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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취업-인력부족, 모순의 브라질
[Trend]브릭스 기업의 노동력 운용
[14호] 2011년 06월 01일 (수) 알레자 살로망, 타치아나 지아니니 economyinsight@hani.co.kr

알레자 살로망 Alexa Salomão <이자미> 편집장
타치아나 지아니니 Tatiana Gianini <이자미> 저널리스트

조르지 메네가시는 20살에 국제적 회계법인 ‘어니스트앤드영’(Ernst & Young)의 브라질 지사에 수습사원으로 1977년 입사했다. 그는 당시 세대들 사이에 선망의 대상이었다. 대기업에서 경력 쌓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35년이 지난 지금 어니스트앤드영의 브라질 지사장이 된 메네가시의 고민은 자신이 젊은 시절 품었던 것과 같은 야망을 가진 젊은이들을 찾는 일이다. 브라질 경기는 뜨거워지고 있지만, 이 호경기를 누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을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서비스 제공업체를 통솔하게 되면서 유능한 인재를 많이 필요로 하게 됐다.
3850명이 정원인 어니스트앤드영의 경우 현재 200여 개 자리가 비어 있다. 회사가 채용을 게을리한 것이 아니다. 어니스트앤드영은 지난해에 수습사원 700명을 채용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30%는 정식 채용된 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곧 다른 기업으로 옮겼다. 현재의 경쟁업체는 물론이고, 회계산업에 뛰어들 예비 업체의 스카우트가 심각했다.
메네가시는 “이런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런 현상에 대항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새로운 현실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1천 명 신입사원 대부분 타사에 빼앗겨
어니스트앤드영의 브라질 경영진은 자사가 운영하는 대학에서 신입사원 1천여 명을 받아들여 교육하려 한다. 하지만 그들 중 대다수를 불가피하게 잃을 것이라는 사실도 안다. 이런 상황이 오늘날 브라질의 ‘노동력 운용 법칙’이다. 인력 부족이 브라질 경제와 기업이 성장하는 데 주요한 애로사항이 됨에 따라, 노동력 쟁탈과 관련해 기업마다 기상천외한 움직임을 보인다.
현재 브라질의 취업인구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9200만 명이며, 지난해 12월 주요 대도시 6곳의 실업률은 5.3%에 불과했다. 이는 브라질 지리통계연구소(IBGE)가 조사를 시행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브라질 경제가 최근 몇 년 동안 엄청나게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다.
취업률이 높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소득을 얻고 신용을 갖추게 돼, 소비를 촉진해서 경제순환을 원활히 하는 동력이 된다. 하지만 브라질에는 높은 취업률이 희소식만은 아니다. 인력을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과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신생 기업들의 새 일자리를 채울 적임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브라질 최대 은행 이타우 우니방코의 이코노미스트 아우레리우 비칼류는 “2015년까지 브라질 경제가 연평균 4.6%씩 성장한다면 고학력 전문인력이 800만 명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연히도 현재 브라질의 실업자는 800만 명이다. 하지만 전문인력 부족 현상을 실업자 그룹을 통해 해소할 수는 없다. 대다수 실업자가 자격이나 기술 부족 등의 이유로 노동시장 변두리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높은 취업률 속 인력 부족 현상은 무능하고 비효율적인 브라질 교육제도가 낳은 유산이기도 하다. 국가가 노동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성장 전망 자체가 위기에 처한다.

   
브라질의 한 알코올공장 앞에 선 노동자. 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브라질의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고학력 전문인력 800만 명 필요
한 예로 인력 부족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쉽다. 실업률이 낮아지면 노동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도록 힘을 불어넣어준다. 이로 인한 고임금은 기업 재정에 압박을 가해 상품 가격을 올림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1973년 이래 브라질에서는 인건비가 인플레이션 압력의 근원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 아우레리우 비칼류는 “현재 브라질은 물가 상승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위기에 처했다”고 말한다. 그만큼 노동생산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어느 경제에서나 높은 생산성을 동반한다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없이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다. 생산성이란 노동 1단위가 만들어내는 산출량으로 기술응용, 운영관리, 혁신수준, 고학력 근로자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경제성장과 생산성의 관계를 연구하는 경제학자 로런스 볼(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은 “생산성에 투자하지 않고서는 어떤 나라도 탄탄하고 일관된 성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브라질이 얼마나 생산성이 뒤처져 있는지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2002∼2008년 한국의 생산성 지수는 한 해 평균 7.4% 증가했다. 그 뒤를 이어 중국은 5.2%, 미국은 4.6%, 아르헨티나는 3%를 기록했다. 반면 브라질의 생산성 지수는 한 해 0.9%씩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브라질은 공교육의 질적 저하 탓에 대체로 변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갓 졸업한 학생들은 대부분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노동시장에 들어서게 된다. 기업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기초교육도 수료하지 못한 사람들을 흡수하게 된다. 리우데자네이루 가톨릭대학의 주제 마르시우 카마르구 교수는 “이런 신입사원들을 가르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건설 노동자에게 벽돌쌓기를 가르치는데, 만약 그가 글을 모르거나 계산·측정을 할 줄 모른다면 작업은 매우 느리고 비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는 곧 브라질에서 제품 생산 원가를 높이고, 완성 시간 또한 늘리고 있음을 뜻한다. ‘아틀란치쿠 술 조선소’의 경우가 그러하다.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룰라 대통령의 고향으로, 룰라 정부가 강력한 경제개발 정책을 추진한 지역) 수아피 항구에 2005년 세워진 조선소인데, 해운업 분야에 사업 경험이 없는 지역에서 조선업을 시작했다. 당연히 전문인력 공급이 큰 문제로 대두됐다.
조선소는 최근 1200명을 뽑기 위해 4개월간 7개 주에 구인광고를 냈다. 하지만 응시한 2만 장의 이력서를 평가한 결과, 대부분 이 분야에서 전혀 일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현재 아틀란치쿠 술 조선소의 생산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전직으로 어부, 세일즈맨, 심지어 하인이었던 사람까지 있다.
지역 주민을 교육하는 일이 실용적인 해결 방안이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사회 구제책을 실천하는 방안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조선소는 2018년까지 유조선 22개와 유전 탐사선 7개, 해양 플랫폼 선체 부분을 납품해야 한다. 첫 번째 유조선은 지난해 5월 룰라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수식을 거행했다.
유조선은 지난해 9월 납품을 완료하기로 했지만, 올해 5월로 미뤄졌다가 다시 올해 2분기로 연기됐다. 이렇게 시간이 계속 흐르다 보면, 납품은 착공 뒤 3년이 돼야 가능할 것이다. 한국과 싱가포르에서는 9개월 정도면 유조선을 완성한다.
지연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팀 경험 부족이다. 2008년부터 조선소 사장직을 맡아온 앙젤루 벨레리스는 지난 2월 “지연 현상은 처음으로 선박을 제조하면서 나타나는 ‘학습곡선’(경험곡선)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며칠 지나지 않아 ‘새로운 과제’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현재 브라질의 상황을 경제이론에서는 ‘완전고용’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실업률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사실상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모두 고용된 단계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물론 실업자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완전고용이라는 데 이견이 있다. 완전고용을 주장하는 이들은 빈자리를 채우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
투자관리회사인 ‘케스트 인베스트먼트’ 임원인 루이스 카를루스 멘돈사는 이렇게 말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유모, 건설노동자, 용접공, 기술자, 엔지니어가 부족해 일상생활과 회사 업무는 이미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70년대 이어 다시 ‘경제 기적’ 시기 누려
완전고용 상태의 긍정적 측면은 브라질을 현재 가장 매력적인 신흥경제국(BRICs) 대열에 올려놓는 데 도움을 준 점이다. 풍부한 노동 수요는 서민층의 신분 상승과 새로운 중산층 형성에 기여했으며, 불평등을 줄이고 소비지출을 증가시켰다. 고용 및 소득이 이처럼 강하게 늘어난 마지막 시기는 ‘경제 기적 시기’로 불리던 1970년대였다. 제툴리우바르가스재단(FGV) 사회정책 연구센터 회장인 경제학자 마르셀루 네리는 그때와 유사한 점은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이 훨씬 더 완전고용 상태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지금은 소득분배가 되고 있는데, 이는 1970년대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현상이다.”
2003년 이래로 극빈층 20%의 소득 증가가 최상류층 20%의 소득 증가보다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이런 변화는 주실레니 두스 산투스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구원이다. 그녀는 1990년대 초 북동부 지역 피아우이에서 상파울루로 이주해왔다. 기초교육을 마치지 못한 그녀는 몇 년 동안 제대로 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다. 그녀는 38살이 된 2005년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게 됐다. 한 환경미화업체에 정식으로 입사해 회사 노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학업과정을 수료한 것이다. 현재 42살인 그녀는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대학에서 안전관리 과정의 첫 학기를 시작하고 있다. 2년제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 기술교육 과정이다. 그녀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까지는 환경미화업체에서 일해야 한다. 하지만 내 삶은 이미 더 나아졌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전문인력 부족 현상은 교육 분야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었다. 노동시장에 초점을 맞춘 2년제 전문학사 과정과 실무 위주의 학사 커리큘럼, 기술교육 과정은 최근 몇 년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술교육 과정 등록생은 점차 증가해, 현재 전체 학사과정 등록생의 11%를 차지한다.

   
브라질의 한 알코올공장 앞에 선 노동자. 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브라질의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전문인력 부족, 교육시장에 새로운 기회로
자격을 갖추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문제는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르는 것이다. 이는 가장 뜨거운 경제 분야인 건설현장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3년 전, 건설 분야의 노동자 수요는 ‘밑 빠진 독’으로 변했다. 건설업자들은 서로 다른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을 빼내어 갔다. 상파울루에서는 TV 서비스 제공업체 부문의 기술자 10만 명과 환경미화업체 2만 명의 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임금이 높은 토목·건축 분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이 보편화한 상황을 맞아 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극단적 방법의 하나가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인 경쟁업체에서 인력을 빼내오는 것이다. 인력파견업체가 노동자들을 찾아다니며 “작업현장을 옮기면 더 많은 것을 제공하겠다는 회사가 있다”고 이직을 권유한다.
지난해 말 브라질 최대 개발기업인 PDG는 상파울루 서부에서 27층 아파트 3개를 짓는 작업 기간에 노동자 100명 이상을 상파울루에서 70km 떨어진 산투스의 건설현장에 빼앗겼다. 대체인력 투입이 어려워, PDG는 지난해 12월로 예정된 아파트 완공 날짜를 맞추지 못했다.
건설 분야에서 건축물의 70%가 인력 부족으로 완공 지연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남부의 최대 금속·기계공업 도시인 카시아스두술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란돈’은 지원자들에게 더 이상 관련 업종 경력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대신 확성기를 설치한 선전 차량으로 도시의 외곽과 인근 지역을 돌아다니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모은다. 차량 스피커를 통해 ‘100여 개의 일자리가 있고, 이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전문교육 과정을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신발공장에서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시간제로 일하던 19살 쿠나스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그는 조립 기술자로서 월 1천헤알(약 67만원) 정도를 받으며, 엔지니어링 학위를 받기 위해 대입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란돈의 루이스 안토니우 오슬라미 대표이사는 “일반적인 사회에서는 고용주가 채용공고를 내고 지원자 중에서 선택한다. 하지만 완전고용 상태에서는 고용주가 일하기 희망하는 사람을 받는다”고 말한다.
인력 부족 현상은 기업이 이민 등 국외에서 인력을 조달받는 방법을 고려하게 한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인력이 가장 부족한 분야는 석유 및 가스 산업 분야다. 2013년까지 이 분야에 전문인력 20만 명이 요구된다. 전문인력을 양성하려고 노력하지만, 국가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외국인에게 취업비자를 내주며 국외에서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주는 해외에서 전문가 2만2천여 명을 받아들였다.
어떤 경우에는, 필요한 전문가가 국내에 전혀 없기도 한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그룹은 리우데자네이루에 전세계에서 5번째로 자사 연구센터를 짓기 위해 민간부문에서 일할 연구원 200여 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GE는 엔지니어와 석유, 가스, 에너지, 교통, 건강 분야의 박사들을 연구원으로 뽑을 예정이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이런 유형의 전문가들은 대학교 안에서 주로 머무는 특별한 사람들이다. GE 그룹 브라질 지사장인 주앙 제랄두 페레이라는 “브라질의 명문 교육기관 17곳을 방문해서 학자들에게 필요성을 일깨우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인도·중국·독일에 연구센터를 설립할 때 이 전략을 사용했다. 브라질에서는 결과가 어떨지 아직 모르겠다.”
전문가 부족은 성장을 방해하며 기업이나 국가의 사업에 어려움을 더한다. 정보기술(IT) 분야에는 현재 20만 명 정도가 부족하다. 2020년까지 이 분야에 75만여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사업은 이미 인력 부족으로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IT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BRQ 솔루션스의 임원 벤자민 카드로스는 “우리 기업은 인력 부족 방안으로 언제나 많은 사람들을 뽑아 교육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기업은 한 학생당 5천헤알(약 335만원)씩 지원하며 분기별로 전문인력 300명을 교육하고 있다. 카드로스는 “회사가 기업이 아닌 정보산업학교로 변한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그런데도 BRQ에는 항상 200여 개 빈자리가 발생한다.
 
교육 통한 노동력 질 향상이 과제
브라질의 노동시장이 직면한 문제는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현상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낮은 실업률이 경제적 성취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 우리 과제는 교육 등을 통해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높은 노동생산성은 미국이 1990년대 말 완전고용을 달성한 때 그 중요성이 분명해졌다. 당시는 미국이 실업률 5%에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미국 역사상 경제가 가장 번성한 때였다.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없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성장이 생산성 향상과 함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생산성은 1997∼2000년 기술혁신의 도움으로 연평균 3% 늘었다. 브라질은 완전고용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예를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브라질은 지금 노동력의 질을 변화시키고, 이후 몇 년간 성장의 길을 닦을 수 있는 역사적 기회에 직면해 있다.

   
 

ⓒ Exame·번역 안인선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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