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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초폭등 땐 ‘원시경제’로 돌아가
[쥬니어 경제]물가 상승
[15호] 2011년 07월 01일 (금) 최진기 economyinsight@hani.co.kr

최진기 학원강사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또 물가 얘기를 해야겠네요. 부모님만 물가 걱정하시는 게 아니지요. 여러분도 물가난을 실감할 겁니다. 예전에 500원이면 살 수 있던 과자가 대부분 1천원으로 올랐습니다. 아이스크림이나 우유 가격도 1~2년 전보다 거의 갑절로 올랐고, 학교 앞 분식점 라면값도 안 오른 데가 없지요. 예전 용돈으로 요즘 물가에 버티기가 쉽지 않죠?
물가는 정확히 얼마나 올랐을까요? 경제학은 숫자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경제학에서는 물가가 ‘꽤 많이’ 올랐다는 표현은 쓰지 않지요. ‘몇 %’가 올랐다는 표현을 씁니다. 여기서 물가에 관한 중요한 질문 두 가지가 나오는군요. 일단 전체적으로 물가가 올랐다는 것을 어떻게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지입니다. 다음 질문은 당연히 물가가 오르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어떻게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지이지요. 

휴대전화 요금에 더 민감한 이유  
먼저 물가는 어떻게 숫자로 정확히 구하는지부터 생각해봅시다. 예를 들어 과자 가격이 지난해 500원이었는데 올해 1천원이 되었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1ℓ당 1500원에서 1800원이 되었습니다. 과자 가격은 100% 올랐고, 휘발유 가격은 20% 올랐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그야말로 수백만 가지 상품이 있고, 모두 각각의 가격이 있습니다. 이 모든 상품의 가격을 조사해 평균을 내야 할까요? 그것은 너무 힘들고, 정확하지도 않을 것 같군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생활 속에서 느끼는 물가를 최대한 정확히 산출할 수 있을까요?
   
 

물가 통계는 통계청이 집계해서 한국은행을 비롯해 각 정부기관에서 발표합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www.bok.or.kr)에 들어가보면, 오른쪽 아래에 ‘100대 통계 속보’라고 쓰여 있지요? 여기를 클릭해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100대 통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그림> 참조). 2011년 5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올랐다고 나오는군요.
이 <그림>을 그대로 해석해보면, 2010년 5월에 비해 전체 물가는 4.1% 올랐습니다(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또 2005년 1월 물가가 100이었다면 지금 물가는 120.4이니깐 20% 정도 올랐네요. 그런데 좀 이상하죠? 과자 가격은 100% 올랐는데 전체 물가는 겨우 4.1%밖에 오르지 않았다고요? 어떻게 계산했기에 이런 수치가 나올까요?
소비자물가를 계산하는 것은 복잡합니다. 과자 가격은 실제 100% 올랐지만, 가정에서는 과자를 사는 데 그렇게 큰돈을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 요금은 과자 가격보다 훨씬 비싸지요? 이렇듯 각 가정에서 주로 소비하는 대표 물건들을 선정하고, 이 물건들을 얼마나 많이 쓰는지에 따라 가중치를 곱한 뒤 전체 평균을 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쌀은 24.3, 휴대전화 요금은 23.7, 휘발유는 41.4 등의 가중치를 주는 것입니다. 만약 한 가구가 1천만원의 돈을 쓴다면 쌀에는 24만3천원, 휴대전화 요금으로는 23만7천원, 휘발유는 41만4천원을 쓴다고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런 비율은 매년 조사해서 조절해나갑니다.
<그림>에서도 봤듯이, 보통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년 동안 얼마나 올랐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박이 품목에 들어간다면, 여름엔 수박값이 싸고 겨울엔 비닐하우스에서 엄청나게 기름을 써가며 기르니 비싸겠지요. 그러니 겨울과 여름을 비교하는 식이면 수박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대신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의 수박값을 비교하면 수박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판단하기 쉽겠지요. 그래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를 발표하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과자 가격은 100% 올랐지만 휴대전화 요금은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아주 조금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가정생활에서 쓰이는 물건의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몸으로 느끼는 물가 인상폭과 실제로 발표하는 물가는 사람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밀하게 조사해서 내는 통계가 바로 물가입니다. 물가 정보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 보니 통계청에서도 많은 정성을 들여 물가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물가가 오른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너무 쉬운 질문이지요? 당연히 국민의 생활이 어려워집니다. 월급은 똑같은데 물건값만 오르면 당연히 생활이 힘들어지겠지요. 경제성장도 힘들어집니다. 물가가 오르니 사람들은 당연히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고, 소비가 줄어드니 경제가 성장하기 힘들어집니다. 아, 여기서 잠깐. 경제성장과 물가의 관계는 사실 이렇게 간단히 정리하기 힘든 문제가 있습니다. 완전히 물고 물리는 관계이거든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먼저 물가가 점점 오르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경제가 막 성장하고 있을 때는 물가가 함께 오르는 것이 정상입니다. 국가 경제가 전체적으로 좋아진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물건을 많이 소비하게 됨에 따라 물가도 따라서 같이 오릅니다. 이렇게 경제가 계속 좋아지고 물가도 계속 조금씩 오르는 식이면 뭐가 문제이겠습니까? 부모님이 용돈을 많이 주셔서 과자를 더 많이 사먹게 되면, 과자 가격이 좀 오른다고 해도 별반 문제될 것은 없겠지요?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용돈은 겨우 10% 올랐는데 과자 가격은 20% 오르는 상황이 되면, 이제 문제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물가가 경제성장률보다 더 오르게 되면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게 되겠지요? 여러분의 용돈 인상률보다 과자 가격 인상률이 더 높은 상황을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물가가 너무 오르게 되면 다시 경기가 침체됩니다. 그래서 ‘경제성장 → 물가상승 → 경제침체 → 물가하락’의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물가가 오르는 것을 그냥 눈 뜨고 보다가 초대형 사고가 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올라버리는 것입니다. 과자 가격이 500원에서 700원이 되었다가 1천원이 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100만원, 1천만원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웃기지도 않은 일이 역사에서는 자주 있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독일에서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빵 하나 사려고 하면 아예 돈다발을 수레에 담아서 빵집에 가야 했습니다. 더 웃기는 일은 길에서 강도를 만났는데 그 강도가 돈다발은 내팽개치고 수레만 훔쳐서 달아났다는 것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짐바브웨라는 아프리카의 한 나라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짐바브웨에서는 물가가 하도 올라 무려 100조원짜리 지폐가 발행되고, 이 지폐가 땅바닥에 나뒹구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돈을 너무 많이 찍어내다 보니 돈 찍을 종이까지 모자라는 지경이 된 것이죠.
이런 물가 초폭등 사태가 벌어지면 그때 경제는 거의 원시시대로 돌아가버립니다. 돈 값어치가 워낙 없다 보니 사람들은 그냥 물물교환을 하고 맙니다. 빵을 사려고 감자로 값을 치르거나, 월세로 밀가루를 받는 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나라 경제는 완전히 결딴났다고 봐도 되겠지요. 실제로 짐바브웨에서는 물가 초폭등 사태 때문에 실업률이 80% 이상 치솟았다고 합니다.
이제 물가의 무서움을 이해하시겠지요? 물가가 너무 오르는 사태는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물가 안정이라는 막중한 책임은 바로 ‘한국은행’이 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에는 ‘물가 안정, 한국은행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입니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그럼 한국은행에서 어떤 방법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까요? 똑같은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던져볼까요? 한국은행은 왜 물가 안정의 책임을 떠맡고 있을까요? 두 가지 질문은 약간 다른 것 같지만 같은 대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찬찬히 살펴봅시다.
   
 
금리 올려서 물가 잡는다
시장경제에서 가장 좋은 방식으로 알려진 것이 ‘금리 인상’입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돈이 있는 사람이 지금 당장 물건 사는 데 돈을 쓸까요, 아니면 은행에 맡겨서 이자를 더 받을까요? 금리가 높아지면 당연히 막 쓰기보다는 은행에 저금을 많이 하겠지요? 그래서 시장에는 돈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물건을 사려는 사람은 적어지게 마련이고 물가는 조금씩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금리를 낮추면 쥐꼬리만 한 이자를 받기보다 일단 쓰고 보자는 사람이 많아지니 물가는 올라가겠지요.
그래서 물가 안정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금리 인상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금리를 결정하는 곳은 어디라고 했죠?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입니다. 자, 이제 질문의 답이 풀려가나요? 물가는 금리를 통해 잡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의 막중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satamjink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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