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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귀환’ 규명, 넘어야 할 산
[Special Report Ⅱ]재림한 불안사회, 계급 논의 부활하나
[15호] 2011년 07월 01일 (금) 파스칼 콩브말 economyinsight@hani.co.kr

파스칼 콩브말 Pascal Combemale 프랑스 앙리4세고등학교 교수

1970년대까지는 ‘계급’이라는 말로 사회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는 노동자계급과 부르주아지라는, 가장 이분법적 방식으로 대비됐다. 그 뒤 경제성장을 통해 사회의 ‘중도화’가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다. 즉, 과거 원시적 자본주의의 유산으로 존재하던 사회계급이 문명화된 자본주의의 도래와 함께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 특권층은 천문학적 고소득을 얻는 반면, 불평등과 고용 불안정이 늘어나는 현상은 이런 분석을 뒤흔들었다. 이는 ‘계급의 귀환’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계급은 진정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떤 정의를 채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몇 가지 특징에 따라 개인을 재분류하고, 이것을 ‘계급’으로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쟁이 존재하지만, 세 가지 개념이 눈에 띈다.

계급을 보는 네오마르크스주의적 관점
첫 번째 이론은 개인이 특정 삶의 조건(주택 소유, 여가, 건강 등)에 접근할 수 있는지다. 두 번째 이론은 제한적 자원(경제적 자본이나 문화적 자본 등)의 소유를 강조하는 것이다.
세 번째 이론은 특정 형태의 사회에는 구조적으로 분리될 수 없는 착취와 지배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데 방점을 둔다. 이에 따라 이 개념은 앞의 두 개념에 비해 훨씬 논란이 크다. 지금부터 이 세 번째 이론에 기대어 논의를 진행하려 한다. 이 이론은 다른 이론들이 제기하지 않는 문제, 즉 사회 변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권력을 갖기 위한 갈등의 문제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 이론을 ‘네오마르크스적’이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이름을 붙이는가보다 그것에 대한 가정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첫 번째 가정은 우리가 사회라고 부르는 현실이 존재하며, 그것은 무정형적·유동적이지 않지만 사회적 관계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가정은 자본주의라는 사회의 지배적 생산양식과 계급적 지위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들이 낳은 결과라는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관계가 낳은 지배 관계는 원거리에 존재하며, 비인격적 형태를 취하는 권력이라는 특성이 있다. 주주 집합체로서 집단적 자본가에게는 얼굴이 없다. 프랑스 제철업자의 운명이 런던에서 내려진 결정에 달려 있는 것처럼, 중국 봉급생활자의 운명은 뉴욕이나 서울에서 내려진 결정에 종속돼 있다. 뮤추얼펀드와 연기금 등을 통해 많은 봉급생활자들은 직간접적으로 주주임에 따라 미미할지라도 자본가의 일부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세계적 차원의 것인 데 반해, 계급 분석은 국가적 층위로 제한돼 이뤄지는 데서 비롯되는 어려움이 여기에서 발생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빈민가인 뉴욕 할렘에서 한 주민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
카를 마르크스에 따르면, 이런 사회관계는 착취관계이기 때문에 적대적이다. 경제적 가치가 오직 노동에 의해서만 창출된다면 그 이익은 노동 성과를 제대로 주지 않는 것에서 발생한다. 착취는 봉급생활자가 자신이 만들어낸 가치의 전체를 돌려받지 못한다는 데서부터 생긴다. 봉급생활자 삶의 수준이 향상된다면 생산성이 높아지는 동안에는 적대관계가 약화된다.
이 기준을 사회학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예를 들어 어떤 봉급생활자는 간접적으로 다른 봉급생활자를 착취함으로써 혜택을 받는다. 이런 혜택은 종종 제품을 생산한 사람에게 적은 임금을 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상품을 소비하기 때문에 생겨난다(이는 ‘메이드 인 차이나’를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가정의 영역에서 부르주아든 프롤레타리아든 상관없이, 무보수로 남성에게 착취되는 여성의 노동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 보수를 받는 노동에 대한 착취에만 한정한다면 가정주부는 계급조차 형성하지 못하는 셈이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세금을 통해 급여를 받지만, 그들이 창출한 생산가치는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기 때문이다.
계급은 카스트제도가 아니다. 사회적 지위가 대물림되는 닫힌 ‘그룹’이던 카스트제도나 구시대의 신분과 달리 계급은, 비록 실제 재생산되더라도 사회적 지위(획득된 지위)에 대한 접근이 법에 의해 모두에게 열려 있는 사회임에 따라 유동성이 허용된다.
이런 복잡성은 마르크스가 왜 계급과 계급의 분파 외에 다양한 층위의 카테고리를 사용했는지 설명해준다. 실제 귀족·농부·소상공인 등 구체제의 사회적 유산을 이루는 그룹과 군인, 관료, ‘도둑과 온갖 종류의 범죄자 양성소’ 같은 룸펜프롤레타리아 등 특수한 그룹이 당시에는 존재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오랫동안 중요한 위치를 점한 두 행위자가 존재한다고 보았는데, 그것은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였다. 다른 것들은 경쟁에 압사당한 소농 같은 자영업자처럼 사라지거나, 두 진영 사이에서 이리저리 흔들렸다.

세계화 속 새로운 계급 논의는 ‘섬세함’ 요구해
여기서 우리는 역사가 계급투쟁의 산물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이미 정해졌다고 상정하는 것은 모순임을 명심해야 한다. 갈등의 해결책은 열려 있고 그 해결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갈등은 전진과 후퇴, 잠복기와 휴지기 등을 거쳐 다소 제도화할 수 있다.
중간층의 지위 상승 같은, 자본주의의 몇몇 중대한 변화는 계급이론을 반박하는 듯하다. 그동안 적어도 다섯 가지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 변화는 노동분화 심화와 관련 있다. 노동분화 심화로 사적·공적 조직 또는 관료체제 내 경영관리 업무가 증가했다. 이런 경향은 간부(1962년에는 전체 고용 중 4.7%였는데, 오늘날은 16.6%)와 중간관리직(18.3%에서 29.4%로 증가)의 지배력 증대를 설명한다.
두 번째 변화는 더 숙련된 노동을 요구하는 기술 발전과 관련 있다. 고등교육 학위를 받은 피고용인의 비율이 1962년 2.7%에서 2007년 32%로 늘었다.
세 번째 변화는 사회·경제적 영역에 대한 정부 개입의 증가와 관련 있다. 오늘날 프랑스에서 공적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56%에 이르고, 공무원 수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재분배 제도 역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가계소득 중 사회부담금으로 지출되는 부분이 36.7%다. 이 모든 것이 마르크스가 연구했던 자본주의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만든다.
네 번째 변화는 3차 산업 확대와 노동자 수 감소다. 3차 산업 종사자는 전체 일자리 4개 중 3개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고, 노동자 수는 1950년 말 40%에서 현재 21.5%로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사무원은 같은 기간 18.3%에서 29.4%로 늘어나 노동자 수를 추월했다.
다섯 번째 변화는 노동방식 변화와 관련 있다. 노동방식 변화 방향은 비정규직 등 고용 불안정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런 변화들은 계급의 효용성이 사라졌음을 뜻하는가? 아니다. 계급이 자본주의와 분리될 수 없음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자본주의에서 빠져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어떻게 계급의 소멸과 그것의 회귀란 주장을 옹호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것을 토대로 할 때, 계급분석을 전면화하기에는 사회학에 여러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특히 승자와 패자의 구분, 재편과 탈지역화로 위협받는 자 사이의 단절을 강화하는 세계화의 영향 아래서, 자료로 뒷받침되고 섬세한 전략과 긴장감을 갖춘 계급적 분석이 아직은 결여돼 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번역 백수린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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