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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점차 ‘야행성’ 변신
[통계로 읽는 한국사회]수면과 휴식
[14호] 2011년 06월 01일 (수) 김보근 economyinsight@hani.co.kr

김보근 편집장

인간의 노동은 사회를 만들고 발전시킨다. 하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을 지속적으로 하려면 충분한 수면과 여가활동, 영양보충을 해야 한다. 한국인은 과연 충분한 ‘재충전 과정’을 거치고 있을까?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재충전 과정은 어떻게 변화하는 것일까? ‘통계로 본 한국 사회’ 시리즈의 첫 번째로, 한국방송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가 1981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국민생활시간조사’를 통해 한국인의 수면과 휴식에 대해 살펴봤다.
먼저 통계는 한국인의 생활 행태가 점차 야행성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통계가 시각별로 잠자는 사람들의 비율을 보여주는 <표>이다. 예를 들어 1981년에는 아침 6시에 잠자는 사람이 전 국민의 39%에 불과했지만, 2010년이 되면 71%의 사람이 같은 시각에 잠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30년만에 아침에 이불 속에 있는 사람이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밤의 취침 현황을 살펴보면 상황은 반대이다. 가령 1981년 자정에는 국민 중 95%가 이미 꿈나라로 가 있었다. 하지만 이 비율은 2010년이 되면 87%로 8%포인트 떨어진다. 밤 11시에는 75%에서 50%로 무려 25%포인트 낮아진다.
생활 패턴이 밤 중심으로 변화한 것은 무엇보다 1982년부터 시행된 야간 통행금지 철폐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통금시대’에는 통금 사이렌과 함께 자정 이후의 모든 움직임이 불법이었지만, 통금 해제와 함께 한국인도 밤을 즐길 권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후 음식점 등의 야간영업 허용, 24시간 편의점 등장 등 각종 규제 완화와 이에 따른 상업 형태 변화도 사람들을 야행성으로 바꾸어놓았다. 밤문화 확대와 관련한 해프닝 중 최고점은 아마 학원에도 24시간 영업을 허용하려던 서울시의회의 2008년 시도였다. 밤에 활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학원도 철야 영업할 경우 수익이 늘어나는 점은 명확하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밤새워 공부하게 하는 것이 그들의 신체나 정서 발전에 맞을까. 이로 인해 낮 시간에 이루어지는 공교육이 더욱 황폐해지지 않을까. 서울시의회의 시도는 결국 반대 여론에 부닥쳐 백지화하고 말았다.

   
 
경기도민과 서울시민, 가장 잠 적어
2010년 수면 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광역시·도 가운데 경기도민과 서울시민이 가장 잠을 덜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민은 7시24분간 수면을 취했으며, 그 뒤를 7시간25분간 잠잔 서울시민이 이었다. 이 수면 통계 수치는 수도권 일대 사람들이 그만큼 활동이 많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 밖에 광역시·도 주민들의 수면 시간이 적은 순으로 나열해보면 경남(7시간31분), 강원(7시간33분), 인천과 충남(7시간34분), 대구(7시간35분), 부산과 전남(7시간36분), 경북과 제주(7시간39분), 광주(7시간43분), 대전(7시간45분), 충북(7시간48분), 전북(7시간55분), 울산(8시간11분) 순이었다.
한국인의 식사 시간은 약간의 부침이 있음에도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늘어왔다. 한국방송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가 ‘국민생활시간조사’를 처음 시작한 1981년에는 한국인의 평일 식사 시간이 1시간35분이었으나, 2010년에는 1시간50분으로 약 15분 늘었다. 사람들이 하루 24시간을 96개 단위로 나눠 다양한 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식사 시간이 15분 늘어난 것은 작은 변화가 아니다. 아침과 저녁 등 집에서 먹는 식사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뤄짐을 감안할 때, 식사 시간 증가에는 외식문화 발달이 큰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토요일 식사 시간이 1981년 1시간34분에서 2011년 1시간53분으로 19분이나 늘어난 것은 이런 추정을 뒷받침해준다. 식사 시간을 남녀별로 비교해보면, 2010년은 여자가 1시간51분으로 1시간49분을 기록한 남자보다 2분을 길게 썼지만 남녀간 식사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인터넷, 휴대전화, 유선 TV 사용 크게 늘어
전 국민의 전체 여가 시간은 2010년 평일 6시간1분, 토요일 7시간27분, 일요일 8시간22분을 기록했다. 이 수치들은 2005년과 비교할 때 평일(증가 시간 36분), 토요일(46분), 일요일(38분) 모두 증가했다. 여가 시간 중 2005년과 비교할 때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은 평일의 경우 인터넷 이용(12분→37분)과 휴대전화 사용(2분→25분), 그리고 유료 방송 시청(14분→23분)이었다. 세 부분의 증가분이 57분이나 된다. ‘국민생활시간조사’가 중복 활동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세 가지 사례의 급격한 확대는 다른 여가 시간이 오히려 2005년에 비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국민생활시간조사’는 1981년 이후 2010년까지 총 9차례 수행됐고, 국민의 생활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조사 대상에게 15분 단위로 나눠 활동 상황을 서술하도록 했다. 2010년 조사는 서울특별시·광역시·도 중에서 구·읍·면 단위의 100개 지점을 선정해 조사했고, 총 조사 대상자 수는 3500명이었다.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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