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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한 유기농, 청결함을 잃다
[Life]유럽 슈퍼박테리아 감염 사태와 유기농 농산물
[16호] 2011년 08월 01일 (월) 타냐 부세 외 economyinsight@hani.co.kr

타냐 부세 Tanja Busse  프리랜서 기자
크리스티아네 그레페 Christiane Grefe  <디 차이트> 베를린 사무소 기자
괴츠 하만 Götz Hamann  <디 차이트> 경제부 부편집장
슈테파니 뮐러 Stefanie Müller  프리랜서 기자

호르헤 곤잘레스 알론소는 오이 컨테이너 내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아직은 바닥에만 쌓인 정도이지만, 머잖아 오이로 빼곡히 들어찰 것이다. 컨테이너에 실린 오이가 독일로 배송될 일도 더는 없을 것이다. 컨테이너째로 모두 폐기 처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남부 연안 도시 알메리아의 농산물 도매업체 오르토 프루티콜라로서는 오이의 폐기 처분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수십 명 사망자 만든 대장균 바이러스
   
지난 6월5일 독일 베를린의 한 시장에서 오이가 판매되고 있다.
독일에서 발생해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번져나간 장출혈성 대장균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가 스페인산 오이가 아니라고 밝혀진 뒤에도, 독일에는 스페인산 오이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팽배해 있다. 한편, 스페인에서는 애궂게 바이러스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이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독일에서 지금까지 장출혈성 대장균 바이러스 사망자는 6월 말 현재 최소 44명, 바이러스 감염자만 수천 명인데도 장출혈성 대장균 바이러스가 채소로 옮겨간 경로는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북부 독일의 새싹채소와 이집트산 호로파 씨앗이 장출혈성 대장균 바이러스의 유력한 감염 경로로 추측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한때 오르토 프루티콜라의 오이 창고가 장출혈성 대장균 질환을 퍼뜨린 주범으로 지목된 탓에, 흰색 작업복 차림의 알론소는 오이가 폐기 처분되는 광경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스칸디나비아와 동유럽, 그리고 독일의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 신고된 감염 사례에서도 한동안 오이가 장출혈성 대장균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중에는 유기농 오이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유기농 오이가 실제로 감염 경로일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장출혈성 대장균 발병 전만 해도 신선 채소, 특히 유기농 채소는 건강한 삶과 부작용 없는 식품, 그리고 양심적인 식품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대장균 발병과 함께 유기농 채소는 사상 최악의 식품 스캔들에 휩싸이게 되었다.
유기농 채소가 실제로 바이러스 매개체인지는 아직 지켜보아야 한다. 하지만 유기농 채소가 완전히 청결한 식품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해졌다. 독일 빌레펠트대학의 문화역사학자 토마스 벨스코프는 “독일 등 유럽 각지의 감염자 신원에 대해 알려진 바는 아직 없지만, 중산층이 집중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장균 바이러스의 대다수 희생자가 실제로 중산층이라는 사실이 증명된다면, 이번 장출혈성 대장균 발병 사태는 채식주의에 강한 역풍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산층 집중 감염은 유기농 농산물 탓?
토마스 벨스코프에 따르면, 신선 식료품에 대한 수요는 특히 지난 20년 동안 크게 늘어났다. 1950년에 독일인들이 연평균 채소 50kg을 소비했다면, 2011년 현재 연평균 채소 소비량은 무려 100kg에 달한다. 소비사회의 변화를 연구하는 토마스 벨스코프는 유기농 식품에 대한 믿음을 무너뜨릴 생각은 없지만, “유기농 식품이 기타 일반 식품과 마찬가지로 산업화의 과정을 걷고 있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식품의 산업화’는 신뢰할 수 있으며 표준화된 식품을 언제 어디서나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조그만 문제만 발생해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에 장출혈성 대장균 바이러스의 감염 범위가 마을 수준에 그쳤다면, 지금은 수백km 내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전파되는 것이 현실이다.
독일 중산층은 할머니가 손수 만든 저장식품과 정원에서 자란 과일에 대한 기억을 지니고 있다. 조부모 세대는 집에서 맷돌로 채소와 고기를 갈아 빚은 동그랑땡을 손자에게 구워주었다. 한 세대가 지나고 부모 세대는 동네 유기농 채소가게를 애용했다. 이제 우리는 슈퍼마켓 체인 레베(Rewe)의 유기농 채소 코너를 주로 애용한다.
 
유기농 채소 산업화로 피해 범위 확대
   
채소로 이루어진 건강 식단. 그러나 유기농 채소 재배가 기업화하면서 ‘유기농=건강’이라는 등식이 무너지고 있다.
하지만 ‘유기농 채소’가 해당 지역 농가에서 재배된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독일의 잘못된 농업정책으로 독일의 유기농 채소 재배량은 독일인들의 유기농 채소 소비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소비연구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놀랍게도 독일 유기농 채소의 44%가 외국산이다. 그리고 생태학적 식료품경제연합에 따르면 독일 유기농 당근의 무려 절반이 실제로는 외국산이다. 독일에 항공편으로 수입되는 케냐산 유기농 완두콩과 이스라엘산 유기농 파슬리, 선박으로 수입되는 이집트산 유기농 감자, 아르헨티나산 유기농 곡물, 그리고 화물차량으로 수입되는 스페인의 유기농 레몬, 유기농 토마토, 유기농 오이 등 외국산 유기농 채소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유기농 오이를 포함해 이 나라의 해외 수출용 오이의 무려 90%가 재배되고 있다. 스페인 농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북부 유럽으로 수출된 스페인산 오이는 약 13만t인데, 이 중 약 10만t은 스페인 반도의 남동부 끝자락, 알메리아 지역산이다. 농부들이 설치한 온실하우스의 비닐로 일대가 온통 뒤덮인 알메리아는 세계 최대 비닐하우스 지대이다. 심지어 위성사진으로도 알메리아 일대의 광활하게 펼쳐진 비닐하우스를 식별할 수 있다. 알메리아 온실하우스의 비닐은 우주에서도 반짝이는 셈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온실하우스 재배가 핵심 산업인 알메리아 지역에는 채소의 건강한 재배에 필수적인 햇볕과 물을 비롯한 모든 요소가 부족하다. 합법적인 관개시설을 갖춘 가족농장을 운영하는 농부 페페 하일러는 “비용 절감을 위해 농작물의 3분의 1은 불법 관개시설에서 나온 물로 재배되고 있으며, 이런 불법 시설은 스페인에서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페페 하일러는 가족농장의 드넓은 들판에 세운 정교한 관개시설을 비롯해, 채소 재배에 필요한 최소량의 물을 테스트하기 위해 별도의 시험용 정원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합법적인 관개시설을 운영하기 때문에 경쟁력에서는 뒤진다”고 씁쓸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환경단체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스페인의 불법 관개시설을 통상 50만 개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강수량이 적은 곳에는 지하수도 적게 고이게 마련이다. 또한 지하수가 흐르지 않는 지대에서 재배되는 채소는 박테리아와 질산염, 병충해 방제 약품과 침전물 등에 약할 수밖에 없다.
쿠엔카 출신의 유기농 농부 후안 비야는 알메리아 지역 농부들이 앞다투어 유기농 채소 재배에 뛰어드는 것이 기회주의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이 독일로 어마어마한 양의 채소를 수출하면서 돈도 벌고 국가 지원금도 받으니, 농가들이 너도나도 돈이 되는 채소 재배에 뛰어들고 있다.”
스페인에서 유기농 채소 재배 농가는 국가 지원금을 받는다. 스페인의 한 농업단체에 따르면, 스페인 농부가 해당 지역 경매를 통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배된 오이 1개당 국가 지원금으로 17~25센트를 받는 반면, 유기농 오이 1개당 국가 지원금은 최대 45센트이다.
하지만 알메리아 지역에서 화학물질로 뒤범벅된 비료와 거름이 무분별하게 남용되면서 적지 않은 병원체가 살충제에 저항력을 갖게 된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비야는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농부들은 병원체가 저항력을 보이지 않는 비료와 방충제를 찾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농부들이 국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유기농 재배로 전환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이렇게 유기농 재배로 전환한 스페인 농부들은 벌레들이 이미 내성을 가진 기존 화학비료 대신 유기비료나 식물을 사용하며, 해충 박멸용 살충제 대신 유용곤충을 풀어놓는다.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브로콜리와 아스파라거스.

유기농 농부들은 1년에 최대 세 번 수확한다. 프루넷 바이오를 비롯한 농산물 수출회사들은 수확한 채소를 독일로 수출하고 있다. 그렇게 지난 5월12일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알메리아 지역에서 재배된 오이가 독일로 대량 수출되었다. 프루넷 바이오 소속 화물차가 독일로 가득 싣고 간 오이에서 2주 뒤에 장출혈성 대장균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는 발표에 한때 큰 파문이 일었다. 프루넷 바이오사는 큰 충격에 빠졌고, 임원 한 사람은 독일 <슈피겔 TV>와의 인터뷰에서 촬영 카메라를 향해 채소 인도증을 내밀며 거기에 손으로 쓴 메모를 가리켰다. 메모에는 해당 오이가 운송 중에 변질되었다고 적혀 있었다. 채소의 운송 중 변질이 실제로 장출혈성 대장균 바이러스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원인이 어디에 있든, 소비자들이 프루넷 바이오를 비롯한 관련업체들의 채소를 당분간은 찾지 않으리라는 건 분명하다. 스페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루넷 바이오사의 하루 손실액은 평소 일일 매출액에 달할 정도로 커져서 최대 10만유로에 달한다.
 
장거리 운송비가 소매가격의 30% 차지
식료품 납품단계 중 운송이 취약 부분임은 이번 장출혈성 대장균 파동을 통해서도 재차 확인되었다. 유기농업체 컨설턴트인 미겔 바로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운송업체 중에 유기농 식료품에 적합한 용기, 컨테이너 및 창고 시설을 갖춘 곳은 별로 없다. 그래서 유기농 식료품 수출시 적잖은 문제가 발생한다.”
유기농 과일이나 채소의 운송비는 운송거리에 따라 소매가의 최대 30%를 차지한다고 미겔 바로는 설명한다. 오이 1개당 운송비는 최대 50센트이다. 이런 운송비가 포함되면서 유기농 농산물의 가격도 크게 오르는 것이다. 실제로 장출혈성 대장균이 발병하기 전인 5월 마지막 주에, 레베에서 오이는 1개당 1.59유로에 판매되었다.
납품 관련 업체들은 각 업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고 숨기는 것 또한 없음을 소비자에게 확신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레베는 그 선두에 서 있다. 레베의 스페인 코르도바 소재 자회사 캄피노 베르데는 독일의 유기농 상점에 과일과 채소 납품을 맡고 있다.

대장균 바이러스는 시스템이 낳은 결과
캄피노 베르데의 품질 담당자 마르틴 아이머는 “스페인은 레베에 유기농 과일과 채소를 납품하는 핵심 원산지”라고 설명했다. 아이머는 이번 장출혈성 대장균 파동과 관련해 모회사인 레베를 적극 방어했다. 그는 농업기술자 총 5명과 함께 들판에서 수확하기 전 과일과 채소를 1차 검사하고, 수확물 포장 단계에서 2차 검사를 한다. 2차 검사가 끝난 뒤 화물차량은 이틀을 달려 남부 독일의 환적 창고에 도착한다. 환적 창고에 하적된 채소와 과일은 3차 검사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채소의 품질에 하자가 발견되면 즉시 아이머에 통보하도록 돼 있다. 품질에 문제가 없는 채소는 각 지역별 재고 창고로 향하고, 도착 즉시 4차 검사를 받는다. 아이머의 설명대로 레베가 품질에 크게 문제가 있는 채소와 과일을 선별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가 언급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레베가 전체 채소와 과일에 대해 장출혈성 대장균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일상공협회(HDE) 회장이기도 한 요세프 잔크트요한저 레베 사장은 “유통업체들은 앞으로도 샘플 검사밖에 할 수 없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검사할 물량이 엄청나고 업체들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샘플 검사 이상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장출혈성 대장균 발병으로 관련 업계가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장출혈성 대장균의 매개체로 지목된 스페인산 오이 3개 외에는 우리도 더 이상 아는 바가 없다.” 수많은 유통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채소 샘플 검사를 실시했지만, 별다른 사항은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역사학자 우베 슈피커만은 레베의 견해에 동감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독일역사연구소 부소장 슈피커만은 수년째 식생활과 식료품산업, 그리고 식료품산업에 대한 국가 감독의 역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번 장출혈성 대장균 발병과 관련해 시급히 개선할 점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장출혈성 대장균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 병원균 바이러스는 결국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슈피커만은 식료품 업계를 편들거나 유기농 식료품 소비자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거듭 강조하면서, 어떤 형태의 식생활에도 리스크는 따르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식료품의 대량생산 이전에는 선모충, 소결핵과 육류 섭취에 따른 식중독이 창궐하여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은 적도 있다. 이제 문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대량 공급하며 장출혈성 대장균 발병 빈도수를 계속 줄여가는 데 있다. 슈퍼마켓에서 해당 지역에서 재배된 채소와 과일만 판매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기후변화와 더불어 1년 내내 온갖 채소와 과일을 소비하는 식습관 행태를 고려한다면, 슈퍼마켓의 해당 지역산 판매로는 수요를 절대 충족할 수 없다. 또한 유기농 농사로 갈아타는 독일 농부들이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난다 해도, 독일인들의 채소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유기농 채소 오염 출발점은 기업형 가축 사육
   
독일 당국이 지난 6월10일 유럽을 휩쓴 장출혈성 대장균의 원인으로 한때 지목했던 콩 새싹 채소.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결국 가축사육에 있다. 채소는 박테리아의 감염 경로로 지목받지만, 박테리아는 결국 소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세균 HUSEC 041의 변종인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최초 발견자 오스트리아인 테오도르 폰 에셔리히의 이름을 따서 지은 변종 세균으로, 반추동물의 소화관에서 생긴다. 날것이나 충분히 익지 않은 육고기, 다진고기나 가공되지 않은 유제품을 통해 주로 전이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최악의 경우 신장 기능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 지난 몇 년간 육고기로 인한 감염 사례가 몇 차례 발생한 미국에서는 장출혈성 대장균을 ‘햄버거 질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는 3년 전부터 유럽의 유기농 사육소와 대량 사육소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그들은 풀과 건초 등을 먹은 소는 농축 사료를 먹은 소보다 위에 장출혈성 대장균 박테리아가 적게 형성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생물학적으로 제조된 똥거름과 퇴비에는 기존의 인조비료보다 장출혈성 대장균 박테리아가 적게 들어 있다. 따라서 유기농 사육소를 늘리고 새로운 소 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축산업 관행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은 이미 비판가들이 오래전부터 지적해온 사항이다. 식생활 문화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집필한 미국의 저명 언론인 마이클 폴런도 이들 비판가에 속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푸드 주식회사>(Food, Inc.)에서 마이클 폴런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옥수수를 먹은 소는 빨리 살이 찌고, 장기에 장출혈성 대장균 박테리아가 생길 확률도 높아진다. 그 결과 변종 대장균이 생겨난다. 결국 대량사육 환경으로 인해 변종 대장균이 생겨나는 것이다. 소 사육장은 발목까지 분뇨로 넘쳐난다.”
이런 열악한 축산 환경에서 공격적인 변종 병원균이 형성되는 건 불가피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병원균은 과일과 채소 등의 식료품으로 전이되기도 한다. 한때 장출혈성 대장균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지목된 스페인산 유기농 오이는 최초의 대장균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아니다. 장출혈성 대장균은 이미 샐러드, 알팔파 및 새싹 채소를 통해 전파된 적이 있다. 딸기나 주스에서 병원균이 발견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병원균의 최초 경로는 항상 소였다.
전세계 축산 관행은 획기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장출혈성 대장균이 어떤 경로를 거쳐 채소로 전이되었는지 시급하게 밝혀내야 한다. 병원체는 운송·저장·가공 과정 중 언제 전이되었을까? 혹은 이미 재배 과정에서 오염된 물로 채소와 과일이 감염된 것일까? 검사 과정에서 미비한 점은 없었을까? 운송된 후 독일에서의 감독 과정에 소흘한 점은 없었는가? 위생학자들은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병원체 감염 사례를 규명할 과제를 떠안고 있다.
ⓒ Die Zeit·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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