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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심방-우심실’ 대결
[Cover Story]아이폰 대 안드로이드
[2호] 2010년 06월 01일 (화) 양린화 楊琳樺 <21세기경제보도> 기자 economyinsight@hani.co.kr

양린화 楊琳樺 <21세기경제보도> 기자

   
 

세상은 이미 양분됐다.
소문은 버라이즌(Verizon)의 입을 통해 입증됐다. 이틀 전 이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사는 구글과 공동으로 태블릿 PC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에 보기 좋게 한 방 날린 셈이다. 2007년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자 구글은 불과 반년 만에 안드로이드를 개발해 ‘농촌(안드로이드)으로 도시(애플)를 포위하는’ 전략1)을 전개했다. 앞으로 구글은 더욱 빠른 속도로 아이패드(iPad)를 추격할 것이다.
 
인간 세상 하루는 실리콘밸리의 10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시대의 친밀하고 상호 보완적 관계였던 혁신의 명가 애플과 구글은 실리콘밸리 사람들 눈에 시애틀의 거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마혁과시(馬革과尸)2) 속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돌진하는 두 영웅이었다. 이들은 실리콘밸리의 ‘좌심방·우심실’처럼 과학기술의 요람이란 자부심을 지켜왔다. 하지만 한순간에 10년 넘게 이어진 ‘밀월’을 끝내고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이처럼 속도감 넘치는 결별에 누구나 적응한 건 아니었다. 몇 달 전 한 과학 만화가 인터넷에 등장했다.
‘나는 애플도 사랑하고 구글도 사랑해’란 이름을 가진 실리콘밸리의 한 환자가 병상에 누웠다. 이들의 전쟁 때문에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이 환자의 병상에는 ‘Steve Jobs, 침착해!’ ‘That Eric Guy, 침착해!’란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하나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에게, 다른 하나는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에게 보내는 이 환자의 마음이었다. 어쩌면 미국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렇다고 누구도 이번 전쟁의 공격성을 막을 수 없었다.
이것은 차세대 기술 주기 변화에 따른 기회를 어떻게 포착할지에 관한 전쟁이다. 승자가 최대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싸움이다.
지금까지의 양상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두 대결자의 전략이나 가치관을 가늠해볼 수는 있다. 한쪽은 전통 하드웨어 출신의 애플이다. 이들은 하드웨어 단말기가 다르면 그에 따른 사용 경험도 달라지고, 제품 판매 가격도 달라진다고 믿는다. 애플은 초기 기술 발전 주기의 변화를 주도했고 ‘내부 통일’을 실현했다. 자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원해 사용자가 그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단말기를 선택한 뒤 아이튠스(iTunes)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에 기반을 둔) 엔터테인먼트와 애플리케이션을 방문하고 이 비용을 내게 한 것이다.
다른 한쪽은 분산성과 개방성을 겸비한 인터넷의 제왕 구글로, 유연한 ‘문어’와 같다. 애플과 이해를 달리하는 방대한 진영과 동맹을 맺고 전세계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자신의 운영체계를 탑재한 모바일 단말기를 개발하게 했다. 이 젊은 후발 주자는 어디로 튈지 짐작하기 어렵다. 실리콘밸리의 최근 소식에 따르면 구글은 캘리포니아에서 무선 광통신망을 가설할 계획이다. 만약 이 계획이 실현되면 구글이 이동통신사업자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것이다.
올 2월 실리콘밸리에 있는 케이 메이는 구글에서 보낸 전자우편 한 통을 받았다. 케이는 스마트폰 제3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모바일 앱빌더 창업자 가운데 한 명이다. 자기 전화에 스스로 전화를 걸어서 앉아 있기 지루한 미팅에서 벗어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다운로드 횟수가 5천 건이 넘었고, 평가 등급도 5점 만점에 3.5점을 받았다. 이에 구글은 전자우편을 보내 축하 메시지와 함께 무료 휴대전화기를 증정한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다.
케이는 휴대전화 두 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하나는 모토로라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해 만든 드로이드(Droid)고, 다른 하나는 구글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인 넥서스원(Nexus One)인데 가격이 500달러 정도였다.
케이는 “제3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우리도 몰랐다”며 ‘구글의 또 다른 현명한 조치(전략)’라고 평가했다.
 
제3개발자와 결탁한 구글
이들이 봤을 때, 구글이 2007년 11월 말 안드로이드 모바일 OS를 출시하고 ‘개방형 휴대전화 연맹’(OHA)을 구축한 이후 맞닥뜨린 문제점은 바로 휴대전화기 종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농촌(안드로이드)으로 도시(애플)를 포위’하는 전략은 구글이 최단기간에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늘리는 데 기여했지만, 제3개발자 처지에서 보면 불리할 수 있었다. “모든 휴대전화기가 각각 다른 단말기라면 화면 등 설정이 모두 달라진다. 또 안드로이드 OS는 업그레이드 주기가 빨라 제3개발자가 정신이 없다”고 케이는 말했다. 예를 들어 구글의 OS 버전은 안드로이드 2.1까지 진화했지만 개발자가 가진 휴대전화기는 대부분 그 이전의 OS라는 것이다. 그는 “휴대전화기를 보너스로 주면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최신 하드웨어나 OS를 따라가 고객 수요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들은 안드로이드 체계에서 더욱 개방된 환경을 갖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애플리케이션 품질을 통제하고 있어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바로 퇴출시키지만 구글은 이런 과정을 생략했다. 구글의 이런 ‘1석2조’ 보너스 전략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도구를 공급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앱셀러레이터는 지난 3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1천 곳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했다. 그 결과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의 81%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해 올 1월 68%보다 눈에 띄게 상승했다. 3월 조사에서 87%의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아이폰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희망한다고 밝힌 점과 비교할 때,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의 인기가 아이폰에 육박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이 분야에 진입하지 않은 업체에서 보면 안드로이드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 개발 도구를 보더라도 전세계적으로 자바 언어에 기반을 둔 프로그래머 수가 C언어에 기반을 둔 프로그래머 수를 훨씬 상회한다. 자바를 이용하면 안드로이드 개발이 더 쉽기 때문이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오브젝티브(Objective)-C언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고심
실리콘밸리의 모바일 분야 전문가들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출시하기 전에 이미 맥(Mac)과 아이팟, 아이튠스 등의 사용자를 확보해 아이폰 사용자 확장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한 상태였다고 지적한다. 반면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진정한 의미의 대규모 사용자가 없다. 닭이 달걀을 낳고 달걀에서 닭이 나오면서 이러한 척박한 땅과 비옥한 땅은 장차 ‘새로운 순환’을 형성하게 된다. 여기서 애플 제품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바꿔 말하면 아이폰 사용자는 상업적 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애플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 구매자가 많아지면 더욱 다양하고 훌륭한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런 사용자층을 겨냥해 더 많은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게 유도하는 것이 현재 구글 모바일 인터넷 사업의 핵심이다. 사실상 구글은 그들보다 한참 위에 있는 상대보다 더 친화력을 발휘하고 있다. 취재 결과 구글은 실리콘밸리에서 각종 제3개발자협회를 지원하고 수시로 각종 기술 교류와 강연을 하고 있다. 애플은 그렇지 않다.
최근 구글은 안드로이드와 관련한 하드웨어가 실패했다는 소식에 낙담했을 것이다. 이를테면 버라이즌과 스프린트가 잇달아 넥서스원의 판매를 포기했을 때, 구글은 스마트폰을 막 출시하고 통신사업자의 벽을 뚫기 위해 포위 전략을 짜고 해당 단말기를 더 많은 통신사업자에게 공급하려고 했던 당시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 이제 T모바일밖에 남지 않았고 판매량 또한 낙관적이지 않지만, 젊은 후발 주자로서 구글이 보여준 모습은 여전히 경쾌하고 낙관적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되 실패를 의연하게 받아들인 이유는 누구나 어떤 형식의 단말기를 사용해서라도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구글의 가장 큰 가치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책상에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이동통신 영역으로 옮겨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구글은 하드웨어에 대한 시도가 퇴짜를 맞았다고 확신해도 더 깊이 파고들지 않고 어깨를 한번 으쓱한 뒤 단념한다. 그리고 사용자의 휴대전화에 구글 로고가 찍혀 있든 아니면 짝퉁 제품이든 크게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얼마 전 라스베이거스에서 끝난 2010 미국무선통신전시회에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최신 휴대전화기가 대세였다는 점이다.
 
애플의 방어벽
   
 

애플도 그리 여유 있는 편은 아니다. 모두가 기억하듯 2007년 아이폰은 훌륭한 하드웨어와 멀티터치 및 내장형 키보드 등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열었다.
6월7일부터 11일까지 캘리포니아에서 열릴 애플의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가 중요해졌다. 그 자리에서 4세대 아이폰을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최신 OS의 아이폰 OS4를 발표한 상태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애플리케이션 우주의 중심’으로, 애플의 중심이 아이팟·아이터치·아이폰·아이패드 등 아이폰 OS를 기반으로 한 전자제품이란 사실을 강조할 것이다. 다시 말해 애플은 OS를 기반으로 각종 하드웨어를 뼈대로 삼은 방어벽을 구축했고, 앞으로는 방어벽 내부 결속을 다져 모바일 인터넷 제국의 내부 순환을 강화할 것이다.
이는 모건 스탠리의 판단과 일치한다. 애플은 플랫폼의 강점을 바탕으로 모바일 인터넷의 선도자가 되었고, 앞으로 2~3년 동안 영어권 시장에서 이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초기 플랫폼 선두주자인 애플은 자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장악하고 사용자가 그들의 광범위한 설비와 아이튠스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에 기반을 둔 엔터테인먼트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뒤 비용을 내게 했다.
이와 함께 애플의 하드웨어, 특히 아이폰이 전세계적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자 애플이 만들고 이끌어가는 모바일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도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리듬게임 개발업체 태퓰러스는 1년 전 해외 판매량이 회사 전체의 20%였으나 올해는 40%로 급증했고, 증가세가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이는 사용자가 비용을 내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아이터치 등의 제품으로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는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일부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는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애플은 자신의 ‘방어벽’이 공고해질수록 급진적인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애플의 구글에 대한 역공격은 구글의 주요 파트너인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 HTC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애플은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아이애드를 발표하고, 앞으로 구글과 모바일 인터넷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두고 승부를 겨룰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 1월 애플이 인수한 모바일 광고 개발사 콰트로 와이어리스가 중대한 책임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애플리케이션에서 광고를 개발하는 전문 업체로, 아직 시장 규모는 작지만 모바일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이 시장도 함께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아직까지 견제 세력이지 대등한 경쟁 상대는 아니다. 실질적으로 구글은 애플과 정면으로 승부를 가릴 필요가 없다. 블랙베리, 마이크로소프트, 팜웹OS와 시장을 분할하면 된다. 이 분야를 차지하면 왕좌에 오른 것과 같다.” 점차 가열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의 대결에 대해 이렇게 진단한 실리콘밸리의 한 인사는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제3애플리케이션 개발사를 어떻게 주도할 것인지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될 것이다. 앞으로 단기간에는 애플이 개인 소비자 단말기 분야의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으로 인해 구글이 기업고객에 주력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 21cbh
번역 유인영

1) 도시에서의 혁명이 아닌, 농촌에서부터 도시를 포위해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하자는 중국 마오쩌둥의 혁명 전략. 먼저 진입하기 쉬운 주변 시장을 장악해 역량을 확충하고 중심 시장을 포위한 뒤 적정 시기에 중심 시장을 점령하는 시장 확장 전략을 말한다.
2) 말가죽으로 시체를 싸다, 전쟁터에서 죽는 것을 겁내지 않고 용감하게 싸운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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