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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아름다운 도전
[Special Report∥]굿바이, 원전
[13호] 2011년 05월 01일 (일) 프랑크 도멘 외 8인 economyinsight@hani.co.kr
독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직후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원전과의 결별을 선언했다.수십 년간 물리학 박사로서 학문적 이성에 따라 원자력을 합리적인 에너지 공급 수단이라고 생각해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총대를 멨다.하지만 이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려면 엄청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그에 따른 저항도 많을 것이다. 지금까지 어떤 국가도 독일의 뒤를 따르지 않고 있다.심지어 일본 정부조차 원자력에너지가 일본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공언하는 현실은 독일이 선택한 길이 결코 평탄치 않음을 암시한다. 과연 독일의 실험은 성공할 것인가. 사상 초유의 실험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슈피겔> 기자들이 원전 폐쇄로 발생할 문제와 그 대안을 제시한다._편집자 프랑크 도멘 Frank Dohmen 디트마르 하브라네크 Dietmar Hawranek 비브케 홀러센 Wiebke Hollersen 알렉산더 융 Alexander Jung 아르민 말러 Armin Mahler 페터 뮐러 Peter Muller 게랄트 트라우페터 Gerald Traufetter 크리스티안 슈베거를 Christian Schw?gerl 크리스토프 슈벤니케 Christoph Schwennicke <슈피겔> 기자 지난 3월11일은 세계에, 그리고 앙겔라 메르켈에게 특별한 날이었다.강도 9.0의 지진과 쓰나미가 일본을 덮친 이날, 아침에 ‘원자력 옹호자’로 잠을 깼던 독일 총리는 밤에 ‘원자력 반대자’로 침대에 누웠다. 수십 년간 그녀는 물리학 박사로서 학문적 이성에 따라 원자력발전을 합리적 에너지 공급원이라고 판단했고, 원전에 대한 독일인의 공포심을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했다. 환경부 장관으로 재직한 시절, 그녀는 원자력 논란 중에 “독일인은 현실감각이 없다”고 반복해서 한탄했다.하지만 방사능 재해에 대한 메르켈의 현실감각이 변화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몇 시간뿐이었다. 하루 만에 바뀐 메르켈의 신념 3월11일 오후, 메르켈 총리는 유럽위원회에 참여하기 위해 베를린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했다.그때 그녀는 끔찍한 쓰나미가 일본을 덮쳤다는 소식을 들었다.에어버스가 이륙할 때 공식적으로 사망자 4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브뤼셀에 도착하자마자 메르켈은 아이패드를 켰다.도심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뉴스를 지켜봤다. 그녀는 정상회담장에서 시간이 있을 때마다 일본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지켜보았다.그녀가 상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메르켈은 마음의 동요를 드러내지 않고 침착하게 회담을 마쳤다.하지만 마음속으로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끝났다!” 다음날 아침 총리 사무실에서 일본 원전 상황을 논의할 때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독일의 원자력발전 시대가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독일 정부는 곧 얼마 전에 결정했던 원전의 수명 연장을 취소했다.메르켈과 부총리 기도 베스터벨레는 이를 ‘모라토리엄’(연기)이라고 칭했지만, 실제로는 오래된 원전 7기의 가동이 즉시 중단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독일에서는 아무도 이 원전들이 언젠가 다시 가동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이후 독일 정계에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누가 남보다 더 빠르고 완벽하게 원자력 포기를 주장할지 겨루는 경주가 시작됐다.심지어 일관되게 원자력에너지를 지지하던 자유민주당(FDP)조차 순식간에 원전 반대 세력이 돼버렸다.후쿠시마 사태 이후 독일은 진보 세력에서 FDP에 이르는 광범위한 원전 반대 연합이 정계의 여당과 야당을 아우루고 있다.그에 따라 메르켈은 범정치권을 통한 원자력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내 자신이 저지른 최대의 정치적 실수, 즉 과거 사민당-녹색당 연합정부가 결정한 원자력 포기 방침을 철회한 사실을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우려 노력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독일에서는 원자력 포기에 대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합의에 도달했다.독일 공영방송 에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의 71%가 원자력 포기에 찬성했다.지난해 가을에 실시한 설문에서는 51%에 불과했다.이보다 더 많은 숫자인 80%가 정부가 결의한 오래된 원전의 수명 연장 취소에 찬성했다. 에너지 수급 시스템의 근본적 구조조정은 간단하지 않다.수많은 기술적·경제적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그리고 법이 원전 지지자 편에 설 수도 있다.현재 독일 정부의 방식은 법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그럼에도 원자력 포기는 실행될 것이다.어쩌면 사민당-녹색당 연합정부가 2000년에 결정한 것보다 더 빠르게 될지 모른다. 이를 위해서는 통독과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이와 같은 산업사회의 구조 변화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었다.동시에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경제성장 모델과의 이별을 뜻한다.그 모델은 적은 자금과 값싼 에너지를 기반으로 미래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엄청난 부채, 환경 파괴, 그리고 앞으로 수천 년간 계속 방사능을 뿜어낼 핵폐기물을 남기는 시스템이다.금융산업과 마찬가지로 에너지산업은 위험성을 축소하고 진정으로 치러야 할 대가에 침묵했다.그리고 대가를 지급하는 시점을 먼 미래로 미루었다.앞으로도 긴급사태가 발생하면 국가가 개입해야 할 것이다. 부퍼탈의 경제학자 파울 벨펜스는 “원자력 재해로 인한 손실은 재정적으로 부적절하게 보장됐다”고 비난했다.그는 독일 같은 나라에서 원자력 재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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