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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 닮은 천연가스, ‘왕의 귀환’?
[투자]캐릭터로 읽는 원자재 투자 전략
[15호] 2011년 07월 01일 (금) 이석진 economyinsight@hani.co.kr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자산전략팀장

단기 투자 전략
가수 아이유 닮은 농산물

   
 
올해 초 대비 주요 원자재 상승률을 보면, 밀과 옥수수가 단연 탄탄한 움직임을 보이며 전년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요 곡물들이 강세를 보이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농산물이 에너지와 산업금속 등과 달리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경기의 대표 지표 중 하나인 제조업 지표와 농산물지수의 흐름을 놓고 보면 동행성 증거를 찾기 어렵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가 제기되면서 산업금속과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둘째는 글로벌 기상 상황의 악화다. 최근 한 달간의 주요 기사를 보면, 미국 미시시피주의 홍수, 중국 남부 지역에서 5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 서유럽 지역에서 지속되는 건조한 기후 등이 크게 보도됐다. 미국과 유럽, 중국 남부 지역이 대표적인 옥수수 및 밀 재배 지역임을 감안하면 최근 두 작물의 가격 강세는 어느 정도 앞에 언급된 기상 뉴스가 투자 심리에 작용했다고 볼 근거가 충분하다.
세 번째로는 투기자금 모멘텀이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에 따른 물가 상승)의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는 가운데 악화되는 기상 상황은 투자자에게 좋은 뉴스다. 실제로 단기적 가격 움직임은 수요-공급이라는 펀더멘털보다 금융투기자금의 이동에 의해 결정되는 비중이 훨씬 높아지고 있어 이 부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쯤 되면 2011년 원자재 시장의 대세는 농산물임을 확신할 수 있다. 가요계 상황과 비교하면, 최근 대세인 아이유와 놀랄 만큼 비슷하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농산물보다 원유와 비철금속 등 경기에 민감한 원자재들이 각광받았다. 가요계 역시 아이유보다는 소녀시대로 대표되는 걸그룹의 시대였다. 2011년 아이유의 시대가 왔는데 아이유가 유행(경기)에 민감한 걸그룹(산업금속)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경기에 비탄력적 성격의 농산물과 비슷하다. 최근 모멘텀이 가장 좋다는 점에서도 농산물로 비유해 모자람이 없다.

중기 투자 전략
쿵푸 팬더 닮은 금
   
 

지난 5월부터 극장가에서는 과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애니매이션 <쿵푸 팬더>의 속편이 상영되고 있다. 기대한 대로 ‘돌아온 쿵푸 팬더’는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고 있다. 투자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원자재 시장의 쿵푸 마스터’는 역시 금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쿵푸 팬더와 금의 성공 요인에는 겹치는 부분이 많이 있다.
쿵푸 팬더의 쿵푸 수련은 ‘미덥지 못함’의 연속이었다. 모두 그의 잠재력을 의심했고, 후계자 선정 역시 ‘운’이며 ‘거품’이라 과소평가했다. ‘금’이라고 달랐을까? 금 역시 1980~90년대, 약 20년간 미덥지 못한 자산의 대명사였다. 지금 일본 니케이 주가가 20년 전 주가의 25%에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2000년의 금값 역시 1980년 수준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2011년 현재 금의 위치는 가히 상전벽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주요 자산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적으로 마감한 자산이었을 뿐만 아니라, 2000년부터 무려 11년 연속 상승한, 지속성에 관한 한 21세기 대표 주자라 불러도 손색없다.
   
 
금의 특징은 바로 중앙은행이라는 조력자가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신흥국 중앙은행의 역할이 눈에 띄는데 중국·인도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러시아·멕시코의 중앙은행까지 금 매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현상은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 한 예로 중국은 외환보유고(약 3조달러) 대비 금 보유량이 1.6%에 불과한데, 이는 브릭스(BRICs) 전체 평균 수준인 5.2%보다 현저히 낮다. 중국이 이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만 해도 금 수요는 추가로 1천t가량이 필요하다.
미덥지 못했던 쿵푸 팬더의 실력이 이제는 거품이 아님을 누구나 인정한다. 금도 마찬가지다. 많이 오르기보다는 꾸준히 오름을 몸소 보여준 금의 성적은 그 자체로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괜히 1인자가 아닌 것이다.

장기 투자 전략
가수 임재범 닮은 천연가스

   
 
천연가스는 원자재 시장의 절대 소외주다. 천연가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봄부터 시작된 원자재 시장의 대세기 때도 부진의 대명사였다. 올해도 천연가스는 공급 초과 이슈로 인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3월 일본 원전 사태 탓에 천연가스 가격 전망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어야 할 것 같다. 구조적 변화 요인, 즉 수급 측면의 향후 큰 그림에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의 최대 용도는 전력 및 냉난방이다. 전력 원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3대 원자재는 △석탄 △원자력 △천연가스다. 문제는 이번 일본 원전 사태가 단기적 충격으로 그치지 않으리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일본 사태에 영향받은 독일 정부는 앞으로 10년 안에 기존 17개 원전을 완전히 폐쇄해 원자력 의존도를 제로(0)로 바꿀 계획임을 천명했다. 당사국인 일본 역시 2030년까지 원자력용 전력 비중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추세는 점차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전력 원자재 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답은 천연가스다. 왜? 천연가스의 가채연수(화석연료 등 자원의 확인 매장량을 연간 생산량으로 나눈 값)는 셰일가스 생산기술의 발전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원유 가채연수가 30~40년임에 비해 천연가스는 두 배 가까이 거뜬히 공급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격은? 단정할 수 없지만, 내려갈 여지는 거의 없는 수준임은 분명하다. 미국의 공급 우위로 인해 천연가스 생산업체는 시추 비용을 매몰 비용으로 처리한 채 생산을 계속하고 있지만, 향후 새로운 시추가 필요한 시점에는 이 가격대를 유지할 생산업체는 없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4.5달러/mcf인 가격이 향후 6~7달러/mcf로 넘어가리라는 판단은 매우 이성적이다. 3년 정도의 장기적 관점에서는 확신에 가까운 예상이 될 수 있다.
천연가스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는? ‘왕의 귀환’ 가수 임재범이다. 한때 시대를 풍미했으나 부침 많은 인생으로 나락에 빠져 오랜 세월 소외됐던 캐릭터. 하지만 특유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다시 왕의 귀환을 알리며 시청자를 환호시키는 캐릭터. 그럼에도 불확실성이 높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캐릭터. 결국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천연가스의 귀환, 기다리면 될 일이다.
stonyj1@my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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