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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호수 만들어 운하 횡단 대형 폭풍 때 댐 범람 위험
[ENVIRONMENT] 파나마운하, 대홍수 견딜 수 있나
[171호] 2024년 07월 01일 (월) 케르슈틴 쿨만 economyinsight@hani.co.kr

 
파나마운하는 가뭄 이후에 올 다음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대형 폭풍은 세계무역에 중요한 이 해상 운송로를 파괴할 수도 있다.

케르슈틴 쿨만 Kerstin Kullmann <슈피겔> 기자
 

   
▲ 2024년 4월 한 화물선이 파나마운하를 건너고 있다. 대형 폭풍은 세계무역에 중요한 이 해상 운송로를 파괴할 수도 있다. REUTERS

미래에 파나마운하가 처할 수 있는 위험을 생각할 때, 스티븐 패튼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강수량 부족이 아니다. 얼마 전 강수량이 줄고 물의 수위가 낮아져 통행 선박 대수를 줄여야 했지만, 강수량이 적은 해는 단지 ‘불편한’ 해일 뿐이다.
패튼이 걱정하는 것은 운하 자체가 위험에 빠지는 더욱 끔찍한 경우다. 가령 엄청난 폭풍우가 덮쳐 수문 너머로 물이 범람하고 댐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거대한 저수지로 이뤄진 운하가 대서양으로 넘쳐흘러 사라진다.
지난 30년 동안 패튼은 파나마의 기후와 날씨를 관찰했다. 그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STRI)에서 환경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을 이끈다. 그의 일터는 파나마시티의 아마도르 코즈웨이 끝자락에 있는 낮고 하얀 실험실 단지였다. 바로 운하 옆이다.
패튼은 붉은 수염을 가진 친절한 사람이었다. 보통 책이 꽂혀 있어야 할 서가에는 100개 가까운 유리 플라스크가 쌓여 있다. 운하의 물 샘플들이다.
패튼은 최근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의 수로 상태가 얼마나 심각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2023년부터 파나마운하는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수량 저하로 선박 통과 횟수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2023년 11월 <뉴욕타임스>는 “가뭄이 운하를 마비시키고 세계무역을 망친다”고 보도했다. 2023년은 현지 기상 기록이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건조한 해였다.
2023년 가을 운하 당국은 하루 36회에서 18회로 운하 통행 횟수를 점차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 중 하나인 원(One)의 대표가 파나마 대통령에게 경고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운하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항로를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 2010년 대형 폭풍인 ‘라 푸리시마’가 파나마 전역을 휩쓸어 파나마운하의 인공호수인 가툰호수가 범람할 위기에 처했다. 2010년 12월 파나마운하로 통하는 도로가 ‘라 푸리시마’로 무너진 모습. REUTERS

2023년에는 가뭄
문제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대체 항로가 없다는 것이다.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항로는 칠레의 케이프혼을 돌아야 하며, 거리가 25만㎞에 이른다.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면 그 절반도 안 되는 1만㎞만 운항하면 된다. 따라서 시간과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운하는 기후변화의 희생양이 될 위험에 처했다. 사실 강수량이 줄어든 것은 그중 가장 작은 문제일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가뭄’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고 패튼이 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파나마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비가 많이 오는 나라다. “가장 건조한 해에도 운하 지역에는 평균 1.8m의 비가 내린다.” 패튼은 중앙아메리카의 여러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강우량을 감소시키는 엘니뇨 현상이 곧 끝나면, 선박 통항 횟수도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다른 기상현상이 파마나운하에 더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물을 모아놓은 가툰호수에 엄청난 물폭탄을 안길 대형 폭풍이다.
이런 위험을 평가하려면 운하가 어떻게 건설됐는지 이해해야 한다. 1904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운하 건설을 지시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1907년부터 약 6천 명의 인력이 밤낮으로 산을 뚫고 태평양으로 향하는 수로를 팠다. 1914년 초에 이미 80㎞ 길이의 운하를 성공적으로 가동했는데, 이는 오늘날까지도 토목 기술의 기적으로 여겨진다.
운하 입구에서 배는 세 개의 갑문을 통해 최대 26m 위까지 들어 올려진다. 그다음 운하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가툰호수를 가로질러 파나마를 횡단한다. 운하 반대편에서도 세 개의 갑문을 통해 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운하를 가로지르는 데 평균 8~10시간 정도가 걸린다.
가툰호수는 바닷물로 채워진 저수지가 아니다. 하천을 통해 빗물로 채워지며, 이때 운하 동쪽의 차그레스강이 큰 역할을 한다. 파나마는 세계에서 비가 가장 많이 오는 나라 중 하나다. 연간 평균 강수량이 2500~3천㎜에 이른다. 독일 연평균 강수량의 3배에 이르는 비가 오는 것이다.
가툰호수를 채우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대서양으로 흘러가던 차그레스강을 댐으로 막았다. 몇 년 만에 배를 내륙으로 내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물이 모였다. 운하시스템의 물은 전세계 선박 운송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파나마 인구 절반의 식수원이기도 하다. 이 호수의 담수는 파나마시티 식당들이 ‘샴페인 물’이라고 홍보할 정도로 수질이 좋다.
 

   
▲ 미국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STRI)에서 근무하는 스티븐 패튼은 가뭄보다 대형 홍수가 파나마운하에 더 위협적이라고 말한다. STRI 누리집

가툰호수는 담수호
이 호수와 갑문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증기 관광선을 타는 것이다. 관광선은 북서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감보아 마을에서 아침 일찍 출발한다. 오늘 같은 봄날에는 수십 명의 관광객이 ‘퍼시픽 퀸’의 위쪽 갑판에 몰려든다. 잠시 후 배는 출항해 태평양으로 향했다. 그 뒤를 이어 180m 길이의 화물선 ‘이베리안 벌커’가 갑문 안으로 이동했다.
관광객들은 가툰호수의 잔잔한 물을 가르며 운하 구경길에 나섰다. 그들 뒤에 있는 ‘몽키 아일랜드’에서는 ‘짖는원숭이’가 시끄럽게 울고 큰부리새가 나무 꼭대기에서 사람들을 쳐다본다. 3월 말, 물 위의 공기는 아직 건조했다.
‘퍼시픽 퀸’호가 ‘미라플로레스’ (Miraflores) 갑문 안으로 들어가서 뒤에 오는 화물선이 자리잡기를 기다렸다. 네 대의 소형기관차가 케이블 윈치(권양기)를 이용해 거대한 배를 제자리에 고정했다. 갑문 벽까지의 거리는 1m도 채 되지 않았다.
이제 관광객 앞에는 단단한 강철로 만든 두 개의 검은 문이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갑문으로 갇힌 공간에서 물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몇 분 만에 관광선과 화물선은 약 8m 내려와 해수면 높이에 놓였다. 수문이 열리고 바다로 들어가는 길이 열렸다.
아이들과 함께 관광을 온 한 남성이 “왜 관광선이 거대한 화물선과 함께 수문 안으로 들어가는 거죠? 위험하지 않나요?“라고 관광 가이드에게 물었다. “죄송하지만 운하 당국이 우리 배만을 위해 이렇게 많은 물을 사용하지는 않을 겁니다”라고 가이드가 친절하게 대답해줬다.
갑문을 이용하는 방식은 낭비가 심하다. 배가 운하를 통과할 때마다 거의 2억ℓ의 담수가 가툰호수에서 양쪽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 2024년 3월 현재 파나마운하의 선박 통과 횟수는 하루에 27번인데, 성수기에는 최대 40회까지 늘어난다.
운하에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비뿐만 아니라 운하를 둘러싼 숲으로 결정된다. 숲은 건기까지 빗물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폭풍이 몰아치는 동안에는 물을 흡수해 모든 물이 즉시 가툰호수로 몰려들지 않도록 해준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스펀지 효과’라고 부른다. 숲이 일종의 이중 재난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무엇보다 제퍼슨 홀 덕분이다. 이 산림과학자는 18년 동안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에서 일했다. 이 연구소는 1923년 미국에서 시작됐고 현재는 파나마시티의 구시가지 근처에 본부를 뒀다. 연구소는 무화과나무와 야자수에 덮여 있다. 홀은 연구소 안뜰에서 자신이 하는 연구를 설명해줬다.
 

   
▲ 포식성 어종인 쏠배감펭이 파나마운하를 통해 대서양에서 동태평양으로 이동한다면 생태계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REUTERS

숲이 운하 구해줘
그는 동료들과 함께 운하 인근 12개 이상의 둑에서 물의 흐름을 측정한다. 수년 동안 과학자들은 2500만 개 이상의 측정지점 데이터를 모았다. “우리는 반복해서 숲의 스펀지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고 홀이 말했다. 그가 수집한 데이터는 자연의 스펀지 효과가 대형 폭풍이 닥쳤을 때 운하를 구해줬음을 보여준다. 2010년 ‘라 푸리시마’(La Purísima)가 파나마 전역을 휩쓸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가툰호수가 범람할 위기에 처했다.
저수지를 보호하는 대서양 쪽의 댐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댐은 주로 토사층으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홍수가 발생하면 물이 범람할 뿐만 아니라, 댐 자체가 침식돼 쓸려 내려갈 수도 있다. ‘라 푸리시마’가 몰아치는 동안, 안전을 위해 파나마운하의 선박 통행이 중단됐다.
산림학자 홀과 그의 동료들은 이 폭풍우 동안 엄청난 강수량에도 산림 지역에서 강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비교적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이 스펀지 효과다. “반면 삼림 벌채 지역에서는 물이 그냥 쏟아져 내렸다.”
그는 숲이 없었다면 1억㎥의 물이 운하의 댐에 압력을 가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분명히 댐은 망가졌을 것이다. 엄청난 양의 물이 가툰호수로 흘러들어 운하의 갑문이 파괴됐을 것이다. 대서양을 막는 흙댐도 무너졌을 것이다. 호수 물은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호수를 다시 채우는 데는 3~5년이 걸렸을 것이다.” 그 결과 아마도 수년 동안 식수가 공급되지 않았을 것이고, 선박 통행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파나마와 세계무역에 재앙과 같은 일이다.
운하는 단순히 파나마의 중요한 수입원에 그치지 않는다. 운하를 관리하는 파나마운하청(ACP)의 2023년 수익은 총 32억달러(약 4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운하는 세계무역에도 꼭 필요하다. 전세계 해상 화물 운송량의 약 5%가 이 지름길을 이용한다.
이렇게 많은 비를 동반한 초대형 폭풍은 200년에 한 번 정도만 파나마를 강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이런 재난이 더 자주 일어날 수도 있다. “기후학자들은 한 가지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대기에 더 많은 수증기가 머물고, 그 수증기가 집중호우로 쏟아져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2010년 ‘라 푸리시마’는 기록이 시작된 이래 파나마운하에 닥친 가장 큰 홍수였다. “하지만 2012년에 또 다른 초대형 태풍이 닥쳤다. 그리고 2016년에는 첫 허리케인을 가까스로 피했다”고 홀이 전했다. 따라서 홀은 머지않아 초대형 폭풍이 또 닥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 숲은 운하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홀은 숲의 스펀지 효과가 점점 더 많아지는 강우량을 흡수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숲을 해치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일이다.
스탠리 헤카돈모레노(80)는 이를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이 인류학자는 50년 이상 고국인 파나마에서 연구활동을 했고, 현재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에서 근무한다. 헤카돈모레노는 운하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교육자이자 활동가로서 그는 파나마 국민에게 천연자원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줬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그는 국토개발부에서 일하며, 농촌의 빈곤문제를 분석했다. 헤카돈모레노는 “1903년 파나마가 독립한 이래로, 파나마는 정글이 저개발과 야만의 상징이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정글을 파괴했다.” 파나마는 도로를 건설하고, 목초지로 쓰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고, 저렴한 대출로 축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숲을 파괴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산림 벌채 정책으로 토양은 침식됐고, 하천은 진흙탕이 됐으며, 생물다양성이 줄었다. “토지 소유권은 곧 소수의 손에 집중됐고, 농촌 인구는 쫓겨나고 빈곤해졌다.”

국립공원으로 지정
1980년대 중반, 그는 정부가 차그레스강 주변의 산림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도록 설득했다. 그 이후로 12만9천ha(헥타르)의 숲은 더 이상 벌목되지 않았다. 헤카돈모레노는 “그날 파나마는 운하를 위해 생명보험을 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보험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파나마는 또 다른 생태 재앙에 직면했다. 2016년에 운하 당국은 바다 양쪽에 새로운 ‘네오파나막스’ (Neopanamax) 수문을 개통했다. 네오파나막스 수문은 훨씬 큰 컨테이너선을 운송할 수 있으며 물을 저장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 시설을 갖췄다. 파나마운하청에 따르면, 선박 통과 때마다 60%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매우 합리적인 방식이었다. 새로운 수문 덕분에 운하를 더 경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이전보다 더 많은 선박을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파나마 경제의 연간성장률을 5%로 예측했다.
그러나 대형 수문에는 단점이 있다. ‘네오파나막스’가 가동된 이후 가툰호수의 염분이 높아졌다. 과학자 스티븐 패튼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리터당 0.35g 이상의 소금 함유량을 측정했다. 발트해의 일부 지역과 비슷할 정도로 염분이 높다. “아직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이전에는 0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바다와 맞닿은 갑문이 열릴 때마다 더 많은 바닷물이 운하로 유입된다. 그리고 더 큰 수문이 설치되고 선박 통행량이 증가하면서 해수와 담수의 혼합이 크게 증가했다. 지금까지 가툰호수는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에서 자연적으로 생태장벽을 형성해왔다. 하지만 언젠가 이러한 작용도 끝날 수 있다.
바닷물에서만 생존하는 바닷물고기는 현재 수로를 통과할 수 없다. 하지만 호수에 염분이 더 많아져 일부 어종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또는 그 반대로 헤엄쳐 온다면 어떻게 될까? 생물학자 크리스틴 솔턴스톨은 “새로운 종이 한 생태계에 들어올 때마다, 잠재적으로 생태학적 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경고했다.
이 생물학자는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에서 이러한 종 유입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연구한다. 그녀는 미량의 물고기 DNA를 분석해 수로와 양쪽 바다의 동물군을 연구한다. 두 바다는 약 300만 년 동안 분리돼 있었으며, 두 바다의 종은 서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 “새로운 포식자가 한 시스템에 침입해 기존 유기체를 먹어 치우면 재앙적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카리브해에 유입된 쏠배감펭을 들 수 있다. “쏠배감펭은 가시가 있어 보기에는 아름다운 물고기다. 하지만 이제는 침입종으로 다른 생태계에 퍼져 있다. 이 물고기는 포식성 어종으로 토종 산호초 물고기를 많이 잡아먹는다.” 쏠배감펭은 민물과 바닷물이 섞인 기수역에서도 잘 견딘다. 솔턴스톨은 “만일 쏠배감펭이 운하를 통해 동태평양으로 이동한다면 그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물고기는 약 30년 전에 지중해로 유입됐다. 바로 수에즈운하를 통해서였다.

웰렌드운하도 침입종 이동 통로
수에즈운하는 1869년부터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했다. 그 이후 약 500종의 생물이 서로 다른 생태계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은 운하 건설자인 페르디낭 드 레셉스의 이름을 따서 ‘레셉스 이동’으로 불린다. 예를 들어, 인도태평양의 포식성 어류인 ‘토끼머리 복어’(은띠복)는 현재 지중해에서 어업에 해가 되는 생물이자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2003년 튀르키예 에게해 연안에서 처음 발견됐다.
북미 대륙의 웰랜드운하도 생태계 침입종의 이동 통로가 됐다. 1829년부터 북미의 오대호인 이리호수와 온타리오호수를 이 운하로 연결했는데, 1921년 다른 물고기에 붙어 체액을 빨아먹는 칠성장어가 이리호수로 이동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그 이후 오대호 전체에서 칠성장어가 발견됐다. 이 칠성장어는 송어와 농어 같은 식용 어류의 개체수를 위협했고, 결국 미국 수산 당국이 나섰다. 오대호 지역의 어업을 살리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살충제를 사용해 이 물고기를 퇴치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파나마 운하 당국은 가툰호수의 염분 농도가 계속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수 물을 더는 식수로 이용할 수 없다. 물론 당국이 언젠가 현대식 담수화 플랜트를 구매할 계획이라면 더 이상 저수지의 염분 함량을 고려할 필요가 없고 더 많은 선박의 통행을 허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대양 사이에서 생태장벽 역할을 하는 파나마운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생물학자 솔턴스톨은 “운하를 통한 해양동물의 이동을 막기 위해 담수 장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양생물 앞에 놓인 위협은 어마어마하다.”

ⓒ Der Spiegel 2024년 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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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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