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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상품 위탁생산에서 진화 시장 장악해 기존업체 위기
[FOCUS] 생산자로 나선 독일 대형 할인마트- ② 뒤바뀐 힘의 구도
[171호] 2024년 07월 01일 (월) 요하나 위르겐스 economyinsight@hani.co.kr

 

요하나 위르겐스 Johanna Jürgens
마르쿠스 로베터 Marcus Rohwetter
차하리아스 차하라키스 Zacharias Zacharakis
<차이트> 기자
 

   
▲ 리들, 알디, 레베, 에데카 등 대형 할인마트 ‘빅4’가 독일 식품 거래의 약 80%를 점유한다. 영국 런던에 있는 알디의 외관. REUTERS


리들(Lidl)이 생산자로서 다른 공급업체, 즉 전통적인 식품 제조업체와 경쟁한다면 어떤 상품이 리들 매장에 진열될 가능성이 더 높을까. 만약 둘 다 매장에 제공된다면 이 상품들은 각기 어디에 배치될까. 진열 위치에 따라 매출이 결정된다. 이때 핵심은 어떤 제품이 고객의 눈높이에 있는가다. 업계 전문용어로 ‘곤돌라 헤드’(Gondola heads), 즉 진열대 앞쪽을 채울 수 있는 브랜드는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이다. 이 위치의 매출은 다른 곳보다 4~12배 높기 때문이다.
슈테판 뤼셴은 “업계의 다른 생산업체들이 슈바르츠그룹(Schwarz Group)의 모습을 결코 좋게 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뤼셴은 독일 최대 비즈니스 전문대학으로 하일브론에 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 복합대학교 협동조합 주립대학’(Duale Hochschule Baden-Württemberg) 경영학 및 무역학 교수다. 거의 모든 식품 소매업체가 이곳에서 직원을 교육한다. 뤼셴은 한때 소매업체인 ‘메트로 캐시앤캐리’(Metro Cash & Carry)의 전무이사였지만 지금은 공무원으로서 독립성을 강조한다. 그는 유통업계에서 무자비한 분배 투쟁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

무자비한 분배 투쟁
당연히 대형 할인점은 이 사태를 완전히 다르게 해석한다. ‘슈바르츠 프로덕션’의 대표이사인 외르크 알덴코트는 “우리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싶지 않고, 거창한 욕망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말한다. 그는 영상으로 <차이트>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알덴코트는 위바흐팔렌베르크에서 진행하는 자체 생산과 관련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의 비즈니스 논리로써 경제적인 필요성에 입각해 설명했다. 그는 “리들과 카우플란트(Kaufland)를 보유한 슈바르츠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매년 수십억유로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수많은 매장에 식품을 공급하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이 필요한데 중기업 규모의 공급업체가 그만큼 많은 공급량을 조달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우리가 직접 나서서 더 많은 것을 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은 매번 새로운 공장을 설립하기에 앞서, 각기 제품 생산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를 먼저 고려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완전히 처음부터 새로 계획하고 최첨단 장비에 투자했기 때문에 경쟁사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알덴코트는 말했다. 반면에 기존의 제조업체들은 수십 년 된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수직계열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할인매장과 슈퍼마켓이 전통적인 브랜드 제품 제조업체에 자사의 제품 생산을 위탁했다. 대부분의 경우 지시 사항과 레시피를 전달하고 제조업체의 장비를 빌려 생산한 것이다. 알디, 리들, 레베, 에데카 등 모두가 이런 방식으로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했다. 이들 매장의 규모가 워낙 커지고 중요해지자, 이전 파트너와 상품 가격뿐만 아니라 해당 상품이 필요한지도 협상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예전만큼 시급하게 서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리들의 알덴코트는 타사를 배제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지 않을 거라고 파트너들을 안심시킨다. 새로운 공장을 계획하기 전에 기존 공급업체와 수년 전부터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이 생산량을 확장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들과 카우플란트에 가장 중요한 점은 공급이 부족한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매장 진열대는 항상 가득 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충하고, 보충하고, 또 보충해야 하며 이는 모두 크기, 크기, 크기 때문이다. 위협적으로 들리는 이 이야기는 실제로 많은 공급업체를 압박한다.
한편, 슈바르츠그룹과 다른 할인업체들이 얼마나 양면적인지는 동물 복지와 관련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리들은 현재 닭고기 공급업체의 환경으로 많은 비판을 받는다. ‘국제 알버트 슈바이처 재단’은 최근 캠페인에서 동물들이 상처를 입은 채 비좁은 축사에서 겨우 목숨을 부지하거나 배설물 속에서 생활하는 상황을 비판했다. 리들은 언론의 비판을 부인했지만, 그간 50만 명이 서명에 참여해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여배우 카챠 리만과 우르줄라 카르펜도 다른 많은 유명인과 마찬가지로 이 할인업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 소비자들은 얇아진 주머니 사정 때문에 대형 할인업체를 선호한다. 영국 올트링엄에 있는 알디에서 2023년 2월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REUTERS

동물 문제에는 적극 대처
다른 한편으로 리들은 동물 문제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2023년 4월 중순에 <차이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대형 광고를 게재했다. “우리는 더 많은 동물 복지를 보장하는 사육 방식을 제시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광고 포스터에는 목초지에서 소 한 마리가 아주 여유롭게 독자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마치 리들이 조만간 자신을 도살하는 것에 아주 만족한다는 듯 말이다.
그 옆에는 뉴스가 적혀 있었다. 2030년부터 리들은 ‘동물사육환경표시’ 중 축산형태 3단계와 4단계에서 생산한 고기만 판매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는 공장식 대량축산에서 유기농 라벨 수준에 이르는 네 가지 사육 수준 중 가장 엄격한 두 가지 수준을 일컫는다.
알디도 3년 전에 같은 약속을 했다. 업체가 보고한 바에 의하면 모든 육류에 걸쳐 진전을 보이고 있다. 알디는 2030년까지 최종적으로 모든 것을 전환할 계획이며, 그때까지 몇몇 중간 목표를 제시한다.
물론 이 기업들이 중요시하는 것은 자사의 이미지다. 특히 소비자상담센터 조사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 10명 중 9명은 동물이 식탁에 오르기 전에 건강하게 살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할인업체들과 달리 정치는 수년이 지나도록 동물복지를 근본적으로 강화하지 못했다. 마지막 시도는 2019년 농업부 장관 율리아 클뢰크너(기민당)가 전임 장관의 이름을 딴 ‘보르헤르트 위원회’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2023년, 농업부 장관은 현재 녹색당 소속인 쳄 외츠데미어로 바뀌었고, 위원회는 좌절 속에서 활동을 종료했다. 동물복지를 위한 아이디어에 제공하는 정치적 지원과 자금 후원은 “필요한 돌파구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외츠데미어는 동물 사육에 관해 5단계의 국가적 라벨링 시스템을 제시했지만, 정치는 끌려다니는 듯한 느낌이다. 할인업체들은 동물복지를 언제까지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이미 오래전에 결정해놓았다. 리들과 알디는 농부들에게 그들의 아이디어에 적응하도록 강요하는 반면, 농부들은 더 엄격한 요건이나 가격 압박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따라서 식품 산업의 갈등은 아직도 지속 중이다. 수년에 걸쳐 서로에게 과실을 전가하고 있다. 농부들은 농업부 장관과, 농업부 장관은 할인업체와, 할인업체는 소비자와 맞서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항상 새로운 희생양이 생겨난다. 동물복지의 경우처럼 투자를 해야 할 때, 누군가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은 또한 특별 할인 상품과 가장 저렴한 식품을 열심히 찾아다니는 독일 고객과도 관련이 많다. 전체 지출액에서 식품에 소비하는 비율이 독일보다 적은 국가는 유럽연합(EU)에서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은 할인업체 선호
따라서 소비자들은 할인업체의 비즈니스 정책을 선호한다. 최근 할인업체 자체 브랜드 가격이 독립 제조업체의 브랜드 제품 가격보다 2022~2023년 평균 40%나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사실도 이를 바꾸지 못한다. 할인업체는 마진이 낮다. 따라서 수익이 비교적 높은 브랜드 제조업체보다 자체 브랜드의 비용을 더 빨리 고객에게서 거둬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보면 할인업체가 여전히 더 저렴하다.
그러나 가격이 모든 비용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매가 환경과 생산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영수증에 적힌 금액은 아무 정보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3년 여름, 할인점 페니는 이와 관련한 실험을 시도했다. ‘진정한 비용’이라는 캠페인 주간을 정하고, 식품 생산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고려했을 때 실제로 지불해야 할 여러 제품의 가격을 책정했다. 추가 비용은 독일 그라이프스발트대학과 뉘른베르크공과대학의 과학자들이 산출했다. 이들은 비료로 오염된 식수 처리 등 식량 생산 과정에서 초래된 간접비용을 합산했다. 육류와 유제품은 최대 94% 더 비싸진 반면, 유기농 제품과 육류 대체품의 가격 인상은 꽤 적었다.
# 슬라이스 마스다머[치즈] 300g: 2.49유로→4.84유로(약 7300원)
# 비엔나 소시지 400g: 3.19유로→6.01유로(약 8970원)
# 비건 슈니첼[돼지고기 대체품] 500g: 2.69유로→2.83유로(약 4220원)
그라이프스발트의 과학자들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고가의 마스다머 치즈나 6유로짜리 비엔나 소시지를 구매한 소비자 중 일부는 “기후보호 프로젝트와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에 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다르게 생각했다. 가격이 인상된 제품을 그냥 지나치는 고객의 수가 두 배 이상 많았다. 환경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단순히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었다.

ⓒ Die Zeit 2024년 제23호
Im Reich der Unersättlichen
번역 최현덕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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