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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공급, 두 배 돼야 인류 안 굶어”
[Special Report Ⅰ]절대적 식량 부족 시대 도래
[16호] 2011년 08월 01일 (월) 티에리 페슈 economyinsight@hani.co.kr

티에리 페슈 Thierry Pech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편집국장
 
   
필리프 샬맹 Philippe Chalmin
프랑스 경제학자·파리 도핀대학 교수
2010년 한 해 동안 원자재 가격이 초강세를 보였다. 2011년 봄 오름세가 한풀 꺾였는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올봄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지만 가격 상승 압박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특히 금속과 농산물 부문이 그러하다. 보고서 ‘시클로프 2011’(Cyclope 2011)에서도 설명했지만, 현재 원자재 쇼크가 한창 진행 중이다. 1970년대 초와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현 원자재 쇼크 양상은 20~30년 주기가 계속 반복되면서 중간에 한 번씩 가격 급등 시기가 찾아오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1920년대 초반과 1948~53년, 1972~80년, 그리고 지금이 그런 급등 시기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투자 사이클과 관련 있다. 흔히 사람들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그때서야 부랴부랴 다시 원자재 개발 투자에 나선다. 하지만 투자가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를테면 광산이나 유전, 새로운 종자 등을 개발하는 데 족히 10년이 걸린다. 그 결과 이 시기 동안 가격 상승 압박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일반적으로 15~20년의 가격 하락기가 이어진다. 요컨대 원자재가 늘 풍부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에 사로잡혀 개발 투자에 소홀했던 1980~90년대 가격 하락기가 2006년 이후 지금의 원자재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한편 주기뿐 아니라, 최근 10여 년 동안 글로벌 경제성장으로 신규 원자재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도 원인이었다.
자원 고갈 우려가 원자재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새로운 요인은 아닌지?
자원 고갈 우려는 이미 1970년대에 제기됐다. 1972년 로마클럽(1968년 4월 서유럽의 정계·재계·학계의 지도급 인사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결성한 국제적인 미래 연구기관)이 보고서 ‘성장의 한계’를 통해, 20세기 말 석유자원 고갈과 금속자원 부족, 영양실조 만성화 등의 문제를 예견했다. 이는 당시 원자재 시세와도 일맥상통하는 전망이었다. 1950년대 말부터 원자재의 실질가격은 계속 하락했고, 원자재 수급은 수월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원매장량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성장의 한계’가 예견한 일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술 진보를 불러온다는 점을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종자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덕분에 ‘녹색혁명’ 물결 속에 수억 명의 사람들을 더 먹여 살릴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
하지만 얼마 뒤 상황이 급반전한다. 지구온난화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아마 이는 미래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오늘날 우리도 미래를 예측하는 데 1972년과 동일한 한계에 직면해 있다. 즉, 2050년도 기술 진보 수준을 미리 가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21세기 도전 과제 중 하나는 ‘탈석유’다. 고갈도 문제지만, 특히 석유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어쩌면 현재 석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덕분에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이라는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어쨌든 21세기 말 석유는 완전히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류는 분명 그사이 석유 없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이를테면 오늘날 리튬 개발이 한창이지 않은가. 20년 뒤에는 또 다른 새로운 자원이 개발될 것이다.
가격 상승이 기술 개발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려면 가격 추이가 지나치게 불안정하면 곤란할 것 같은데.
옳은 말이다. 근래처럼 원자재 시장이 불안정했던 때는 찾아보기 힘들다. 1960년대에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더라도 달러가 늘 제자리에 있었다. 환율제도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석유나 전기도 마찬가지였다. 석유 가격은 메이저 회사들이 형성한 카르텔에 의해 좌우됐고, 전기 가격은 국가가 관리했다. 농산물이 예외이긴 했지만, 대신 정부가 가격이나 수입 등을 안정화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전개했다. 오늘날 확실한 사실은 내일 아침이면 달러, 석유, 밀, 철강 등의 시세가 모두 변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른바 ‘투기 경제 시대’에 살고 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며, 또 그런 내일을 예측해야 한다. 그러니 투기 논리로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원자재 파생상품시장 규모 4천억달러
   
쿠웨이트 알아마디 유전에서 노동자들이 쏟아지는 원유를 뒤집어쓴 채 작업을 하고 있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투자자 일부가 원자재 시장으로 옮아갔다. 이런 현상이 현 원자재 쇼크에는 어떻게 작용했을까?
원자재가 투자자산으로 자리잡은 것은 분명하다. 오늘날 원자재 파생상품시장(미래 특정 날짜에 인도될 상품에 대해 오늘 가격과 양을 결정하거나, 적절한 가격에 미리 매도옵션이나 매수옵션을 거래할 수 있는 금융시장을 의미함)의 전체 투자액 규모는 4천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이 금융투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현 식품 가격 추이를 감안할 때, 2008년과 같은 식량폭동이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21세기의 중대 과제 중 하나가 식량 문제다. 90억 명을 제대로 먹여 살릴 수 있으려면 전세계 농산물 생산량을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식량폭동은 ‘부실 관리’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농산물 가격을 낮추면 도시민의 폭동은 막을 수 있지만 농민이 굶어 죽는다. 따라서 식량폭동을 막기 위한 해법은, 농업을 경제개발 정책의 우선 과제로 삼고 새로운 농업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동안, 혹 수요가 높은 원자재를 보유한 자원부국들이 불로소득자 특유의 방만한 태도에 빠질 염려는 없는가?
이것이 이른바 ‘원자재의 저주’다. 자원부국에 천연자원은 종종 하늘이 내려준 은혜로운 선물인 동시에 독이기도 하다. 흔히 불로소득은 나라를 개발하는 데 쓰이기보다 부정부패에 악용되는 경향이 강하다. 또 미래를 위한 투자를 자꾸 지연시킨다. 나이지리아, 러시아, 중동 등 대부분의 석유수출국이 그러하다. 과거 황금시대에는 신대륙 식민지의 막대한 금과 은의 혜택을 누리던 스페인이 그와 유사한 행태를 보였다. 역사적으로 천연자원의 저주를 비껴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 급등이 자원부국에 그런 방만한 태도를 부추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원자재가 이를 생산하는 국민에게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 Alternatives Economiques·번역 허보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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