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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더 이상 꿈꾸지 않는다”
[Special ReportⅡ]유로 붕괴하나 ⑤
[16호] 2011년 08월 01일 (월) 볼프강 바우어 economyinsight@hani.co.kr
볼프강 바우어 Wolfgang Bauer <디 차이트> 기자 구름 떼가 한가로이 지나는 지난 6월의 마지막 일요일, 은행 지점장은 그리스 북부의 척박한 산악지대에 위치한 자신의 포도밭을 찾았다.50년 전 자신이 자라던 땅이자 아버지의 땅이었고, 이제는 자신의 피난처이자 유일한 위로인 포도밭에 그는 무릎을 꿇고 있다.“이번 포도 농사는 망쳤다”고 말하면서 그는 포도송이를 손바닥으로 내리눌렀다.터진 포도송이에서 누런 포도액이 흘러나왔다.그는 “포도송이가 모두 상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은행에서의 지난 한 주는 고되기 짝이 없었다.하지만 다음주는 더욱 힘들 게 불 보듯 뻔하다.포도밭 바닥에는 새의 뼈처럼 삐쩍 말라버린 포도송이가 가득했다.지점장은 “어제 아침에는 우박이 내렸다”고 말하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19년간 담배를 끊은 그는 최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지난 6월29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신타그마 광장에서 한 경찰이 드럼을 치며 시위하는 시민을 걷어차고 있다. 길거리에 즐비한 폐업한 레스토랑 차에 올라탄 그는 시골 포도밭을 떠나 자신의 고향 도시로 향했다.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은행이 대출 연장을 거부했던 상점들의 쇼윈도를 지나쳤다.은행 할부금을 더 이상 갚지 못한 채 폐업한 레스토랑들도 보였다.교차로의 자동차 대리점 사장은 그의 사업체가 당장 다음달에 파산하리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다.고향 도시에서 같은 고향 사람들은 그와 마주치면 혐오감과 두려움이 엇갈린 시선을 보낸다. 익명을 요구한 조용한 성품의 소탈한 은행 지점장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바이올린 음악을 틀어 도착할 때까지 들었다.그가 도착한 도시의 이름은 드라마(Drama)다.그가 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은행은 그리스 동북 지방 및 동부 마케도니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그리스 동북 지방은 국가 재정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다.“지난 몇 달간 그리스 경제는 파탄이 났다.단순히 경제가 위축된 정도가 아니라 경제 자체가 붕괴되고 말았다.” 드라마시의 실업률은 30%에 육박한다.지점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하나씩 기업체에 파산을 선고하고 있다.그리스 북부 테살로니키와 불가리아 국경 사이에 위치한 인구 4만5천 명의 소도시 드라마는 은행 지점장의 고향이다.은행에 근무한 32년 동안 드라마시의 경제 발전에 한몫한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자신의 손으로 고향 도시를 파산시킬 운명에 처했다. 지난 2년간 그리스만큼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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