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리민 安麗敏 디사오후이 翟少輝 <차이신주간> 기자
 

▲ 비야디의 사업 확장을 위해 국외사업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가운데 2023년 비야디의 국외사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5.2% 늘었다. 2024년 4월25일 중국 장쑤성의 항구에 브라질 수출용 비야디 전기차가 주차돼 있다. REUTERS

사업을 확장하려는 비야디의 국외사업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2023년 비야디의 국외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2% 늘어 국내 매출액 증가율 32.9%를 크게 앞질렀다. 2024년 1분기 승용차 수출은 9만8천 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배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신에너지자동차 수출량은 총 30만7천 대로 비야디가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4월과 5월 비야디의 승용차 수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176.6%와 267.5%를 기록했다.
한 자동차 제조사 국외사업 담당자는 “비야디 제품의 원가는 국외에서 경쟁력이 있고, 국내 판매가보다 높아도 국외에서는 경쟁 상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수출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상황이 좋지 않다. 2024년 5월 미국은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과 비(非)시장적 관행으로 인해 ‘과잉생산’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추가관세를 100%로 인상해 최종 관세를 102.5%로 올렸다. 이로써 중국 신에너지차가 수출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사실상 막혔다.
쑨샤오훙 중국기전제품수출입상회 자동차분회 사무국장은 “미국은 이미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7.5% 부과했었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중국산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등 부품을 제한해 통관 단계에서 인위적 장벽을 만들었다.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전기차 물량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관세를 100%로 올리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야디는 미국에 버스 생산공장을 설립했고 승용차는 수출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의 2024년 2월 보도에 따르면 비야디는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행위를 제한할 방침이어서 비야디가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에 진출하려는 전략은 실행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외시장 진출 전망
2024년 6월12일 몇 개월 동안 진행한 반독점조사를 끝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7월4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임시 반보조금 관세를 추가 징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3년 10월부터 시작됐다. 유럽연합은 중국산 신에너지차가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서 저가 경쟁을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에 부과된 추가관세 세율이 약간씩 다른데, 비야디는 17.4%를 납부해야 한다.
독일 자동차 산업 자문업체 슈미트자동차리서치는 현재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145종 가운데 50개 차종이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어서 반보조금 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유럽, 미국은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이고 전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 상위권에 있는 기업은 적어도 두 곳 이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한 자동차 제조사 유럽지역 책임자는 “비야디는 야심이 커서 유럽 시장을 삼키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2023년 12월 비야디는 헝가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생산능력 20만 대 규모로 3년 안에 완공할 계획이다. 비야디는 유럽에서 적당한 지역을 추가로 찾고 있고 기존에 있던 프랑스와 독일 공장의 개조를 위해 필요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2024년 6월8일 비야디는 프랑스 파리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리커 부사장이 개업식에 참석했다. 그는 비야디의 유럽 시장 개척 사업을 직접 책임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자동차 제조사 국외사업 담당자는 “어느 나라든지 신에너지차 시장이 형성되면 처음에는 빠르게 성장한 뒤 정체기에 진입한다”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는 시장규모가 3대 주요 시장과 비교할 수 없고 유럽과 미국처럼 충전설비를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해서 이 지역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는 비야디가 국외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기회를 선점하고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용자를 확보하며 현지에서 신에너지차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앞으로 국외사업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을지는 각종 정치적·경제적 요인에 달렸다.
 

▲ 비야디가 세계 정상급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품 품질 리스크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2024년 1월17일 타이 방콕의 비야디 판매점에서 고객들이 비야디 신차를 구입한 뒤 사진을 찍고있다. REUTERS

성장의 고민
또 다른 자동차 제조사의 국외사업 책임자는 비야디가 국외 진출 경험이 많지 않아서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야디는 멕시코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공장 3곳을 설립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중국자동차정보과학기술의 통계를 보면 2024년 4월 중국이 브라질에 4만 대가 넘는 신에너지차를 수출해 전년 동기 대비 1197.5% 늘었다. 이 국외사업 책임자는 브라질의 환율 변동이 극심하기 때문에 당장 돈을 벌어도 앞으로 계속 돈을 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비야디가 국외시장에서 경쟁하려면 다국적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마찬가지로 야심만만하게 도전한 중국 경쟁사도 대응해야 한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타이에 여러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진출했다. 시장조사업체 오토라이프타이의 자료를 보면 2023년 신생기업 네타자동차(Nezha Automobile)가 NETA-V를 타이에서 판매했는데 판매량이 비야디 ATTO3 다음으로 많았고 시장점유율이 16.7%에 이르렀다. 일본 일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타이에서 가격 경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비야디의 주요 사업 분야는 자동차와 배터리, 휴대전화 부품 및 조립이고 회사 실적은 자동차 사업의 영향이 가장 크다. 2019~2023년 실적보고서를 보면 비야디는 남들이 세 걸음에 갈 길을 두 걸음으로 단축하며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2019~2023년 비야디의 매출액은 1277억4천만위안(약 24조2600억원), 1566억위안, 2161억4천만위안, 4240억6천만위안, 6023억2천만위안이었다. 같은 기간 직원 수는 22만9천 명에서 70만3500명으로 늘었다.
비야디 관계자는 가파르게 성장할 때는 채용 담당 부서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말했다. 2019~2023년 비야디의 기술인력이 3만6천 명에서 10만4천 명으로 늘었다. 참고로 2023년 말 기준으로 테슬라의 전세계 직원은 14만 명이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이 2023년 발표한 기업의 중국 고용 순위를 보면 비야디는 2022년에 57만 명으로 중국 국내 민영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했다. 그렇지만 비야디의 공장은 추가근무로 유명하다. 2023년 비야디의 신에너지 승용차 생산능력은 190만 대였는데 그해 비야디는 303만 대를 생산했다. 자동차 공장의 생산능력은 근로자의 2교대 근무를 가정해서 계산하는데 설계된 규모보다 많이 생산하려면 직원들이 3교대로 근무하고 휴일도 반납해야 가능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여러 지방정부가 비야디 공장을 유치하길 원했고 비야디는 지방정부의 투자유치정책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비야디가 하루빨리 공장을 가동하도록 담당 부서에서 일사천리로 업무를 처리했고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서 필요한 절차를 처리하도록 허용했다. 회사 간판을 걸기도 전에 내부에서 조업을 시작한 공장도 있었다.
앞서 소개한 비야디 관계자는 직원과 생산능력의 확장과 비야디의 성장은 서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명문 대학 졸업생들이 비야디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변해서 객관적으로 보면 선순환을 형성했다.”

생산능력의 확장
생산능력과 직원 규모가 뒷받침되자 비야디는 ‘자식이 많으면 싸우기 좋다’는 중국 속담을 따랐다. 2021년 11월 비야디는 ‘해양 시리즈’를 발표해 예전의 탕(唐), 쑹(宋), 한(漢)으로 구성된 ‘왕조 시리즈’와 함께 제품 서열을 구성했다. 그때 비야디는 ‘해양 시리즈’ 제품의 젊고 활동적인 특성에 집중했고 영업 방식도 혁신해서 4S 대리점 외에도 쇼핑몰과 대도시에 전시매장을 늘렸다. ‘해양 시리즈’ 제품에는 해양 동물 시리즈 전기차와 DM(Dual Mode)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기술을 탑재한 군함 시리즈가 포함된다.
제품을 출시한 다음에는 전략을 조정하기도 했다. ‘왕조 시리즈’도 쇼핑몰에 전시매장을 개장했고 해양 동물 시리즈도 순수 전기차만 고집하지 않고 2023년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와 순수 전기차를 동시에 출시했다. 2024년 5월28일 발표한 5세대 DM기술을 친L과 하이바오06 두 차종에 동시에 장착했다. 각각 ‘왕조 시리즈’와 ‘해양 시리즈’에 속한 차종이고 판매가격은 같았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에는 이런 전략이 시장점유율 확보에 유리했다. 한 합자 자동차 제조사 영업 책임자는 지난 2년 동안 시장에 제품 공급이 불충분했고 다양한 차종을 동시에 출시한 비야디가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지금은 신에너지차 제품이 다양해져서 과거의 방법을 반복하면 회사 내적 소모를 초래할 수 있다.
몸집이 커지면서 비야디는 성장 속도를 유지하기 힘들어졌고 시장 분위기도 바뀌었다. 2024년 3월 왕촨푸 회장은 회사 실적보고서 발표회에서 자동차 업계가 앞으로 3년 동안 ‘대결전’을 치르고 적지 않은 기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사가 걸린 결전을 앞두고 모든 기업이 비야디를 주저앉히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6월6~7일 열린 업계 포럼에서 비야디는 ‘공공의 적’이 됐다. 여러 자동차 제조사 경영자는 가격 전쟁에 반대했고 간접적으로 비야디를 겨냥했다. 리수푸 지리그룹 회장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네이쥐안’(内卷·치열한 경쟁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 정도가 전세계에서 최악”이라면서 “가격 전쟁이 치열해지는 현상은 좋은 일이기도 하고 나쁜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시장의 경쟁이 충분하고 법규가 완벽하고 그런 법규를 엄격하게 집행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이 보장된다면 좋은 일이고 반대면 나쁜 일이다. 그는 끝없는 ‘네이쥐안’과 단순하고 거친 가격 전쟁의 결과는 부실 생산과 위조상품 제조와 판매,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무질서한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가격 전쟁의 영향
6월9일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격 전쟁의 영향이 자동차 제조사에서 공급업체로 확산됐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 자동차 업계에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가격 전쟁이 반복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는 공급업체의 이익을 압박하고 대금 결제 기한을 늘리는 수법이 비일비재한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업계 전체가 힘을 잃어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전쟁을 시작한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이런 질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야디는 500만 대, 심지어 800만 대 생산 목표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비야디 관계자는 “비야디 내부에서는 앞으로 1~2년이 절호의 기회고 지금의 선택에 따라 세계 정상급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업계에는 다른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기관 관계자는 비야디가 성장 속도에 집착하기보다 리스크 예방, 특히 제품 품질 리스크 예방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품에서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이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그는 “비야디가 수직통합을 완화하고 공급망 생태계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외부 공급업체는 비야디와 협력할 때 비야디가 직접 하겠다고 나올지 몰라서 항상 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야디의 고도로 집중된 기업 경영 방식도 주목을 받았다. 한 경쟁사 직원은 비야디 직원들은 자기 회사 이름이 ‘Bu Yao Dong’(不要動)의 약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움직이지 마’라는 뜻이다. 왕촨푸 회장이 직접 결정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왕촨푸 회장이 한 가지 일을 결정하면 실행에 옮기기 전에 일단 기다려야 한다. 왕촨푸 회장의 생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비야디가 앞으로 얼마나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많은 응답자는 비야디가 스스로를 얼마나 살피고 조심하느냐에 달렸다고 대답했다.

ⓒ 財新週刊 2024년 제24호
比亞迪：“卷王”養成
번역 유인영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