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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아성 깨지지 않는다”
[Cover Story]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인터뷰
[2호] 2010년 06월 01일 (화)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conomyinsight@hani.co.kr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애플빠’ 혹은 ‘아이폰 전도사’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한글과컴퓨터’ 창업자로 알려진 그가 최근에는 아이폰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는 아이폰의 장점을 설파하고 한국 시장에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런 그를 한쪽에서는 애플의 맹목적인 추종자라는 뜻의 ‘애플빠’라고 불렀다. 다른 한쪽에서는 소비자가 새 기술의 혜택을 누리도록 이끈 ‘전도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어떤 수식도 사양했다. 한국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아이폰을 알렸을 뿐이고, 그나마 이젠 그 역할도 다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아이폰이 안드로이드폰보다 한 걸음 혹은 두세 걸음 앞서 있고, 그 격차가 좁혀지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애플이 국내 음악 서비스를 차단하면서 논란이 있다.
음식점에 가서 도시락을 꺼내 먹으면 안 되는 것처럼, 애플 역시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이 조항은 이미 내장됐거나 향후 선보일 기능과 충돌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있게 한다. 애플은 아이튠스로 성공을 거뒀다. 결국 이와 충돌하는 음악 서비스는 그들의 규정과 배치되지 않는다. 이를 폐쇄성으로 보면 SK텔레콤의 음악 서비스인 ‘멜론’에 KT의 ‘도시락’이나 LG텔레콤의 ‘뮤직온’ 등이 서비스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이윤 창출이지 도덕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애플이 폐쇄성 때문에 실패할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폐쇄하거나 개방하는 것은 수단일 뿐이다. 리눅스가 가장 개방돼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폐쇄성에 대한 비판은 맞지 않다. 오픈소스가 좋은 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제품 경쟁력이 중요하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비교하면 아이폰의 제품 경쟁력이 뛰어나다. 혼자 공부하는 것과 여럿이 함께 공부하는 것 가운데, 일반적으로는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아주 똑똑한 개인이 혼자 공부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폐쇄성은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존중돼야 할 선택이다.
 
폐쇄성은 존중돼야 할 선택
구글이 애플을 딛고 성공할 것이란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그 판단은 가정을 전제한다. 기업이 의사결정을 할 때 예전에 그랬으니까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건 실패의 원인이 된다. 상황이 같고 사람도 똑같다면 향후 결과도 같겠지만, 변수는 항상 달라진다. 휴대전화 제조회사도 여러 개이며, 이동통신업체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폰은 미국 시장에서 이동통신사인 AT&T만 서비스하고 있지만, AT&T의 경쟁업체인 버라이즌이 서비스할 수도 있다. 가정은 언제든 무너질 위험이 있다. 더욱이 아이폰은 제품 경쟁력 면에서 앞선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차이는 초창기에 90 대 83 정도가 아니라 90 대 30~40 수준이었다. 현재는 90 대 60~70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하지만 격차가 줄어들수록 그 벽을 깨기는 어렵다.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의 아성을 깨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났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휴대전화 제조업체, 이동통신사 등이 경쟁하게 됐다. 그 혜택은 소비자가 누리고 있다. 아이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들은 제품이 좋다면 기꺼이 돈을 지불하려 한다. 콘텐츠도 돈을 내고 사려는 사람들이다.
트위터도 그 변화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변화의 가장 큰 축은 아이폰이었으며, 그 다음에 트위터가 의견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 역시 트위터를 통해 아이폰의 장점을 많이 알렸다. 방송통신위원회나 삼성전자 쪽에서 불쾌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일깨워줬다. 물론 그 근본은 소비자가 (기존 서비스와 기기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이다. 이를 통해 정보기술(IT)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됐다.
아이폰은 국내 벤처기업에도 하나의 희망이 될 것인가.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관련 인원을 수천 명씩 뽑고 있다. 중소기업 차원에서는 인력 유출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처럼 개발자가 대접받는 경우가 없었다. 이들이 대기업에서 일할 경험을 갖는 것이 향후 IT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개인 개발자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다. 몇만 개만 팔면 2~3개월에 수천만원을 벌 수 있다. 없는 것보다 나은 시장이 생긴 것이다. 물론 너무 큰 기대는 무리다.
NHN 같은 기업이 새로 나타나기는 힘들단 말인가?
2000년대 벤처 붐 이후 성공한 기업은 NHN이나 게임업체뿐이다. 미국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이 많이 있다. 스마트폰이 새 전기를 마련해줬지만 NHN을 갈아치울 만한 기업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앱스토어 시장은 수많은 서드파티(해당 분야에 호환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다른 기업의 기술을 이용해 파생상품을 출시하는 회사)로 이뤄졌다. 플랫폼 소유자는 큰 수익을 얻지만 서드파티에서의 큰 성공은 미국에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국내에서는 쉽지 않다.

국내선 벤처기업 성공 힘들어
아이패드에 대한 관심만큼 구글의 ‘구글 TV’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7년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지금 우리는 휴대전화를 새롭게 발명했다’(Today Apple is reinventing the phone)고 밝혔다. 그리고 2년 뒤 구글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TV를 두고 ‘TV를 새롭게 발명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구글 처지에서 급했다는 느낌이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고 이노베이션을 거듭하는 가운데 구글 역시 시장에 뭔가를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애플과 구글만을 놓고 보면 애플이 유리해 보인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팟,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까지 기기에서 우위를 보여왔다. 반면 구글은 기기를 내놓은 적이 없다. 물론 결과를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추격자에서 벗어나 앞서갈수 있을까.
삼성전자, LG전자를 떠나서, 쫓아가는 이가 앞선 사람을 역전하기는 힘들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은 혁신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혁신할 틈이 없다. 쫓아가는 처지에서는 그 격차를 줄이는 데만도 벅차다. 삼성전자는 3년 전부터 자사 휴대전화의 강점으로 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DMB 기능이나 장시간 버틸 수 있는 배터리 기능 등을 강조했다. 기술적인 면만 강조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반면 구글은 애플이 못하는 부분에서 장점을 살리려 한다. 국내 기업도 따라잡으려고 집착하는 대신 우선순위, 차순위 선택 등을 통해 강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 또 삼성전자가 꼭 혁신 제품을 내놓을 필요는 없다. 지는 방식이 아닌 이기는 방식을 택하면 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갤럭시폰’의 경쟁 상대는 아이폰이 아니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폰 외에 다른 휴대전화 혹은 반도체를 많이 팔아서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과 해외 시장 개척 등을 고려해, 이기는 방식을 만들 수 있다.
애플과 아이폰을 두고 선과 악이라는 가치관이 개입되는 느낌이다.
‘애플빠’ ‘애플까’ 등의 표현은 용어 자체가 중립적이지 않다. 애플이나 아이폰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다. 기업은 자사의 이윤을 고려해 판단한다. 경쟁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는 것은 소비자 이익을 늘리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이폰 도입을 주장한 이유는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고, 국내 기업들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여기서 국내 기업은 대기업이 아니라 내가 속한 중소기업이다. 이런 판단에서 아이폰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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