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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현실 외벌이 가정 살림살이 타격
[ANALYSIS] 프랑스 연대특별급여 폐지
[171호] 2024년 07월 01일 (월) 기욤 알레그르 economyinsight@hani.co.kr

 
프랑스에서 실업급여 수령기간이 끝난 실업자에게 소득을 보전해주는 연대특별급여(ASS)가 폐지된다. 연대특별급여를 활동연대소득으로 대체하면 수급자가 잃을 게 많아진다. 소득이 20~30유로만 줄어도 생활수준이 곤두박질친다. 아파도 병원에 못 가거나 살던 집에서 쫓겨날지 모른다. 외벌이 가정은 살림이 아주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욤 알레그르 Guillaume Allègre 경제학자
 

   
▲ 프랑스에서 실업자에게 소득을 보전해주는 연대특별급여가 폐지되면서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2022년 6월 니스의 한 어린이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REUTERS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가 연대특별급여(ASS)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연대특별급여는 실업급여 수령기간이 만료된 실업자에게 기초생계를 보장하고자 1984년에 만든 지원금이다. 프랑스 조사연구평가통계청(DREES)에 따르면 2021년 말 32만1900명이 연대특별급여를 지원받았다. 전체 수급자에서 50대 이상이 가장 많다. 홀로 아이를 1명 이상 키우는 가구와 동거 가구가 각각 38%와 33%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예산으로 매해 20억유로(약 2조9500억원)를 지출한다. 수급자당 매달 519유로(약 77만원)를 지원해주는 셈이다. 실업급여를 대체하는 성격에 따라 배우자가 소득이 없거나 자녀가 있어도 지원액이 오르지 않는다.

뚜렷하게 다른 두 최저생계비
총리는 폐지 이유를 “비경제활동의 덫”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대특별급여 수급자 대다수는 활동연대소득(RSA·노동활동 촉진 최저생계비)으로 못 받는 지원금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활동연대소득은 소득이 없는 1인가구와 2인 동거 가구에 각각 최대 534유로, 766유로를 지원해준다. 연대특별급여 말고 소득이 없는 개인은 활동연대소득의 소득대체율이 얼마 되지 않는다.
연대특별급여 폐지가 각 가구에 미칠 영향은 뭉뚱그려서 따질 수 없다. 연대특별급여와 활동연대소득은 중복수령 규정에서 차이가 크다. 또, 지원대상자마다 지원금을 뺀 소득원이 천차만별이다. 활동연대소득은 노동소득이 있어도 일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외 다른 소득(가족증여, 부동산소득, 배우자의 실업급여, 연금소득, 식비지원금 등)이 생기면 수급 자격을 잃을 수 있다. 연대특별급여는 그와 정반대다.
더 자세히 살펴보자. 노동소득이 1유로 오르면 활동연대소득과 노동장려금은 각각 0.31유로만 깎인다. 하지만 다른 소득은 오른 액수에 비례해서 두 지원금이 감액된다. 연대특별급여는 다르다. 수급자는 노동소득이 생기면 곧장 수급 자격을 잃는다. 그러나 배우자 노동소득 등 한 가구에 다른 소득이 있어도 완전 중복수령이 가능하다. 기타 소득이 연대특별급여 최고수령액(1인가구 719유로, 무자녀 동거 가구 1446유로)을 넘지 않으면 연대특별급여가 감소하지 않는다. 기타 소득이 그 기준보다 1유로 많아질 때마다 연대특별급여가 1유로씩 줄어든다.
다른 소득이 있어도 연대특별급여를 최고액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됐다. 수급자 생활수준을 보면 알 수 있다. 연대특별급여 수급자 가운데 소득 하위 25%는 소비단위(가구원)당 소득액이 750유로, 활동연대소득은 720유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상위 25%에서도 각각 1290유로와 1070유로로 차이가 드러났다.
연대특별급여를 활동연대소득으로 대체하면 수급자가 잃을 게 많을 수 있다. 수급자 대다수는 이런저런 지원금을 조금씩 받아 생활한다. 소득이 20~30유로만 줄어도 생활수준이 곤두박질친다. 아파도 병원에 못 가거나 살던 집에서 쫓겨날지 모른다. 집을 잃으면 하던 일을 그만둬야 할 수 있다.
 

   
 

생활수준 악화 우려
동거 가구의 두 사람이 모두 실업 상태일 때를 예로 들어보자. 각각 연대특별급여와 실업급여를 받는 경우 소득감소율이 특히 높다. 연대특별급여 수급자와 근로소득자로 구성된 가구도 마찬가지다. 한부모 가구 역시 자녀양육지원금을 받으면 소득이 많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연대특별급여는 자녀양육지원금을 받아도 일부 금액을 중복수령할 수 있다. 활동연대소득은 지원받은 금액에 100% 비례해서 줄어든다.
경제활동연령 국민의 기초생계를 돕는 지원금이 두 개인 데에는 그럴 만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그러므로 둘 중 하나를 폐지한다면, 폐지한 지원금의 강점을 다른 하나에 흡수해야 한다. 활동연대소득도 연대특별급여처럼 비노동소득과 중복수령할 수 있게 바꿀 수 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생일선물로 200유로(약 30만원)를 주거나, 수급자가 식비지원금을 조금 받았다고 해서 최저생계비를 깎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활동연대소득의 중복수령 규정을 바꾸면 수급자가 최저생계비를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어쩌다 한 번 생기는 소득이나 기회를 잃지 않고 말이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4년 5월호(제446호)
Qui va faire les frais de la suppression de l’ASS?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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