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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지털 영토 출현과 디지털 커먼즈의 미래
[저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171호] 2024년 07월 01일 (월) 문종만 seuze71@naver.com

 

   
 

〈디지털 커먼즈: AI 시대의 생존법〉
문종만 외 지음 | 마농지 | 2만원


문종만 성균관대학교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20세기 최대 히트곡은 무엇일까? 미국 작곡가·작사가·음반제작자협회(ASCAP)가 선정한 곡은 너무나 유명한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다.
저작권을 소유한 워너뮤직그룹에 매년 200만달러에 이르는 저작권료(Royalty)를 안겨주는 이 효자 노래는 한국에서는 저작권이 만료된 상태이지만 미국에서는 2030년까지 저작권이 보호된다.

사(私)도 공(公)도 아닌 공(共)적인 것
따라서 만약 당신이 미국 식당이나 공원에서 이 노래를 부른다면 당신은 ‘해적행위’를 한 것이 되고 일정한 액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런데 이 노래가 상업적 가치를 갖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워너뮤직그룹은 결코 인정하지 않겠지만 수세대에 걸쳐 수많은 사람이 이 노래를 자유롭게 공유해왔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수많은 ‘커먼즈’ (commons)의 사유화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친교 활동을 통해 서로 공통성을 나누는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 ‘콤무니스’(communis)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커먼즈는 사(私)적인 것도 공(公)적인 것도 아닌 공(共)적인 것이다.
자기 이익뿐만 아니라 후속 세대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가 관리와 돌봄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모든 것이 커먼즈에 포함된다.
역사적으로 커먼즈는 공동체의 공공선과 유용한 가치를 위해 자치와 자율을 기초로 사람들 사이를 잇는 새로운 관계적 부(富)를 창출해왔다.
이 과정은 의사소통, 상호 지원, 갈등 조정, 규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고 공동체의 공유자원을 창출·유지하며 향유하는 실천, 즉 ‘커머닝’(commoning)을 통해서 이뤄졌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고려할 때 커먼즈는 사적 소유나 공적 권력의 적이 아니라 과도한 사적 축적이나 권력의 무분별한 집중을 저지하는 공동체의 집단적 노력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현재 디지털 전환 시대에 살고 있다. 정보통신 테크놀로지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새롭게 구축된 디지털 영토의 출현은 인류의 새로운 미래로 각광을 받는다.
배제성에 기초한 사적 소유와는 다른 비배제성을 갖고 ‘공유지의 비극’을 낳는 경합성에서도 자유로운,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정보의 성격은 공유 자원의 남용과 파괴를 방지하면서도 공동체의 이익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디지털 세계의 방향성 모색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00년대 후반 우버, 타다(주문형 택시), 에어비앤비(숙박 임대), 리프트(차량 공유 서비스)로 대표되는 플랫폼 기업의 등장은 혁신과 미래의 대명사로 환영받았다. 바야흐로 ‘공유경제’ 시대가 본격화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공유경제가 소유권과 계약에 기초한 기존 제도와 결코 다르지 않으며, 플랫폼과 데이터에 의한 간접 지배가 기존의 기업 지배에 못지않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공유경제는 시장 논리와는 무관한 것으로 여겨지던 무상 증여, 상호 부조, 호혜, 선물경제 같은 전통을 플랫폼 시장에 무차별적으로 포섭하면서 디지털 격차, 경제적 불평등, 노동자의 가치 하락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법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더욱이 오픈AI의 챗지피티(Chat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폭발적인 확대는 자본과 시장의 논리에 디지털 커먼즈를 전적으로 종속시키고 있다.

위기에 대응하는 통찰
디지털 정보와 AI를 인류의 공(共)적 커먼즈로 보는 관점에서 이 책은 디지털 세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새로운 전환의 방향성을 모색한다.
또한 디지털 커먼즈를 사유화·상품화하려는 경향에 반대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디지털 커먼즈의 사회적 복원 가능성을 톺아봄으로써 위기의 시대에 대응하는 통찰을 제공한다. 공동체의 미래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룰 메이커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1만8500원
이전 기업들은 차마 못했던 것, 그리고 다른 기업들이 여전히 할 수 없는 건 무엇일까? 아직도 대다수 기업은 전통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통해 경영실적을 산출한다. 하지만 이런 관점으로는 최근 들어 성공한 기업을 이해할 수 없다. 저자는 고리타분한 관점에서 벗어나 생각지도 못한 33개의 인사이트로 독자를 안내한다. 새로운 미래와 가치를 도모하는 기업가라면 읽어야 할 비즈니스 필독서다.

   
 

평가보다 피드백
백종화 지음 | 중앙북스 | 1만8800원
K반도체 위기론이 뜨겁게 타오르는 지금, 국가경제의 많은 부분을 반도체산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다가올 미래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의 장기 저성장 가능성을 경고하고 2020년 미국 주식시장 대폭락을 예측해 주목받았던 저자가 이번에는 대한민국 반도체시장을 예측한다. 그는 이 책에서 K반도체 시장에 일어날 수 있는 7가지 최악의 위기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당신이 속는 이유
대니얼 사이먼스 외 지음 | 이영래 옮김 | 김영사 | 2만4천원
이 책은 가짜뉴스는 물론이고 이메일 피싱 사기부터 월스트리트 다단계 사기까지, 고객을 유혹하는 마케팅부터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미술관까지, 다양한 속임수 사례를 통해 인간의 인지적 약점과 매력적으로 보이는 정보의 특성을 분석해 속임수를 알아차리고 대비하게 해준다. 잘못된 정보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접종하고 사기꾼에게서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필독서다.

   
 

신자산가의 인생 습관
서정덕 지음 | 지와인 | 1만8천원
우리는 지금 고물가·고금리에 시달리고 예전의 부자 공식은 먹히지 않는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자산 증식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부자로 태어나지 못했다며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인가. 이 책은 자극적이고 허황된 투기 정보만 넘쳐나는 시대에 신자산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경제활동 지침을 제시한다. 내 삶을 즐겁게 가꾸며 경제적 자유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변화를 시작하자.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4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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