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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저주
[편집장 편지]
[171호] 2024년 07월 01일 (월) 김연기 ykkim@hani.co.kr

김연기 편집장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닙니다. 수십조원이 오가는 ‘돈의 향연’이란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전세계 모든 스포츠 이벤트를 통틀어 올림픽은 경제적 측면에서 단연 최고입니다. 올림픽을 통한 ‘돈벌이’는 크게 공식 후원사 선정, 중계권료, 상품화권(라이선싱) 사업, 입장권 판매 등으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후원사 스폰서 비용과 중계권료가 전체 수입의 70% 정도를 차지합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이 올림픽을 치르는 데 들어간 비용보다 많아야 ‘흑자 올림픽’이 실현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올림픽을 치른 도시들은 대부분 대회가 끝난 뒤 적자를 떠안고 빚에 시달렸습니다. 한마디로 ‘남는 장사’가 못 된 것이지요. 1984년부터 2020년까지 10차례의 올림픽 가운데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1996년 애틀랜타를 빼면 모두 화려한 성화가 꺼진 자리에 빚더미만 남았습니다. ‘올림픽의 저주’란 말이 생겨난 배경입니다.
그러나 개최 도시의 ‘손익계산서’와 관계없이 주최 쪽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한 번 대회를 치를 때마다 ‘돈잔치’를 벌입니다. 경쟁자 없이 개최 도시 선정권을 독점해온 IOC는 여름과 겨울 올림픽을 번갈아 열면서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립니다.
그럼에도 전세계 나라들이 치열한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테지요. 우선 위정자들은 올림픽 유치를 자신의 치적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익을 못 낸다 하더라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올림픽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오갑니다. 우선 올림픽으로 기대되는 긍정적 효과는 이렇습니다. 경기장·도로 건설 등 사회 인프라 구축, 올림픽을 통해 창출되는 관광수입, 개최국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따른 매출 증가, 국가위상 강화 등이 거론됩니다.
반면 실질적 효과는 거의 없고 추상적 효과만 있을 뿐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올림픽 개최로 얻는 경제효과는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와도 같다는 주장입니다. 인프라 구축 효과는 이미 반영됐고,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가고 나면 관광특수도 금세 사라지게 됩니다. 막대한 돈을 들여 지은 여러 체육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 시설들을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고스란히 ‘잠재적 부채’로 남습니다. 올림픽을 치른 뒤 경제가 나빠지는 나라가 많은 데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이 같은 관점에서 7월 파리올림픽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프랑스는 최근 국가부채가 크게 늘어난 탓에 11년 만에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이 치러집니다. 프랑스 정부는 올림픽을 경기 반등의 계기로 삼으려 하지만 뜻대로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늠해볼 좋은 기회입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4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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