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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쓴 자동차, 보험료도 적게
[한국경제 혁신 공모전]교통카드 이용한 만큼 자동차보험료 할인 방안
[14호] 2011년 06월 01일 (수) 박창영 economyinsight@hani.co.kr

“시민이 경제를 바꿉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한겨레경제연구소 공모전(‘한국경제 혁신을 위한 시민 제안’) 수상작

● 수상작
(1) ‘한국경제 혁신을 위한 시민 제안’(총 12명)
우수상(2명)
박창영  ‘교통카드 이용액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자’
이동욱  ‘정규직 고용과 법인세율을 연동하자’
가작(10명) 이석용·강정석·이병원·반성오·이진준·최진열·엄부일·정란수·최수범·이주복
(2) 한국경제 혁신을 위한 시민 고발·체험수기(1명)
우수상(1명) 문석용 ‘한의원에서 매일 만나는 빈곤의 얼굴’
 
● 시상
시민 제안 우수상 상금 각 50만원, 시민 제안 가작 <이코노미 인사이트> 1년 정기구독권,
시민 고발·체험수기 우수상 상금 30만원
*응모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응모자에게 <이코노미 인사이트> 정기구독료 할인(30%) 혜택을 드립니다.
 
● 심사평
<이코노미 인사이트>와 한겨레경제연구소(HERI)가 한국경제의 혁신과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기획한 ‘시민 제안’ 및 ‘시민 고발·체험수기’ 공모전에는 총 84편(시민 제안 73편, 시민 고발·체험수기 11편)의 글이 응모됐다. 공고한 대로 제안의 참신성과 문제의식, 실현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심사했다. 대부분의 응모자가 생활하면서 느끼는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제안해주었지만, 앞에 제시한 3가지 요소를 골고루 갖춘 글은 그리 많지 않았다. 누구나 경제인으로 살아가지만 부닥치는 문제를 논리적으로 체계화하는 데 아직 익숙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심사 결과, 우수상 수상작으로 3편을 선정했다. ‘시민 제안’ 부문에서 우수상에 선정된 박창영씨의 ‘교통카드 활용 자동차보험 개선 방안’은 교통카드 이용이 보편화돼 대중교통 이용 기록이 남는 데 착안해, 승용차를 덜 모는 운전자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을 제시했다. ‘시민 제안’ 부문 우수상을 공동 수상한 이동욱씨의 ‘법인세율 누진정책’은 법인세를 정규직원 1인당 평균 부가가치 금액을 기준으로 누진 과세해, 기업이 적정 고용을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고용 없는 성장’의 고통을 완화하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시민 고발·체험수기’ 부문 우수상에 선정된 문석용씨의 체험수기는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만나게 된 소외계층의 몸에 기록된 빈곤을 관찰하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경제구조적 문제에 눈떠가는 과정을 잘 표현했다.심사위원장 이봉현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심사위원
이봉현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
김보근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조계완 <이코노미 인사이트> 부편집장


박창영 보험업계 종사
 
오라이~ 탕탕! 갈래머리의 버스 여차장이 밤 9시 뉴스에 등장했다. 지난 4월20일, ‘대중교통의 날’ 행사에서였다. 눈요깃거리는 되었지만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났는지는 의문이다. 고유가 시대에도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나지 않는 까닭은 불편하고 이익이 적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자동차보험은 사회 안전망이어서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따라서 보험료의 합리성과 형평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주일에 2일을 운행하나 7일을 운행하나 자동차보험료가 똑같다. 위험률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더욱이 소득이 높을수록 자동차 이용이 많은 현실까지 감안하면 이를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
 
교통카드, 자동차보험료 차등화 열쇠
금융 당국은 자동차 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적용 방안에 대해 주행거리를 측정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해왔다. 대신 승용차요일제 참여자에게 자동차보험료의 8.7%를 할인해주고 있다. 요일제 참여를 확인하는 장치를 부착하고 1년이 지난 뒤에야 준수 여부를 확인해 보험료를 돌려준다. 작은 이익 때문에 1년 내내 심리적 족쇄를 차고 다녀야 한다.
이 문제에 접근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독일 라인란트보험사는 연간 대중교통 이용카드 사본을 제출하면 자동차보험료를 10% 할인해준다. 미국 뉴저지주에서는 대중교통 출퇴근을 보험사에 알리면 자동차보험료의 평균 15.4%를 할인해준다. 누구나 참여하기 쉬운 방식이다. 반면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텔레매틱스 부착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시행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유럽 전체에 걸쳐 겨우 10만6300명 가입에 그쳤다.
한국 보험업계는 ‘차량자가진단장치(OBD·On Board Diagnostics)를 부착하는 승용차요일제 자동차보험료 할인 방식’(이하 ‘OBD 부착 방식’)을 채택했다. 가입자가 1만 명 이하라고 한다. 전체 차량 등록 대수(1800만 대)의 0.06%도 안 된다. 더욱이 OBD 장치 비용 5만원은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요인이다. OBD 장치는 보험개발원 인증을 받았다지만 신뢰할 만한 사용자 시험을 거치지 않았고, 건전지 미세 방전 같은 측정 데이터의 오류 개연성도 상존한다.
정확히 측정하면서도 많은 이용자가 쉽게 참여하도록 해줄 열쇠가 교통카드에 있다. 우리나라는 대중교통 운임 징수 시스템 인프라의 보급과 이용률이 높다. 수도권의 하루 대중교통 통행량은 1136만 건이며, 전국적으로는 2천만 건으로 추산된다. 서울의 경우 지하철 이용자의 100%, 버스 96.1%, 택시 40.2%가 교통카드로 운임을 낸다. 즉 대중교통 이용 통행량을 교통카드 이용 기록으로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험보험료를 계산할 수 있다. 지난 10여 년간 이용자는 물론 신용카드사·교통카드사·지하철회사·버스회사·지자체가 정산해온 신뢰도 높은 데이터다.
내가 새롭게 제안하는 ‘교통카드 이용량을 활용한 자동차보험료 합리화 방식’(이하 ‘교통카드 방식’)은 개인이 자신의 대중교통 이용 빈도를 카드사에 조회해 보험사에 전달하면 이를 토대로 계산된 ‘위험보험료’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선례도 있다. 2002년 쌍용화재가 국민카드 데이터를 이용한 ‘교통카드 방식’으로 자동차보험료를 계산하는 신상품(<표1> 참조)을 당시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 신상품은 필자가 특허청에 등록한 ‘대중교통 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산출 시스템 및 산출방법’을 적용해 개발한 것으로, 최대 51.3%까지 자동차보험료 할인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당국에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교통카드가 전국적으로 보급되지 않았고 교통카드 이용자 수가 많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려했다.
‘교통카드 방식’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동안은 차량을 운행하지 못하므로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른바 ‘여집합’(餘集合) 개념으로 착안됐다. 기존의 잘 갖춰진 교통카드 운임 징수 인프라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바로 시행할 수 있고, 추가 비용도 들지 않는다. 번거롭지 않고 즉시 이익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참여할 유인도 크다. 보험수리학 통계 면에서도 현재의 그 어떤 방식보다 타당하다. 그럼에도 금융 당국은 ‘교통카드 방식’에 대해 몇 가지 문제를 들어 시행을 반대하고 있다.

   
 
교통카드 보편화로 현실 적용 문제없어
첫째, 정책부처인 금융위원회 담당부서는 ‘교통카드 방식’은 ‘경험손해율’이 없어 곤란하다고 한다. ‘OBD 부착 방식’도 도입 당시 경험손해율이 없었다. 반면 ‘교통카드 방식’에 대해서는 과거 특정 기간의 대중교통카드 이용 빈도에 동일 기간의 손해율을 결합해 계산하면 정확한 경험손해율을 산출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둘째, 감독기구인 금융감독원 쪽은 차량으로 생계를 영위하는 저소득층이 반발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들은 ‘영업용’ 혹은 ‘업무용’으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게 돼 있다. 또한 저소득 계층 우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문제되지 않는다.
셋째, 배우자의 카드 사용 실적까지 합산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상품설계 전문가들이 모럴 해저드와 역선택에 대한 효과적인 회피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침소봉대할 문제가 아니다.
넷째, 대중교통 인프라 보급의 지역 간 불균등을 지적한다. 정확히 따지면 지역별로 차량의 OBD 장치 부착률과 대중교통 이용 인프라 보급률을 서로 비교하는 게 오히려 옳다. 법적으로도 보완책이 마련돼 있다.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교통기본법 제정안은 “국민소득과 생활문화 수준, 접근성, 이동시간 등을 고려해 대중교통 접근성과 운행 기간, 배차 간격 등 ‘최저 교통서비스’ 기준을 마련하고 미달하는 지역은 대중교통 수단 운행 확대, 공익서비스 지원금 보조 등 개선책을 수립해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로써 더 이상 문제는 없다.
종합하면 교통카드 이용이 보편화됐으므로 필자의 제안을 현실에 적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유가 인상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 증가는 반짝하는 풍선 효과에 그치기 십상이다. 이용자 개인에게 직접적 이익이 있어야 대중교통 이용이 정착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표2>는 승용차 출퇴근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할 때 얻을 수 있는 개인의 각종 편익을 나타낸 것이다. 1인당 연평균 443만원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은 이용자 개인의 이익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이익까지 가져온다. 교통사고율이 감소하면 보험업계에도 큰 이익이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0년 12월과 지난 1월 대중교통 운임 지급 신용카드액이 각각 27.6%, 29.4%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1분기 교통사고는 건수 -6.9%, 사망 -14.8%, 부상 -10.6%로 모두 줄어들었다. 자동차보험료 수입액 중에서 보상비로 지출하는 순보험료가 연간 대략 8조4천억원인데, 사고가 6.9% 감소했으니 사고보상 비용 5800억원이 절감됐을 것이다.

   
서울 시내에서 한 시민이 교통카드로 버스요금을 계산하고 있다.

현행 자동차보험은 저소득층에 불리
내가 제안하는 교통카드 사용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차등화하는 방식은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고, 보험시장의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보험사의 이익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다. 또한 추가 재정지출 없이 교통 관련 비용을 감소시킨다. 2007년 한 해 국가 교통 비용이 무려 215조원이었다. 교통사고 비용, 교통혼잡 비용, 교통물류 비용 등 감소 효과가 클 것이다. 환경공해 비용도 감소한다.
현재 시행되는 ‘OBD 부착 방식’은 환경부·국토해양부 등이 추진하는 이른바 ‘저탄소 녹색 자동차보험’ 정책의 발목까지 잡고 있다. 보험가입자의 편익을 후순위로 두어 생긴 문제가 확대재생산되는 것이다. 보험업계, 그리고 보험업계가 출연해 설립하고 예산을 지출하는 보험개발원, 손해보험협회가 중심이 되어 제도를 만들기 때문에 보험 가입자의 합당한 요구가 반영될 여지가 없다.
의무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은 고소득자가 저소득자의 보험료를 보조한다. 이를 위해 국회 입법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금전적 보조를 정당화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반면 현행 자동차보험은 사회적 합의 없이 오히려 차량 운행량이 적은 가입자가 운행을 많이 하는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보조하는 역진성을 보인다. 유류비·통행료·주차료를 부담스러워하는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게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셈이다.
국민건강보험처럼 자동차보험도 의무보험이다. 제도 개선을 당국과 업계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불이익을 바로잡는 보험 가입자의 직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보험 가입자의 신용협동조합, 대중교통 이용자의 생활협동조합운동 같은 것이 좋은 대안이다.
pax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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