 하락하면 정크본드 가산금리는 상승한다. 참고로 지난 8월1일 발표된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50.9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물론 경기 판단의 기준선(50)을 소폭 상회했지만, 지난 2월 61.4 이후 6개월 만에 10.5%포인트 추락한 것이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 하락을 계기로 정크본드 투자자들은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들의 파산 가능성을 우려해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이는 정크본드 가산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졌다.
ISM 제조업지수의 중요성을 이해했다면 다음 순서로 ISM 제조업지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살펴보자. ISM 제조업지수는 매월 첫째 거래일에 발표되는데, 이는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민간 경제연구기관 콘퍼런스보드에서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가 미국 경제의 현재 상황을 더욱 잘 보여줄 수도 있지만, 문제는 경기선행지수가 매월 셋째주 후반에 발표되는 데 있다. 투자자들은 언제나 최신 경제정보에 목마르기에, 한 달이 시작되고 거의 20일이 지나서 발표되는 경제지표에는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한 노동자가 지난 7월27일 미국 미시간주의 제너럴모터스 공장에서 전기차 볼트를 조립하고 있다.
ISM 제조업지수를 이용할 때는 지수의 변화 방향뿐만 아니라, 지수의 절대적 수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1940년 이후 미국 경제성장률과 ISM 제조업지수의 변화 방향을 살펴본 결과, 성장률의 가장 신뢰성 높은 예측지표이기 때문이다. 특히 ISM 제조업지수가 43선을 하회할 때마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 가장 좋은 예가 2008년 9월로, ISM 제조업지수가 43 수준까지 떨어지자 미국 경제는 -3.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대로의 해석도 가능하다. 계속 43선을 하회하던 ISM 제조업지수가 50선 근처까지 상승하면, 반대로 미국 경제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2009년 8월 ISM 제조업지수가 51 수준까지 상승한 뒤 발표된 3분기 경제성장률은 1.7%를 기록해, 2008년 2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ISM 제조업지수 방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표를 살펴보자. ISM 제조업지수는 속보성이 강한 지표이기 때문에 ISM 제조업지수의 방향을 예측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ISM 제조업지수보다 약 2주일 빨리 발표되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준) 제조업지수는 ISM 제조업지수의 방향을 점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ISM 제조업지수가 미국 전역의 경기 흐름을 집계하는 반면,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는 필라델피아 지역의 경기만 점검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침을 삼키며 지켜보는 ISM 제조업지수의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와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 모두 세인트루이스 연준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준 홈페이지(stlouisfed.org)에 접속해 다음의 순서를 밟아나가면 된다. ‘Research & Data → FRED@Economic Data → Categories → Business/Fiscal → 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 Report on Business’. 
hong87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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